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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옛길 3구간
삶이 곤고한 자여 여기가 바로 그대를 위한 '길'이다
장원삼거리~덕봉산~충장사~금곡마을~환벽당 11.3km
작년 10월에 개방된 전남 광주시 무등산(1187m) 옛길. 산수동~원효사~서석대까지 1, 2구간으로 나누어진 길이다. 옛길 복원에 흔히 사용되는 나무데크나 인공구조물을 사용하지 않은 '천연 옛길'로 통하며 전국 각지에서 불어 닥친 '걷기열풍'의 중심이 되었다. 그에 따라 무등산 옛길은 제주 올레길에 이어 '한국의 명물'로 대두되기에 이르렀고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24일에는 무등산 옛길 3구간이 개방되어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강운태 광주시장은 "무등산 옛길은 성공적인 시책이었다"며 인위적으로 숲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자원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를 시민의 품에 고스란히 전해 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
숲길을 걷는다. 간간한 오르막에 숨이 차오르기도 한다. 잠시 후 슬며시 배어 나오는 땀에 옷이 젖기 시작한다. 온 몸의 숨구멍이 일제히 입을 열고 호흡하는 느낌이다. 얼마만인가. 흐르는 땀방울을 닦지도 않은 채 묵묵히 걸어본 일이... 도심의 인공적인 소음으로부터 멀어져 본 적은 또 언제이던가. 흙길의 푹신함 마저도 낯설게 느껴진다. '어디까지 가야하는가'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둔다. 스스로 흐르는 물이 된 양, 길에 몸을 맡긴다. 정상과 그에 대한 열망은 중간 중간 시원한 석간수 한 모금으로 해갈될 터. 하루쯤은 숲길 한쪽에 솔가리를 모아 자리를 펴고 늘어지게 게으름 피워 보는 것도 해봄직하다.
옛길 3구간의 옴팡진 둔덕, 덕봉산은 그 위에서 수수한 정경을 펼쳐 보였다. 엄숙한 충장사 앞길은 자칫 가벼워질 발걸음을 조용히 눌러 세웠다. 환벽당으로 이어진 길의 풀꽃과 나무는 그대로 한편의 문학이었다.
종합하면, 무등산 옛길 3구간은 곤고한 이들을 잠시 눅일 아늑한 길이었다. 도시 속 푸름이 범람하는 이색 소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자, 한번 걸어보시라.
안내판 잘 되어 길 잃을 염려 없어
광주 시내에는 번호 체계와 노선이 일반과 다른 시내버스가 있다. 바로 1187, 518번 버스다. 1187번 버스의 '1187'은 무등산(1186.8m)의 해발고도를 뜻한다. 무등산 들머리인 원효사부터 광천동 터미널까지 운행한다. 518번 버스도 같은 맥락. 터미널에서 5.18묘지까지 운행하며 광주민주화운동의 성지를 거친다. 이 두 버스는 보통 시내버스와 달리 휴일에 증편 운행되는데 아무래도 이날 광주를 찾는 외지인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무등산 옛길 1구간 초입인 수지사 앞으로 '충효187번' 버스가 지나가는데 원근수(57세, 문화관광해설사), 박주현(23세, 전남대학교 산림자원학부 임학전공)씨가 버스에 대한 자랑 섞인 설명을 늘어놓는다. 둘에게서 광주와 무등산에 대한 자부심이 흠뻑 묻어난다.
작년부터 무등산 숲길조사원으로 일한 원근수씨. 들머리 오르막에 핀 붉은 능소화를 가리키며 꽃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박한 지식으로 '현장실습강의'를 시작한다.
수지사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5분쯤 가니 삼거리가 나오며 왼쪽으로 3구간 ‘나무꾼길’ 초입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장원삼거리~덕봉산~충장사~풍암정~금곡마을~환벽당에 이르는 11. 3킬로미터다.
"점심은 어디서 먹죠?"
"저기 덕봉산 지나서 충장사 보이죠? 그쯤 가면 점심때와 딱 맞을 겁니다."
