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금요일)
여늬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8시 출발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기차역이 있다.
Skunk Train.
왜 이름을 스컹크라고 붙였을까??
9시에 오픈이라고 하여 우리는 그 근처를 어슬렁거린다.
Museum이 있어 가 보니
Closed 라고 되어 있다.
혹시 문열어 놓은 곳 없나 싶어 이곳저곳을 살펴 봐도 다 Closed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설치는 송화팀에게 항상 문을 열어 두는 곳은 산이나 바다 뿐인 듯하다.
우린 산이나 바다 체질이다.
9시에 기차역으로 왔더니 11시에 첫출발이란다.
기차표는 1인당 50불.
기관사 옆자리는 500불이라고?
기차선로를 따라 타는 자전거도 있다. 70불이 넘는다고 한다.
우린 기차표를 미리 사둔다.
지금 9시 20분.
10시 45분까지 오면 된다고 하여 우린 또 해변으로 간다.
오늘아침은 어제 저녁과 다른 곳으로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으로 간다.
가는 길 왼편, 바다와 강이 합류하는 곳에 보트가 많이 정박해 있다.
Noyo강이다.
트럭마다 배를 달고 움직인다.
"우리 여기 차 댈 수 있니?"물으니 "너 배 갖고 왔니?"묻는다.
배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삶을 즐기고 있다.
어제 저녁 바닷가에 갔을 때
우-웅 멀리서 소리가 들려 우린 무슨 소린가? 궁금해 했었다.
오늘 아침 해변가에 도착하고 보니 우-웅 들리던 그 소리의 발상지인 등대, 그 곳에 우리가 왔다. 삼각형 빨간 깃발이 달려 있다. 이 등대소리는 지나가는 배를 위한게 아니라 여기 들어오는 배를 위한 것이라고 대장님이 설명해 주신다.
끊임없이 우-웅거리는 소리는 아기소가 엄마소를 찾으며 부르는 소리같다. 우리 엄마생각이 불현듯 난다.
그레이스님이 해변에서 미역을 한웅큼 줏어 왔다.
소금에 빡빡 문질러 우리 나중에 쌈 싸 먹을까? 하며 웃는다.
이대감님도 기다란 미역을 들고 온다. 미역뿌리가 이대감님 키보다 더 길다.
대장님은 즉석에서 미역맛을 보신다. ㅎㅎㅎ
선비님이 갈대 비슷한 것을 내밀며 사탕수수라고 한다.
"팜파그래스"라고 대장님이 말씀하신다. 꽃봉우리가 피기 전에 여릴 때 먹는단다.
대장님은 모르시는게 없다.
끝없이 밀려 오는 파도소리, 끼욱끼욱 울어대는 갈매기 소리, 배의 안전을 위해 우-웅대는 등대소리, 모두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소리들이다.
첫기차 출발까지의 여분의 시간을 우리는 이렇게 행복하게 보낸다.
10시 45분 드디어 스컹크열차
boarding 시작이다.
어린애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다.
모두 들뜬 마음이다.
우리는 바다쪽 창가에 자리잡고 앉는다.
옛날 기찻간에서 달걀 팔곤 하던 때를 떠올리며 대장님이 모자를 들고 "달걀 있습니다~" 하며 기차 복도를 왔다갔다 하신다. 우리는 깔깔대며 웃는다.
그렇게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
우리 자식들은 기찻칸 복도에서 "달걀 있습니다~"하는 의미를 모른다. 웃을 리가 없다.
그래서 세월을 함께 겪어 온 친구가 좋다.
열차는 두칸으로 되어 있고 칸과 칸 사이에 바깥 구경을 하게 되어 있다.
우리 송화식구가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 체질이 아니지....
어느 듯 모두 밖으로 나와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다.
기찻길 양편에는 숲이 정글처럼 울창하고 고사리와 blackberry 그리고 Redwood, 사시나무, 전나무가 눈에 띈다. 상쾌한 바람이 싱그러운 나무내음을 싣고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15분쯤 달렸을까?
