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전세계적으로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있는 다빈치코드. 작가인 댄 브라운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성경과 카톨릭, 성배에 대한 음모론을 바탕으로 오프스데이와 시온기사단이라는 실존하는 단체들과 실존했던 인물들, 그리고 예술작품들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기호학적인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스타일의 블록버스터 소설을 만들어 냈다.
이중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이고 다빈치가 그의 예술작품속에 숨겨놓은 코드를 따라 숨겨진 거대한 비밀을 찾아가는 것이 이 소설의 주된 스토리이다.
다빈치의 그림을 읽는다
이 소설에는 사건을 해결하는 요소로서 다빈치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암굴의 성모 등의 작품이 글로서 묘사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 음모론을 뒷받침할 다빈치의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쉽게도 다빈치코드 책 안에는 이들 그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여기서는 책에 나온 내용보다는 이 그림들이 가지는 미술사적 가치와 회화로서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즉 성배론에 대한 기호학적인 의미에서 라기 보다는 그림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 한다.
1.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
비트루비우스는 기원전1세기경에 활동한 로마 건축가이자 저술가인데 그의 신전 건축의 규준을 설명하는 기록 중에 다음과 같은 비례정의를 내렸다. '인체는 비례의 모범형이다. 왜냐하면 팔과 다리를 뻗음으로서 완벽한 기하형태인 정방형과 원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이라 불리는 인체상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전에도 나타났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 그림으로 인해 비트루비우스는 그 명성이 높아졌다. 사실 이 그림은 회화가 아니다. 다빈치는 화가 뿐만 아니라 건축가, 조각가, 발명가, 사상가로서 어느 영역의 사람이라 불릴 수 없는 사람이었으며 이 비례그림은 회화가 아니라 건축가로서의 비례에 대한 연구와 조각가로서의 해부학에 기본이 되는 스케치 였다.
2.모나리자 Mona Lisa
인류역사상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나리자에 대해서는 그 모델에 대한 설이 실로 다양하다. 실존인물이다 아니다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인데 여성으로 그렸다는 설에 이르기까지…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작품이외에도 약 2점의 모나리자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2작품에도 다빈치의 지문이 나타나는 진품이라고 한다. 원래 유화의 특징은 그린을 완성한 후에도 덧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인데, 다른 다빈치의 작품과 다르게 모나리자는 완성 직후 다빈치가 스스로 니스로 마감을 하였다. 유화를 그린 후 니스로 마감하였다는 의미는 작가가 더 이상 그림을 손 대거나 할 필요 없는 완벽하게 완성된 그림임을 선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 모나리자가 가지는 가치는 단순히 그 미소에서 오는 신비감이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구현된 대기원근법에 의하여 그림이 그려졌다는 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대기원근법을 과학적인 근거에 의하여 모나리자에 구현하였으며 이는 레오나르도의 다른그림인 암굴의 성모에서도 나타난다. 모나리자의 구도는 삼각구도에 의한 교과서적이라고 할만큼 안정적인 구도를 가지고 있으며 빛과 그림자에 대한 세밀한 묘사로서 정확한 양감을 가지고 있다.
3.암굴의 성모Virgin of the rocks
암굴의 성모역시 모나리자와 마찬가지로 대기원근법에 의하여 그려졌으며 렘브란트의 그림들과 같이 절제된 빛과 음영에 의하여 표현되었다. 마리아와 예수, 요한, 그리고 천사 등 4명의 구도가 정삼각형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 다빈치는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인데 르네상스 이전의 회화는 원근법이 회화에 구현되지 않아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되었다. 따라서 12~14세기의 성화들은 중요인물이 가장 크게 그려졌고 나머지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인물의 크기가 작아지는, 현재로 보면 기형적인 회화 구조를 지니고 있었는데 브루넬레스키가 투시도법에 의한 원근법을 발견한 후 마사치오에 의해 회화에 구현되기 시작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대기원근법으로서 완성되었다. 또 한가지의 포인트는 전래로 내려오던 성화가 다빈치 시대에 이르러 완전히 예수와 마리아 등 성서의 인물들의 인종을 백인으로 바꾸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예수와 성서의 인물들은 중동인들이었으나 로마카톨릭에 의하여 모든 성화에서 백인(이탈리아인)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그림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모습역시 중동인에서 완전히 백인화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4. 최후의 만찬

최후의 만찬은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 마리아델레그라치에 성당 식당벽에 다빈치에 의하여 그려졌다. 중세와 르네상스에 걸쳐 교회는 미술가들의 가장 큰 클라이언트였는데 구텐베르크에 의해 성경이 활자화 하고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배포되고, 루터에 의하여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까지 성경은 카톨릭 사제들만이 볼 수 있는 존재였다. 성경은 사람의 손에 의하여 필사본으로 제작되었으며 책도 귀했지만 대부분이 문맹자였던 대중들에게 성경의 내용을 알리기 위해서 카톨릭 교회는 만국공통어인 그림을 이용하였다. 카톨릭은 성당의 천장이나 벽에 미술가들을 고용하여 성서의 내용을 그렸으며 다빈치 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 역시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등 관련하여 많은 작품을 남기게 된다. 이 그림은 500여년간 회손되다가 1977년부터 복원작업이 시작되어 22년 만인 1998년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하지만 복원과 관련하여 원래의 그림을 망쳤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되었다. 이 그림을 보면 예수의 오른쪽 눈이 소실점으로 설정된 완벽한 1점 투시를 기본구도로 하고 공기원근법과 소실법등을 적용하여 완전한 공간감을 구현하였다. 좌측은 소설에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만이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