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춘천(1)남이섬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떠날 때 날씨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게 되는데 나도 잠자리를 벗어났을 때 베란다 창문을 통해서 다가오는 하루의 날씨를 점칠 곤 했는데 다행이 어둠이 약간 머물고 있었지만 눈이나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날씨를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 TV의 뉴스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인데 강원도 지방의 날씨가 좋고 온도도 올라갈 것이라는 것을 수 있었다. 내가 맡고있는 것이 사무국장이라 살림살이를 다 해야만 했기에 전날 준비한 여행중의 간식거리를 챙겨 떡집으로 갔다. 전날 부탁을 해 놓았기에 바람떡 반말이 잘 포장되어 있었다. 삼 만원을 내밀고 짐이 무거워서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인 버스터미널로 갔다.
아직 약속 시간이 삼십 분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버스는 이미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기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삼 십여 분을 기다렸으나 동참하기로 한 회원들이 다 모이지 않았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아 8시가 되어서야 예산을 출발 할 수 있었다. 예산을 출발해서 중간에서 한 회원이 탑승을 했고 버스는 천안을 지나면서 경부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몸이 약간 무거운 것을 느끼면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는 못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경춘국도를 달리면서 겨울의 빛깔이 옅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따스함으로 다가왔다. 한참을 달려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에 있는 남이섬에 닿았다. 원래 남이섬은 섬이 아니었으나 청평댐 건설로 인해 물이 차 만들어진 북한강의 섬이라고 한다. 점심식사를 미리 주문하고 선착장으로 갔다. 1인당 입장료가 5,000원이나 되었으나 배를 타는 비용까지 포함이 되어있기에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잠시 기다린 후에 배에 올랐다. 십여 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남이섬에 도착을 했다. 입구에 남이섬을 알리는 대문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이섬의 둘레는 약 6Km이고 넓이는 13만 여 평이라고 한다. 섬의 중앙부에 8만 여 평의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고 섬 둘레에는 밤나무, 포플라 나무 등이 병풍처럼 서 있어 산책하기는 그만이었다. 겨울연가의 여파로 말미암아 입장객의 반 정도는 외국인 특히 일본인이나 홍콩 요즈음은 동남아 사람들까지 온다고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여행객중 반은 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이섬 선착장에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가니 이 섬의 이름이 유래된 남이장군의 묘소가 있었다. 묘소 앞에는 '남이 장군 추모비'라고 쓰여진 비석이 서 있었다. 그러나 이 묘는 상징적인 허묘라 하는데 실제로는 남이 장군의 묘가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 남전리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이장군 묘는 남이섬에서 유일하게 문화유산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남이장군은 17세에 무과에 급제하고 조선조 세조 13년에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여 공신이 되었으며, 27세에 병조판서가 되었으나 세조가 죽고 예종이 등극한 후 에 역적으로 몰려 2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는데. '남아 이십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훗날에 누가 대장부라 하리오..' 라는 귀에 익은 시 한 수가 남이장군의 시로 전해진다고 한다.
남이섬에서 걸어가면서 나는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섬에는 밤나무,자작나무,은행나무,단풍나무,소나무등을 심은 숲을 가꾸고 각종 놀이시설, 숙박시설, 동물원, 식물원, 유람선까지 완벽하게 조성하여 종합휴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과 운치를 간직한 곳으로서 젊은이들에게는 낭만을, 연인들에게는 추억을, 가족과 직장인들은 따사로운 정을 듬뿍 담아 가는 휴식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은 2002년 TV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내국인뿐만 아니라 홍콩등 동남아 지역에 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는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중간 중간에 일본어나 한문으로 쓰여진 간판을 보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80년대에는 최인호의 소설을 영화화했던 '겨울나그네'의 촬영지로 알려져, 많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근래에는 겨울연가가 방영이 되면서 겨울 남이섬의 영상이 깨끗하게 화면에 담겨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나 환경파괴에 대한 걱정이 생겨났다. 호수 옆에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음식점과 모텔이 환경오염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중간에 난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면서 몇 가지 놀이시설과 이벤트 그리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준비된 세트 등을 만났고 회원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중간에서 타조농장을 만났는데 타조가 한가롭게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타조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타조의 움직임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 곳에 온 사람들 중에는 커플이 유난히 많았는데 그들의 모습은 거의 대부분 행복을 몸에 달고 있었다.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 혹은 캠코더까지 등장해서 그들의 추억을 담기에 바빴다. 중간 중간에 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그 곳에서 드라마 속의 행적을 쫓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 곳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머물다가 다음의 여정을 위해서 남이섬을 벗어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모두 배가 고픈 모습이었다. 메기 매운탕이었는데 유원지라 그런지 몰라도 사실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4인분 정도가 50,000원이나 되었으니 우리들의 고장에서는 삼만 오천 원 정도로 먹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맛은 비슷했지만 유원지라는 특성 때문에 비쌀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식사를 한 후 다시 우리들은 우리들의 주 목적지인 김유정 문학촌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