초입은 장원봉(388m)으로 가는 오르막이다. 전날 비가 많이 왔던 탓에 오른쪽 도랑으로 물이 콸콸 흐르고 있다. 덕분에 제법 계곡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길 이름에 걸맞게 양쪽으로 낙엽송이 쭉쭉 뻗어있다. 나무꾼들이라면 분명히 군침 흘리며 지났을 길이다. 길이 약간 가파르다. 나뭇단을 잔뜩 짊어진 그들이 생각나 주위에 떨어진 나무작대기를 지팡이 삼아 몸을 기대고 “학학” 숨을 몰아쉰다.
"아~ 여기였구나. 예전 시험기간에 야경 보러 가자는 선배를 따라 저하고 후배 여럿이서 이곳에 왔었죠. 그때 광주시내 야경이 정말 멋졌는데. 그땐 밤이라서 몰랐지만 오늘 보니까 기억이 나네요."
장원봉 오름길 중간의 나무의자에 걸터앉자 박주현씨가 외친다. 그녀는 현재 전남대학교 산악부 재학생 대장을 맡고 있다. 그 직책에 딱 맞게 산길을 오르는 모양새가 사뭇 당당하다. "오늘 가는 코스가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하자 손사레를 치며 수줍게 미소만 짓는다.
나무의자를 지나자 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길은 빽빽한 수목에 둘러싸여 1인용 일방통행로처럼 좁다랗게 나 있다. 노랑망태버섯이 길 옆에서 망사를 우아하게 펼쳐 보이며 우리를 반긴다.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산길이다.
15분쯤 지나니 장원정이다. 운동기구가 있고 길 양 옆으로 빨간 깨꽃들이 방긋거린다. 마을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심어 놓은 것이란다. 화단 넘어 북쪽에는 산봉우리들이 거뭇하게 솟아 있다.
"저기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덕봉인데요. 저기만 넘으면 탄탄대로입니다."
3구간은 1, 2구간과 달리 가파른 산길을 포함하고 있다. 덕봉산(448) 오르막이 그 하이라이트인 셈인데 멀리 뾰족한 봉우리를 가리키며 원근수씨가 은근히 겁을 준다.
장원정을 지나니 수풀이 더 우거진다. "제대로 길을 찾을 수 있는지 한 번 보자"며 원씨가 취재팀을 앞장세운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헛갈릴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안내판이 달려 있었으며 중요한 포인트 마다 큰 화살표를 설치해 눈에 확 띄도록 했다. 장님이 아닌 이상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3구간의 난코스, 덕봉산
"길 느낌이 어떻습니까?"
"예, 푹신푹신 한 게 기분이 아주 좋은데요. 발밑에 스프링을 단 것 같네요. 무릎이 저절로 구부러집니다. 하하하!"
"무등산은 악산이 아니에요. 어머니 품속 같이 부드러운 토산이라 그럽니다. 이런 산길 때문에 나무꾼들이 지게 짐 지기에도 한결 수월했을 겁니다.”
평탄한 내리막길. 가장자리에 나무들이 덧대어져 있다. 원근수씨는 "죽은 나무들이나 널부러진 통나무들을 모아 길을 만들었다"며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은 담백한 국물 맛이 생각나지 않느냐"고 덧붙인다.
그 '담백함'을 발로 찬찬히 음미하며 내려가니 어느 덧 산길을 벗어난 임도다. 양 옆으로 철망이 둘러져 있고 아래로는 제4수원지와 연결된 계곡 물이 흐르고 있다. 조금 더 가자 제법 널찍한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 앞에 섰는데 발 앞쪽으로 앙증맞은 화살표와 함께 '나무꾼길'이라 적힌 표시가 눈에 띈다. 혹시나 길을 못 찾을 손님들을 배려한 공원 측의 배려가 인상적이다.
길을 건너자마자 다시 산길이 나타난다. 곧 '무등산 옛길 3구간(덕봉 오르는길)은 경사가 심하므로 산행경험이 부족하신 분은 옛길 1구간으로 가십시오' 라고 적힌 안내판이 나타나며 취재진에게 잔뜩 겁을 준다. 여기서 3구간은 청암교와 이어진 1구간과 합쳐진다.
"잠깐! 덕봉으로 가기 전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긴 아쉬운 곳이죠."
원근수씨를 따라 오른쪽 1구간으로 들어선다. 2분쯤 지났을까. 길옆으로 가지가 엉겨 붙은 채 한 나무처럼 자라고 있는 연리지가 나타난다.
