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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소리로 시작, 우레 같은 침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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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결제일에 찾은 영축총림 통도사 보광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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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딱, 딱.” 지난 6월25일 새벽 3시. 사찰을 깨우는 도량석 소리에 맞춰 영축총림 통도사 보광선원(선원장 천진스님)에서도 죽비소리가 울렸다. 조용히 예불을 마친 하안거 결제대중 30명은 입선(入禪)과 함께 일제히 내면(內面)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30여 수좌스님들 새벽 3시부터 종일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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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설법전 입구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 |
그래서 보광선원의 규율은 엄하고 철저하다. 새벽 3시 기상, 예불과 입선, 방선(5시), 조공(아침 공양), 입선(8시), 방선 및 사시마지(11시), 점심공양(11시20분), 입선(오후 2시), 방선(오후 4시), 저녁예불 및 입선(저녁 7시), 방선 및 취침(저녁 9시). 매일 매일이 같은 일과지만 시간의 흐름은 차이를 만든다. 법명을 밝히지 않은 한 수좌는 “선 것은 익게 하고 익은 것은 설게 만드는 것이 수행입니다. 이런 점에서 어제의 정진과 오늘의 정진은 보이지 않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익은 것이 그만큼 설어지고, 선 것은 그만큼 익어지기 때문입니다”며, 어제와 오늘의 차이를 설명했다. 반면 선원장 천진스님은 이런 저런 질문에도 끝내 함구했다. “수행은 말이 아닌 몸으로 직접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이리라. “비정 속에 비정을 씹으면서도 끝내 비정을 낳지 않으려는 몸부림, 생명을 걸고 생명을 찾으려는 비정한 영혼의 편력자(〈선방일기〉)”가 바로 선원 수좌들이 아닐까.
오늘(25일)은 마침 계본(戒本)을 읽고 자신을 점검하는, 총림(叢林) 결제대중의 하안거 포살법회가 있는 날. 새벽ㆍ오전 입선을 마친 총림산하 선원의 모든 수좌들이 설법전에 모였다. 산내 암자인 극락암ㆍ서운암, 멀리 석남사ㆍ내원사 선원의 수좌들, 통도사 강원ㆍ율원ㆍ염불원 스님들도 동참했다. 설법전에 모인 300여명의 대중들은 〈범망경 보살계 포살본〉을 독송했다. 어느 새 시간이 흘러 휴식시간. 설법전 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진 신발을 신고 선방으로 돌아가는 한 스님을 잡고 질문했다. “수행 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그러나 스님은 오히려 ‘우레 같은 침묵’으로 묻는 이에게 되물었다.
오후 정진을 알리는 죽비소리를 듣고 나오다 영축산을 문득 바라보니, ‘문 없는 마음의 관문을 뚫고 온 천하를 당당하게 걷는’(透得此關 乾坤獨步) 스님들 모습이 가득했다. 그 사이로 ‘부처님 가르침을 요달(了達)해 중생들을 제도한다’(通萬法度衆生)는 의미도 담고있는, 일주문의 ‘통도사’ 편액이 뚜렷이 보였다.
[불교신문] 조병활 기자
첫댓글 문없는 문....이생이 다한다 해도 알수 있을런지...그래도 하는데까진 해봐야겠지요..여여님 감사요..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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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 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