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어책을 읽을 때는 부모가 함께 소리내어 책을 읽고,내용은 삽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하되 아이가 우리말 설명을 요구할 때는 줄거리를 간략하게만 설명하는 것이 좋다. 책을 고를 때는 아이의 지적수준과 영어실력,관심분야를 고려해야 한다. 고학년 아이에게 유아용 책을 주었다가는 흥미를 유발할 수 없으므로 주의할 것. 현채네 부모는 테이프가 같이 들어있는 것을 사서 자주 들려주었더니 현채가 저절로 내용을 외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의 손에 영어책을 쥐어주려면 어느 정도 당근작전도 필요하다. 황 박사도 중학교 1학년짜리 아들에게 영어책을 읽히기 위해 책을 읽고 나면 함께 PC방에 가겠다는 조건을 내건다고. 일단 한권을 떼고나면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되고 영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한결 수월해진다.
◇번역은 이제 그만
영어수업시간에 대개 영어 한문장에 우리말 한문장씩 해석을 붙여가며 공부하지만 이런 방식은 아이가 무슨 뜻일까 궁금증을 갖고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교사의 번역을 기다리게 만드는 수동적인 태도를 심어주게 된다. 또 문장을 하나씩 떼어 해석하면 전체 흐름을 읽지 못해 번역을 다 해놓고도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라
‘Lisa has lots of balls. She has a big orange ball. It’s a basketball’라는 글을 읽었다면 “What does Lisa have?”라고 질문을 해보자. 우리말도 괜찮다. “리사가 뭘 가지고 있지?” “큰 오렌지색 공은 무슨 공이니?” 아이가 집중해서 읽게 되고,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면 해석할 필요가 없다.
◇문법부터 배워야 한다?
흔히 영어 독해를 잘 하려면 어휘와 문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한글 동화책을 읽게 하려고 문법부터 가르치는 부모는 아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채는 문법을 배우러 학원에 갔다가 오히려 영어를 어려워하게 돼 학원을 그만뒀다고 한다. 문법은 중학교에 진학해서 배워도 충분하다.
◇마인드맵(mindmap) 그리기
‘마인드맵’이란 마음 속에 지도를 그리듯이 머릿속 생각을 그림으로 이미지화하는 학습법을 가리킨다. 위의 본문에 ‘She has a black and white ball. It’s a scoccer ball. She has a little yellow ball. It’s a tennis ball’이라는 문장이 이어진다면 마음 속으로 축구공과 테니스볼의 색깔과 모양을 떠올리고 여자아이가 농구공과 축구공,테니스공을 들고 있는 그림을 연상하게 지도하라는 것.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가며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전을 멀리 하라
통계에 따르면 아는 단어 20개 중에 모르는 단어 하나가 섞여 있으면 그 단어의 의미를 문맥에서 추론해낼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슨 뜻일까 생각해보게 할 것. 위의 예문에서는 많은 공이 나열되었기 때문에 다 읽고난 후 “What does ‘lots of’ mean?”이라고 물어보면 아이가 “many”라는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이렇게 알게 된 단어는 종이에 몇번씩 써가며 외운 단어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사전 찾는 법을 가르칠 필요는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게 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 답답해 하면 다 읽고 난 뒤에 사전을 찾아보게 하자. 영한대역처럼 우리말 해석이 달려있는 책은 피해야 한다.
◇미루어 짐작하기
글에 나오지 않은 것도 생각해보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위 예문을 놓고 “리사가 좋아하는 건 뭘까?”라는 질문을 해보자. 리사의 공이 전부 운동할 때 쓰는 것이므로 “Lisa likes a lot of sports”라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만점.
◇스피드를 길러라
우리나라 학생들은 1분 동안 영어 100단어를 읽지만 미국 학생들은 350단어를 읽는다. 역시 한문장씩 번역하는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인데,마인드맵을 그릴 수 있게 되면 머릿속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이해할 수 있게 돼 속도가 붙는다.
◇모든 책을 정독할 필요는 없다
교과서는 모르는 단어의 뜻을 풀어가며 정독해야 하지만 동화책은 전체적인 흐름과 내용을 파악하면서 빨리 읽도록 지도하자. 동화책은 80% 정도만 이해하면 성공. 아이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꼭 확인하려 드는 부모도 있는데,책장이 넘겨지고 있다면 아이가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조급해하지 말 것.
◇많이 읽은 사람이 잘 읽는다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리딩 지도방법은 많이 읽게 하는 것이다. 많이 읽게 하려면 아이가 흥미를 가질 책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해리 포터처럼 모험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며 또래의 주인공이 등장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것. 따로 영어를 지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자주 서점에 들러 아이가 책을 고를 수 있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