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낚시, 저는 참 좋아합니다.
아직까지는 물고기의 푸드뱅크 수준이지만...
낚시 이야기 1.
총각때 서울에서 의류무역회사에서 직장생활할때 동료들이랑 소양강 댐으로 1박2일 낚시여행을
떠났습니다. 처녀 총각들끼리..
아무도 낚시경험이 없던 초짜라 소양강 댐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가서 가장 수심이 깊을 만한 곳에 가서
텐트를 펴고 낚싯대를 펼쳤습니다.
뭐~ 수초라는 것은 전혀 없고 모래바닥 훤히 드러나는 곳에서...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얘기죠.
당연히 입질 한 번 없는 곳일수 밖에 없는 곳에서 다들 지쳐서 텐스 속으로 디벼져 자러 갈 때도 저는
끝까지 혼자서 끈질기게 낚싯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곧 대형 잉어, 또는 대형 붕어가 나올거야...
여기 수심이 얼마나 깊은데...
역시 낚시는 동 틀 무렵의 새벽에 되는거야...
새벽이 되니 소양호에 물안개가 핍디다. 내가 물위에 있나, 구름속에 있나 분간조차 안 되는데
호수 맞은편 산기슭의 작은 암자에서는 새벽 예불 소리에 목탁소리가 정말 청아하게 들리던데...
그 때부터 그 분위기에 흠뻑 취해 버렸습니다.
낚시는 꼭 고기만 잡는게 아니구나.
낚시 이야기 2.
10년 전 IMF 호된 바람에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날려가 제주도에서 1년 남짓을 유배생활하며
살았습니다.
그 때 신제주 외동(이호동?) 방파제에서 바다낚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다낚시라고는 첨 해 보는데...
그 때는 바다용 릴도 없이 민물용 릴을 던지니 탄력성이 없어 남들의 3분지 1도 던질 수 없는데...
그 때 주로 잡은 고기가 있는데 따치돔이라고 하고 제주도에서는 따돔이라고도 합니다.
등가시에 한 번 찔리면 독성이 있어 벌겋게 붓고 열라 아프죠.
제주도에 가면 가끔 횟집에서는 따돔을 다금바리라고 속이고 파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 방파제에서 보면 가끔은 수백마리의 돌고래 떼가 방파제를 스쳐 점프하며 지나가는 장관을 볼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성산일출봉 쪽 표선 바닷가에는 자리돔 밭이 있죠.
낚싯대를 아래위로 살랑살랑 흔들면 대여섯 마리씩 후두둑 후두둑 올라옵니다.
자리돔 물회... 쥑이는데...
낚시이야기 3.
부산지하철 2호선 금곡역에 내리면 철길을 지나 낙동강으로 통하는 굴다리가 있습니다.
굴다리 통과하여 좌측으로 약 5백미터 정도 가다보면 누군가가 낚시용으로 만들어 놓은 선착장
비스무리한 곳이 있습니다.
거기를 잘 아는 어느 꾼과 낙동강 밤낚시를 하였는데...
강 맞은편에는 대저동, 대동동 시골 마을의 불빛이 희끄무레하게 보이고...
월척급 붕어 수 마리와 준치급 등등... 수십마리를 하룻밤에 잡았습니다.
그 때 잡은 40cm 급 붕어는 앞으로 다시는 구경하기 어려울 겁니다.
붕어의 이쁜 입질, 찌올림을 그 때 첨 알았죠.
그 당시 마누라 고생한다고 그걸 집에 갖고와서 반나절 걸려 고구려 장수의 갑옷같던 그 큰 비늘
다 벗기고 큰 찜 솥에 넣어 시골서 갖고온 오리지날 참기름 듬뿍 붓고 고아놨더니만...
느끼해서 못 먹는다면서...
온 집안에 생선 비린내 다 배여 놨다면서 오히려 저를 타박할 때는...
참으로 섭섭하더이다.
낚시이야기 4.
4.번은 이제 서서히 만들어 갈려고 합니다.
낚시 좋아하는 1층님, 백김치님 이하 회원님들... 한 번 놀러들 오시죠?
바다낚시의 왕자, '환상의 섬'님이 요즘 바다낚시 사진을 안 올리시는군요.
바다낚시도 배우고 싶거늘...
하지만 제 낚시성향은 역동적인 바다보다 고요하고 정적인 민물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삶 자체가 치열하고 역동적일 수 밖에 없는데...
휴식만큼은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낚시는 희망의 기다림입니다.
입질 한 번 못 받아도 몇 시간씩이나 찌를 응시하며 기다릴 수 있는 것은
곧 나에게도 나타날 월척에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첫댓글 좋은 글이네요~~[^ㅇㅇ^]
뭇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