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의 인파가 10일 밤 부산 불꽃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수정 인턴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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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늦가을 날씨였지만 제2회 부산 불꽃축제가 펼쳐진 10일 광안리해수욕장은 형형색색의 오묘한 불꽃들이 수놓는 환상적인 장면에 홀린 부산시민들의 환호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당초 우려와 달리 교통혼잡도 덜했고 별다른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축제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내가 제일 먼저 왔어." 경남 밀양시 삼문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석곤(52) 씨는 이날 광안리 백사장에 자신이 제일 먼저 와서 자리를 깔았다고 주장하며 어깨에 '힘'을 줬다. 밀양에서 친척 3명과 함께 온 김 씨는 오전 6시에 집을 출발해 오전 8시에 백사장에 도착, 만일에 대비해 공중화장실 근처에 자리를 잡았고 추운 바닷바람에 대비해 두툼한 겨울옷까지 준비했다. 하루 세 끼 도시락을 모두 준비해 온 김 씨는 "좋은 자리 잡으려면 일찍 가야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아예 가게에 휴업간판을 내걸고 왔다. 내 일생 최고의 화려한 밤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불꽃축제가 펼쳐진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통신대란'이 재연됐다. 주최 측은 휴대전화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방송을 통해 수차례 당부했지만 소중한 순간을 전화로 함께 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인해 일대엔 휴대전화 불통사태가 속출했다.
○…이날 회사 동료 직원 11명과 함께 불꽃축제 관람 유람선 승선권을 예약했던 임형태(29) 씨는 설렘 대신 낭패만 봤다. 당초 예정된 이날 오후 7시 승선시각에 앞서 부산 중구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 300여 m나 이어진 행렬에서 오랫동안 승선을 기다렸지만 결국 "더이상 탈 자리가 없다"는 주최 측의 말을 들어야 했다. 승선권이 있어도 유람선에 타지 못한 사람은 무려 100명을 웃돌았다. 더욱이 임 씨는 5만8000원에 승선권을 예매했는데 현장 매표소에서 2만 원에 승선권을 샀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끝내 울분을 쏟아냈다. 임 씨는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주최 측은 나 몰라라 하더라. 이건 사기나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상 최대의 불꽃축제에 사진가들의 셔터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주요 촬영 포인트로 손꼽히는 금련산에는 아예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샌 모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24시간 대기하는 등 1000여 명 이상이 몰렸고 부산 해운대 장산에도 사진가 300여 명이 작품(?) 촬영에 나섰다. 또 60대 사진동호회 포토남강클럽의 회원인 강대영(64) 씨는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오전 10시에 광안리해수욕장에 도착, 해안가의 협진태양 아파트 앞 화단 위에 삼각대를 설치했다. 자장면 등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운 강 씨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경륜 섞인 말도 남겼다.
○…광안리해수욕장 임해행정봉사실 1층에 마련된 미아보호소에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 외에 나이 많은 부모님을 찾아달라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한 시민은 "장애인 아버지가 휠체어를 타신 채 사라졌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방송을 부탁했지만 보호소 측에서는 "어른들을 찾는 방송을 시작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사정은 안타깝지만 원칙을 지킬 수 밖에 없다"는 말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첫댓글 최대의 낭패는 화장실앞에서 2~30분을 기다려야한다는것과 도로에까지 자리를 깔고 앉는바람에 유동인파들이 밀고밀리는 아찔한 순간이 재현됨에 압사사고라도 일어날까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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