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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나침반
이 책은 분노를 극복하는 방법과 하나님께 맡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야기책입니다. 천천히 읽어도 3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책인데, 분량과는 반대로 깨닫고 느끼는 것은 무척 많습니다. 가볍게 독서하고 싶은 분, 그렇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깊은 묵상과 도전을 갖고 싶은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네덜란드령 뉴기니에서 7년에 걸쳐 일어났던 실화입니다. 한 선교사가 식구들과 함께 원주민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에 파인애플 나무가 없어서 묘목을 100개 정도 얻어왔고, 원주민 한 사람을 고용해서 심었습니다. 물론 품삯을 지불했습니다. 이 나무에서 파인애플 열매를 얻는 시간은 3년이었습니다. 드디어 첫 열매가 열릴 때가 되었습니다. 선교사는 아내와 함께 기대감을 갖고 파인애플 밭에 갔습니다.
그런데 먹을 수 있는 열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주민들이 열매가 익는 대로 몰래 따갔기 때문입니다. 원주민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선교사였지만 무척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여기 있는 파인애플을 또 훔쳐 가면 나는 더 이상 당신들을 위해 병원 문을 열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파인애플은 계속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선교사는 병원 문을 닫았습니다. 사람들이 약을 달라고 했지만, 선교사는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병이 심해지자 다시 병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파인애플이 또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누가 파인애플을 가져갔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파인애플을 심은 일꾼이었습니다. 왜 훔쳤느냐고 묻자 일꾼은 “내가 심은 것이니 내 것”이라고 말했고, 그것이 정글의 법칙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일꾼과 반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도 파인애플은 계속 없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운영하는 상점 문을 닫았습니다. 원주민들은 성냥과 소금, 낚시 바늘 등을 이 상점에서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점 문을 닫자 원주민들은 “물건을 구할 수 없다면 저 선교사와 사는 것이 의미 없잖아. 다시 정글로 돌아가자.”라고 말하며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후 안식년이 되어 선교사는 귀국했고, 한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그 곳에서 “주라, 그러면 받으리라. 자신만을 위해 갖고자 하면 잃게 될 것이다. 네가 가진 것을 하나님께 드려라. 그러면 하나님은 너를 풍족히 채워 주실 것이다.”는 말씀이 선포되고 있었습니다. 그 말씀에 순종하며 파인애플 나무를 모두 하나님께 드렸는데, 여전히 파인애플은 없어졌습니다. ‘하나님도 별 도리가 없으시군.’ 선교사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원주민들이 돌아와서 “당신은 이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되었군요?”라고 물었다. “아니, 내가 그리스도인이 된지 20년이 되었는데 무슨 말이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꾹 참고 질문했습니다. “왜 그런 말을 하시지요?” “이젠 우리가 파인애플 열매를 훔쳐도 더 이상 당신이 화를 내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 순간 선교사는 항상 “서로 사랑하세요. 나누어 주세요. 친절하게 대하세요.”라고 말한 설교가 생각났습니다. 말만 하고 양보나 행함이 없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제는 화를 낼 이유가 없습니다. 이것은 제 것이 아니라 하나님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것을 훔칠 수는 없어요. 이제는 당신이 파인애플을 먹어요.” 그래서 이 선교사는 비로소 파인애플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선교사는 이런 고백을 합니다. “그 동안 그들은 나의 행동과 말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변화됐을 때 그들도 변했습니다. 오래지 않아 많은 원주민들이 자진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아들이 병이 들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선교사는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 아들을 주님께 바칩니다. 주님이 원하는 대로 하옵소서.” 그 날 밤 아들의 열이 내렸고 병이 나았습니다.
그리고 원주민들이 물건을 고쳐달라고 찾아올 때마다 선교사는 순종하며 고쳐주었습니다. 전에는 성경을 번역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거부했던 일이었는데, 이제는 그들의 필요를 채워준 것입니다. 그러자 원주민들은 마음을 열고 하나님을 영접했고, 서로 돕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말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희가 그 땅에 들어가 각종 과목을 심거든 그 열매는 아직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기되 곧 삼 년 동안 너희는 그것을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겨 먹지 말 것이요 넷째 해에는 그 모든 과실이 거룩하니 여호와께 드려 찬송할 것이며 다섯째 해에는 그 열매를 먹을지니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 소산이 풍성하리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레 19:23-25)
선교사는 그 때서야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첫해에 익은 열매들을 취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는 것을. 그리고 하나님께 맡긴 후에 소산이 풍성해진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독후감을 쓰다 보니 줄거리를 모두 기록하고 말았네요. 내려놓지 못하고, 첫 번째 소산부터 정신없이 먹으려고 하는 제 모습이 참 초라했습니다. 어려운 일만 맡긴다고 말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모두 취하려고 했던 제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풍성한 열매를 드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항상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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