"5-2=3. 오해가 있을지라도 세 번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2+2=4는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이해하고 또 이해하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 된다는 뜻이지요."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한 현상이라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원씨. 그것이 남녀간의 애틋한 정을 대변하고 있는 지라 그 앞에서 즉석 '사랑학 강의'를 펼친다.
다시 3구간으로 돌아와 덕봉을 향해 오른다. 초반은 안내판의 주의문구처럼 그리 가파르지는 않다. 그러나 서서히 각도가 세지며 은근하게 몸을 데운다. 그런 꾸준함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서는 땀이 솟기 시작한다. 담백한 ‘길맛’이 매콤함으로 변한다. 커다란 나뭇짐을 지고 있었더라면 몇 번이고 쉬었다 가야할 길이다.
봉우리가 하나 나타나더니 덕봉행세를 한다. 352봉이다. 바로 앞으로 덕봉이 뾰족하게 솟아있다.
"흐미~ 어째 저까지 가분다냐."
"아따. 행님 겨우 이정도 가지고 그란디요. 저기 바로 앞잉께 쪼매만 더 가자고요잉."
오름 짓이 지겨워 자동으로 튀어나온 어색한 사투리에 박주현씨가 걸쭉하게 화답한다.
등산을 시작한 지 약 50분. 덕봉 정상에 다다른다. 남쪽이 훤하게 뚫려있어 무등산 파노라마가 정연하게 펼쳐진다. 천왕봉은 그 끝에서 살짝 구름을 이고 있다.
"보세요. 무등산의 봉우리는 꼭 여자 젖가슴을 닮았죠. 하지만 늘 저렇게 가리고 있다니까요. 풀어헤친 모습을 본 것은 손에 꼽을 만합니다. 무등산은 천생 여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무등산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원근수씨. 그의 눈에 '하트'가 어린다. 무등산의 숨 막히는 뒤태를 감상할 수 있는 덕봉산은 원씨와 같은 '무등산 마니아'를 위한 자리로 안성맞춤이다.
뒤쪽으로 이어진 길은 곧바로 내리막이다. 산기슭에 자리한 산죽 밭이 인상적이다.
길에서 책 향기가 나네!
"이제부터 탄탄대로" 라는 원씨의 설명이 다시금 기운을 북돋는다. 동시에 다음길이 기대되기도 한다.
산길에서 내려서니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두 갈래로 갈라진 길 사이로 흙길이 조그맣게 나 있다. 그곳이 바로 지정된 옛길 이지만 잠시 충장사로 들르기 위해 왼쪽 도로를 따라 간다.
"여기가 중간 기착지여. 다 여서 물 보충해 간당께. 덕봉산 오르기가 꽤 힘든가베. 여기서 물 떠가는 사람들이 허벌나게 많아져부렀소." 충장사 관리소장 심재기(56세)씨가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충장사는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충장공 김덕령 장군(1568~1596)의 묘역이다. 3구간 역사길은 충장공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설에 의하면 말이여. 이 김덕령 장군이 출생한 뒤로 3년 동안은 무등산에 초목이 피지 못했다고 하는디. 무등산 정기가 온통 장군에게로 쏠려서 그랬당께."
26세의 나이에 최연소 명장으로 등단해 이름을 떨친 그. 환벽당, 충효리(석저촌) 등 역사길 주변은 김덕령 장군과 관계된 유적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길은 '무등산 역사길' 이라 쓰인 표지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른쪽은 찻길이다. 때문에 나무꾼길에 비해 다소 소란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길은 곧 왼쪽 내리막길로 이어지며 도로와 점점 멀어진다. 이윽고 사촌 김윤제(1501~1572) 재실에 닿는다. 허름한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왼쪽으로 재실이 있다. 발견된 지 얼마 안 된 듯 곳곳에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낮잠을 자고 있던 사촌 김윤제. 꿈에 자신의 집 바로 아래 냇가에서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게 됐다. 이상하게 여긴 사촌은 곧바로 하인을 냇가로 내려 보냈다. 그곳에서 웬 청년이 목욕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즉시 청년을 불러들였다. 그가 바로 '관동별곡'으로 유명한 송강 정철이었다.