기차는 우리를 Redwood 숲속에 내려준다.
45분간 이곳에서 즐기다가
기적소리가 울리면 다시 기차에 올라 타라고 한다.
휴식공간에는 수십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여러가지 놀이도 있고 맥주도 판다.
그리고 짧은 트레일도 있다고 말해 준다.
우린? 일단 의자에 둘러 앉아 갖고 온 chip을 먹는다.
트레일로 가 보자며 한사람 두사람씩 자리에서 일어 난다.
트레일 가는 길에 파피꽃이 보인다. 어제 저녁 우리가 거닐던 바다 근처에도 파피꽃이 피어 있었는데....
우리 동네는 파피꽃이 4-5월에 피는데 여긴 9월에 피네.
기차 출발을 알리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정겨운 소리다.
우리는 잽싸게 기차에 올라 탄다.
기차는 15분을 달려 출발지점에 우리를 내려 준다.
이제 이번 여행의 일정이 거의 끝나 가는 것 같다.
다음 할 일은 세크라멘토에 가서 마리아님의 둘째 아드님집에 두고 온 소니아의 차를 찾으러 가야 한다.
마침 마리아님에게서 연락이 온다. 아드님이 우리가 내일 31일에 도착하는 줄 생각하고 내일이 토요일이라 일을 쉬니 집에서 우리에게 식사대접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우리의 도착시간이 식사때가 아니면 가다가 먹으라고 to go까지 해 줄 계획을 하고 있었다니 그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우리가 오늘 30일 저녁에 도착하게 될것이라 연락을 했더니 식사대접을 못하게 된다며 무척 섭섭해 한다고 한다.
마리아님은 우리 산행 때나, 캠핑을 갈 때나, 무슨 행사가 있을 때, 송화팀을 위해 항상 푸짐하게 온 식구를 챙겨 먹이시곤 했다. 마리아님이 우리에게 늘 하셨던 것처럼 그아드님도 엄마처럼 그렇게 우리에게 해 주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그 엄마에 그 아들이다" 라며 고마워 한다.
5번 타고 세크라멘토로 내려 가는 길에 공원처럼 생긴 Rest area가 나온다
이 곳에서 저녁 먹기로 하고 차에서 내리니 열기가 보통 아니다. 99도다.
푹푹찌는 열대지방으로 다시 돌아 왔다.
혜경님이 커다란 냄비에 삼계탕을 준비한다.
저녁6시가 넘었지만 3복을 연상시키는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그동안 여행하느라 수고한 몸을 삼계탕으로 보신한다.
저녁 8시반이 넘어서야 소니아의 차를 픽업해서 세크라멘토근교에 있는 La Quinta 호텔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내일 아침이면 이별이다.
소니아는 손주들 봐 주러 딸네집으로 갈 것이고 나머지 10명은 엘에이로 내려 가며 또 좋은 곳에 들리시겠지.
조금 무르익나 싶었는데 어느세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별은 항상 아쉬운 마음을 남긴다.
세크라멘토에서 합류하여
15박 16일의 이번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입니다.
모든 일정을 계획하시고 매일매일 가능한한 많은 것을 보여 주려 애쓰시고 또 많은 설명까지 해 주신 대장님께 먼저 큰 감사를 드립니다. 15박 16일의 긴기간 동안 식사를 책임지고 챙겨 먹이느라 애쓰신 혜경님과 Kathy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수천마일을 운전하느라 수고하신 선비님, 이판님, 이대감님 그리고 산사람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별로 도움을 드리지 못한 소니아는 그냥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송화식구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이만 끝을 맺습니다.
첫댓글 ㅎㅎ
오랫동안 글 쓰시너라 수고하셨습니다
잘 안 보이는 글자에 다 머리 싸 메고 일일이 갔든 그 곳을 어찌 그리 일일이 기억했는지 ...
소니아님의 머리는 못 말려 ㅋㅋ
그러니 그 많은 시를 지금도 줄줄 외고 있지 ㅎㅎ
그 동안 글 잘 읽고 기억 되 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