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체육시간이 싫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고,몸 움직이는 것,땀 흘리는 것을 싫어 했다.
더욱이 옷 갈아 입을 곳도 없는 교실이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인 탓도 있다.
그 당시 대개 체육담당 교사가 교내 규율 부장 역활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체육을 좋아 하는 친구들은 번개같이 운동장으로 튀쳐나가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나는 철봉 또는 오래 달리기 등을 못해 머리박아?등의 벌을 받는 시간이기도 했다.
성장도 제대로 하지 못해 키도 작고 체력도 약했다.
고3시절 입시점수 340만점에 체육이 20점 배정이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학생들은 20점~19점은 달성한 것으로 기억된다.
만년골찌 3천미터 달리기 시험 전 "그래, 오늘은 이 악물고 한번 뛰어 보자"라고 결심해서인 지 8명 중 3위에 끝냈지만 100미터 달리기에서 중간에 벗겨진 신발을 주으러 가는 우를 범하는 바램에 17점의 점수를 받은 걸로 기억하고 있다.
5개 종목이었는데 그나마 턱걸이,허리 굽히기,윗몸일으키기 등은 잘 하지는 못했지만 중간 이상이어서 그나마 달리기 종목보다는 좋았던 것 같다.
어쨌거나 그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때이니 그리 악착같은 것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체력은 사회 진출해서도 마찬 가지였다.
그나마 건설 현장 생활을 했기에 몸은 많이 움직였던 것 같다.
하지만 저녁 늦게 술을 마시는 날들이 많았고 늦게 집에 돌아와 일찍 출근해야 하는 부담감에 오자마자 잠자야 하는 습관으로 몸은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었다.
병원 검사에서 30대 초반 젊은 시절부터 고지혈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한쪽 귀로 듣고 이해 할려고 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오래되어 고지혈이 고혈압으로 왔고 작년에는 여수에 있을 때 당뇨 진단을 받았다.
지나고 보니 고지혈 고혈압 당뇨가 셋트로 뭉쳐 다니는 질환이었다.
물론 나이가 있으니 그런가 보다 여길 수도 있겠지만 양약을 싫어하던 내가 양약을 거부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싫어 하던 내가 등산이라는 취미를 가지지 못했다면 아마도 지금 여러가지 질병에 시달렸을 것 같다.
요즘 음악을 들으며 안양천변을 걷는다.
걷는 동안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뛰고 싶지만 자신이 없어 억눌렀다.
걷기로는 빼기 힘든 내장 지방은 내 몸의 건강의 바로미터이다.
빼야겠다라는 생각도 하지만 뛰자 마자 멀리 못 가고 헐떡이는 자신을 상상하기도 자주했었다.
오늘 뛰어 봤다.처음이다.
처음에는 교량 1칸 사이만 뛰어 보기로 했는데 2칸 3칸~~~이상 뛰었다.
생각보다 멀리 빨리 뛰었다.
속도도 제법 기대 이상이다.
어,,,????되네???
스스로 기특하고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뛰면서 술 마시는 것보다 운동이 더 즐겁다라는 말도 안되는 느낌도 받은 날이기도 했다.
그 동안 산에 다닌 보람도 있구나,,,
나는 요즘 10년,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려 본다.
60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헬스장을 다닌다는 90세의 할머니를 유튜브로 본 적이 있다.
나도 여태 생각지도 않은 헬스장을 다녀볼까 생각했지만 나름 생각한 2-fifty 운동(나만의 용어)을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오래 살려고 발버둥은 아니다.
단지 숨쉬고 있는 동안 신세 덜 지고,덜 아프고,돈도 아끼고,,,,
뭐 그런거 아닐까???
사니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