이후 송강은 사촌의 휘하에서 10년 넘게 공부했고 문과에 급제하게 된다. 이 외에도 그의 밑에서 석천 임억령, 면앙정 송순, 고봉 기대승, 하서 김인후 등과 같은 명현들이 수학을 하게 된다. 16세기 조선시대 가사문학은 사촌 김윤제에 의해 무등산 자락에서 퍼져 나갔다고 해도 될 듯하다.
재실을 나와 좁다란 오솔길을 걷는다. 주변 풍경이 이들 가사문학의 주인공들에게 주재료가 되었을 터. 길옆에 널린 풀꽃과 나무들이 새삼스레 달리 보인다. 얼핏, 길에서 책 향기가 나는 것도 같다.
10분쯤 내려가니 지진관측소가 나온다. 국내 하나뿐인 '초광대역지진계'가 설치되어 있단다. 그것 때문에 지구 반대편의 지진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고. 광주 토박이 박주현씨가 "이런 곳에 지진 관측소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감탄한다.
풍암정으로 가는 길은 평평한 자갈밭 길이다. 푸르른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풍암정으로 가려면 원효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전날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나 건너기가 쉽지 않다. 무리해서 건너기보다는 걷기길 의도에 맞게 여유롭게 돌아가기로 한다.
길은 이내 풍암제 저수지로 이어진다. 일행은 잠시 동안 우두커니 물속을 바라보며 고요한 풍광과 하나가 된다.
"지금은 이렇게 고요하지만 휴일이면 여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매일 매일이 오늘 같았으면 참 좋겠네요."
도자기 전시실이 있는 도요지 앞에서 다시 3구간과 만난다. 여기부터는 아스팔트 도로다. 무려 100만원을 호가하는 수박의 생산지로 유명한 금곡마을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왼쪽으로 야트막한 언덕이 나오며 길은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양옆으로 밭과 잡목이 이어진다. 언덕을 넘으면 농로다. 그 건너편으로 이름 모를 산들이 솟아있는데 원근수씨가 손을 뻗으며 성산별곡의 한 대목을 읊는다.
창계의 흰 물결이 정자 앞에 둘렀으니
직녀의 좋은 비단 그 누가 베어 내어
잇는 듯 펼쳐 놓은 듯 요란스럽기도 하구나
산중에 책력 없어 사계절을 모르더니
눈 아래 펼쳐진 경치 철철이 절로 나타나니
듣는 것 보는 것 모두가 신선세상이로다
충효동 왕버들 나무에 이르니 3구간의 끝이 보인다. 호수 생태원, 김덕령장군 생가가 있어 관광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상가들을 오른쪽에 끼고 조금 더 가니 환벽당이다. '걸어오시느라 수고 많으셨다'는 안내판의 문구에 감동이 인다.
*미니 인터뷰-임희진 전 무등산관리소장
"무등산 옛길, 상생을 추구합니다"
무등산 옛길 조성의 1등 공신이다. 그의 열정이 광주시민은 물론 전국의 '걷기 마니아'들에게 낭만을 심어줬다. 작년 1,2구간에 이어 3구간도 '대박'날 조짐이다.
"3구간은 덕봉산이 있어 다른 길들에 비해 약간 힘들겁니다. 북쪽으로 낮은 산들이 많은데 그 중 한 봉우리에 올라 무등산의 북면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거기에는 날씨가 좋으면 멀리 월출산까지 보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 딱 들어맞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길을 봉우리로 이었습니다. 1,2구간은 대체로 심심한 편인데 옛길과 함께 등산을 즐기고픈 이들을 위해 덕봉산이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옛길 3구간 역사길은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 뒤늦게서야 김윤제 재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한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사촌 김윤제는 자산이 지은 환벽당에서 가사문학의 주인공들을 직접 가르친 스승입니다. 그에 비해 역사길에서 그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습니다."
최근 새로 생긴 옛길 때문에 무등산을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한쪽에선 새로운 길을 개발하는 것이 자연보존이 우선인 도립공원의 역할에 역행하는 일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에 그는 "무조건 막고 금지하는 것보다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이 더 낫다"며 "옛길을 오르며 행복감을 맛본 시민들은 오히려 무등산 환경지킴이가 되어줄 것" 이라고 했다. 일부 산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오염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시청 공원녹지과로 옮겨 근무 중이다. 옛길 개발로 일약 '스타'가 되기도 햇지만 그는 "시민들을 위해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 이라며 겸손해 했다.
