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회복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내일의 집
(롬 11:36)
주님,
오늘도 나를 향하여 ‘참 좋구나!’ 하셨을 하나님의 친밀한 눈길과 마주치며 감사드립니다.
일상의 풍경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며, 그 은총의 품 안에 존재하는 나를 겸손히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보시고 감탄하셨듯이, 나도 순간순간 기뻐하고 감격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
우리는 날마다 햇볕을 받고, 길을 걸으며, 내 몸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작은 기적들을 느끼며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경험합니다.
내가 하나님과 관계 안에서 믿음과 사랑이 움트고, 자기 존재에 대한 복된 깨달음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님, 날마다 내게 주시는 ‘창조하라, 발견하라,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하는 자신이 되도록 인도하옵소서.
주님, 우리가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창조의 세계와 그 질서 안에 머물러 있음을 믿습니다.
일찍이 창조를 통해 하나님이 보여주셨고, 계명과 증거를 통해 말씀하셨으며, 그 은총의 섭리 가운데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나 자신임을 알게 하옵소서.
내가 매순간 그런 당당한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음을 깨닫게 하옵소서.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연민과 긍휼하심 아래 놓여있음을 믿습니다.
마틴 루터의 말처럼 “하나님은 성경에만 복음을 기록하신 것이 아니라 나무들, 꽃들, 구름들, 별들에도 기록하셨다”는 뜻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역행해 왔습니다.
주님, 이제 우리 세상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와 세상의 무질서와 아픔을 고쳐나가게 하옵소서.
나부터 하나님의 창조의 뜻과 사랑의 질서에 어울리는 삶을 살고자 고백합니다.
행여 혼돈과 공허와 흑암의 세상으로부터 빛과 질서를 이루신 하나님의 창조의 7일을 거슬러, 다시 어둠과 무질서로 회귀하는 종말의 7일을 맞을까 두렵습니다.
우리 시대 인간의 이기심, 경쟁과 대립, 전쟁 위협은 핵무기 양산, 기후위기, 쓰레기 대란, 환경오염, 화석 에너지 낭비, 지나친 육류소비, 밤낮이 바뀐 생활로 오늘의 재난을 불러왔습니다.
자연생태계와 함께 인간사회의 생태계 그리고 신앙의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재생 노력을 어렵게 하였습니다.
주님, 하나님의 마음을 더럽혀온 우리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옵소서.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달라지게 하옵소서.
나 홀로 누리려던 헝클어진 욕망을 줄이고, 모두가 함께할 단단한 희망을 키우게 하옵소서.
전전긍긍 해온 목표지향적인 삶이 아닌, ‘보시기에 좋은’ 가치지향적인 삶을 결단하게 하옵소서.
더 검소하고 절약하며, 나누고 배려하며, 이웃과 더불어 미덥고 소박한 일상의 관계를 이루며 살게 하옵소서.
무엇보다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 앞에서 겸손하게 하소서.
날마다 새 일을 행하시며, 인간의 삶을 경영하시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참여하게 하소서.
주님, 우리가 하나님의 신비에 다시 귀 기울이고, 경외심으로 다가서기를 원합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 19:1).
소리 없는 우주의 진동을 예민한 감성으로 느끼며, 밤과 낮이 이야기하는 소리, 꽃이 피고 열매가 영그는 소리, 그 조화로운 창조이야기를 보고, 듣고 알아차릴 지혜의 마음을 주옵소서.
온 세상에 퍼져나가는 하나님의 기운을 흠씬 맛보게 하옵소서.
바라기는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여 은총의 숲을 가꾸게 하소서.
하나님 집의 신실한 관리인으로서, 자연세계의 피조물을 돌보는 청지기로 살기를 소원합니다.
그리스도인다운 경건의 나무, 감사의 나무, 평화의 나무, 행복의 나무, 그 나무들로 저마다 자기 동네에서 숲을 이루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