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일 화 맑음
<제4코스 양항임도 삼거리-입암면 사무소>
진보면 모텔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짐을 정리한다. 오늘은 외씨버선길 걷기를 마감하는 날이다. 7시 모텔 옆 식당에서 된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모든 짐을 차에 실었다. 승용차로 입암 면사무소가 있는 신구리로 이동했다. 입암 농협 주차장에는 어제 우리 일행을 태워 준 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린 택시 1대를 포함,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양항임도삼거리로 갔다. 어제 우리가 택시를 기다리며 걷기를 끝낸 그 삼거리다.
다시 승용차 2대를 택시와 함께 입암면사무소가 있는 신구리로 보냈다. 우린 승용차 2대에 탄 회원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걷기를 시작했다. 임도 삼거리에서 차량은 오른쪽 도로로 내려갔는데 외씨버선길은 왼편 산복도로였다. 크게 오르는 게 없는 산길은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다.
넓은 산복도로 이지만 이 길은 걷는 건 우리 일행뿐이다. 낮은 산줄기와 산줄기가 뭉치고 풀리면서 뻗어나간 능선이 초록색 치마에 잡힌 주름같이 소박하면서도 우아하다. 사방은 너무나 조용하다. 어쩌다 우리 일행이 나누는 이야기, 웃음소리가 작은 메아리로 사라진다. 산은 낮지만 사방이 산이라 나무가 울창하고 숲은 진한 녹색이 햇볕을 받아 이제 막 삼단 같은 머리를 감은 것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찬란하다.
승용차를 임암면 신구리에 주차 시키러 갔던 일행2명은 한 시간이 채 못돼 우리를 따라 잡았다. 느슨한 내리막을 내려오다 왼편에 나무가 적은 기슭이 있어 쑥이나 나물을 뜯기 위해 30분 시간을 주었다. 우리가 도착할 임암면사무소까지는 임도삼거리에서 5.3km밖에 안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임암면 사무소에서 산행을 끝내는 것은 오늘 부산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쑥 나물 뜯는 시간 30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모두가 도로로 나왔다. 쑥도 나물도 없다고 합창을 한다.
임도를 내려간다. 입암면소재지 입구 농가에는 취나물과 곰취를 대량 재배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입암면 갈림길을 지나 우리들 승용차가 주차해 있는 입암면 농협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20분이다. 아침8시40분 산행을 시작했으니 2시간40분 동안 걸었다. 거리는 5.3km다. 선바위쪽으로 갈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나 여기서 산행을 매듭했다.
우린 승용차를 타고 영양군청 소재지인 영양에 있는 전통시장에 갔다. 이곳 전통시장은 일월산 기슭에서 나는 산나물로 유명하다. 우린 각자 취향대로 나물을 사 가지고 부산으로 향했다. 점심은 석보면 소재지에서 했다.
부산에 도착하니 저녁6시. 온천장에서 목욕과 식사를 한 뒤 헤어졌다.
4박5일동안 평생 기억할 만한 멋진 우리 산천 걷기 였다. 외씨버선길 첫 번째 걷기는 이제 추억속에 남았지만 어서 두 번째 외씨버선길에 나서고픈 마음 간절하다. 참 멋진 국토요 농촌이요 들길이요 산길이요 산천이다.
하지만 나는 이 여행기간 내내 체온이 자주 올라가 해열제를 먹어가며 걸었다. 체온은 주로 37도5부에서 38도5부였다. 그런데 이렇게 견디어 낸 게 내 몸을 아주 위험하게 만들었음을 나중 서울대 병원에 가서 알았고 급히 입원했다. 담즙이 흐르지 못하고 복수가 차고 황달을 부르는 원인이 됐다. 산을 좋아하다 받은 아찔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선물이었다.
거리 및 시간 5.3km 2시간40분 (망항 임도삼거리-입암면농협주차장)
산행 시작 시간 08:40 망항 임도 삼거리
산행 끝난 시간 11:20 입암면 농협 주차장
코스 08:40 망항 임도 삼거리 산행 시작 (고현지10.3km 선바위8.0km) → 10:55 입암 갈림길(고현지15.5km 선바위2.9km) → 11:20 입암 농협 주차장
첫댓글 국장님 덕분에 외씨버선길 1-4구간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 말 처럼 1/4 정도를 마쳤으니 마지막 구간도
국장님과 함께 1-4구간 처럼 즐거운 모습으로 모두 마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