*옛길 길잡이
장원삼거리-(20분)-장원정-(30분)-제4수원지-(1시간)-덕봉산-(30분)-충장사-(30분)-풍암정-(20분)-도요지-(10분)-금곡마을-(1시간)-충효분교-(30분)-환벽당
1,2구간보다 많은 체력 요해
'무등산 옛길'은 광주광역시와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지역 사람들은 옛날부터 자주 다닌 길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군부대 주둔 등의 이유로 통제됐던 길을 되찾고자 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무등산 산행객의 70~80퍼센트가 증심사지구로 집중되다보니 탐방로가 훼손되는 등 이를 개선하고 원효지구로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2008년 개설 프로젝트에 착수, 지난해 5월 1구간이 개통됐고 10월10일 2구간이 열렸다. 이어서 올해 7월24일 3구간이 개통됐다.
1,2구간과 달리 3구간은 덕봉산이 있어 등산마니아들이 걷기에 지루함이 없다. 산행이 부담스러운 초보자는 덕봉산 입구에서 제1구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
3구간은 총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나무꾼길은 이름이 암시하듯 산길이 주를 이룬다. 덕봉산을 넘으면 역사길이 이어지는데 높은 봉우리 없이 평탄한 길이다.
두 코스를 합치면 11.3km. 쉬는 시간까지 합하면 총 6시간 정도 되는 거리다. 덕봉산을 넘기 전에 식수를 구하기 쉽지 않으니 물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교통
광주버스종합터미널과 광주역에서 1187번을 이용한다. 종점인 원효사까지 간다. 25분 간격(06:20~20:00)으로 다닌다. 주말엔 1187-1, 1187-2번 버스가 추가로 투입돼 배차간격이 줄어든다. 환벽당에서 옛길 들머리까지 187번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다닌다.
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동광주나들목에서 화순, 동광주 방면으로 나와 제2순환도로 목포, 보성, 무등산 방면으로 간다. 두암교차로에서 무등산, 두암지구 방면으로 나와 우회전, 무등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장원초교가 나온다. 조금 더 위쪽으로 수지사가 나오며 건너편 버스정류장 옆 조그마한 공터에 주차한다.
*잘 데와 먹을 데
공원관리사무소에 신성산장(062-265-8778), 산해가든(226-6679) 등 음식점이 몰려 있다. 3구간 금곡마을에 돌담게장백반(265-1183)이 있다. 장원삼거리에서 일찍 출발하면 점심 때 닿을 수 있다. 게장백반 6,000원이며 주메뉴인 간장, 양념게장은 무한대로 리필된다. 이밖에도 금곡마을에는 무등산장(265-1494), 삼학(266-7360), 절로 가는 길(266-2555) 등이 있다.
광주시 광천터미널(유스퀘어) 내 성화식당(366-7516)은 '고봉밥'으로 유명하다. 간장게장백반이 맛있다.
*볼거리
무등산수박 3구간 도요지를 지나 금곡마을에 들어서면 무등산수박생산조합(266-8565)이 있다. 일명 '푸랭이'라 불리우며 일반 수박과는 달리 진초록의 과피는 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10~30킬로그램에 달한다. 과피가 두꺼워 그것으로 수박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껍질에 시트룰린 함량이 높아 이뇨작용을 촉진하며 부종, 신장염, 요도염, 고혈압, 염증, 고열 등에 효과가 있다. 가격은 20만원부터 시작하며 25킬로그램 이상부터 1킬로그램 당 20만원이 가격이 올라간다. 최고 100만원까지 한다. 인기가 많아 금방 매진된다. 9월이 최적기이며 10월까지도 볼 수 있다.
가사문학관 옛길 3구간 역사길은 가사문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 가사는 조선에서 시조와 함께 유행했던 문학 양식이다. 처음에는 노래로 불렸고 양반 여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면앙정 송순, 고봉 기대승 등이 있다.
한국가사문학관은 담양에 위치해 잇으며 3구간 끝지점인 환벽당과 가깝다. 가사문학 관련 서화 및 유물 11,461점, 담양권 가사 18편과 관계문헌, 관련 도서 등이 있다. 주변에는 가사문학의 주 무대인 식영정, 소쇄원, 송강정, 면양정 등이 있어 가사문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연중무휴.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글쓴이:윤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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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회장님..수고많으시네요
그림이 사라졌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