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입계의완(入計宜緩)
적의 세력권(경계)에 들어갈 때는 무모하게 서둘거나 깊이 들어가지 마라.
누구나 남의 집은 커보이는 법입니다. 침입을 할 것인지 삭감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세력을 키울 것인지의 판단은 모두 '형세판단'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입신인 프로9단들은 '형세판단은 감각,수읽기,전투력 등 각자가
지닌 기량의 총체적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기성 오청원9단은 '바둑은 조화'라고 했습니다. '
입계의완'은 조화,중용,타협,절충,인내 등등을 한데 묶어
한 마디로 압축해서 표현한 말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3. 공피고아(攻彼顧我)
적을 공격할 때는 나의 능력 여부와 결점 유무 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즉, 상대방의 공격에앞서 스스로를 돌아 봐야 하며,
나에게 약점은 없는지 혹은 상대로부터 반격을 당할 여지는 없는지
등을 일단 확인한 후에 공격을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4. 기자쟁선(棄子爭先)
돌 몇 점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하수는 돌을 아끼고 상수는 돌을 버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는 사석작전-버림돌 작전의 중요성을 갈파한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기자쟁선'은 요석과 폐석을 잘 구분하라는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는데,
소임을 다한 돌은 다소 돌의 수가 많더라도 가치가 적은 것이고,
비록 한 점이라도 상대방을 끊고 있는 돌이라든지
근거에 관련된 돌은 죽여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사석작전의 대가로는 조치훈9단과
중국의 섭위평9단 등이 특히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5. 사소취대(捨小取大)
눈앞에 작은 이득을 탐내지 말고 大勢상의 요소를 취하라.
보기에는 쉽지만 막상 바둑판을 앞에 두고있으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바둑입니다.
작은 이익은 눈 앞에 쉽게 보이고 큰 이익은 멀리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 때문입니다.
이럴 때 냉정하게 미래를 내다 보고 작은이익들을 과감히
먼저 포기하기란 정말이지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6.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에 처할 경우에는 모름지기 버리던가 또는 시기가 올 때가지 보류하라.
곤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책입니다만,
바둑을 두다 보면 피차 곤마가 하나 둘 혹은 그 이상이 얽혀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살아가는 길이 있을 때는 마땅히 살려하 하지만, 도저히 살릴 가망이 없다면,
혹은 살더라도 여기저기서 그 삶의 대가를 지나치게 크게 지불해야 할 때에는
미련을 두지 말고 과감히 버리는 것이 차선책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 결단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겠지요.
7. 신물경속(愼勿輕速)
바둑을 경솔하게 빨리 두지 말고 한수 한수를 신중히 생각하면서 두어라.
감각을 훈련하는 데에는 속기로 많은 판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만,
실제 대국에서는 무작정 빨리 두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지나치게 빠른 속기는 필수불가결하게 착각과 실수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자신이 둔 한수 한수 마다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착수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고수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
8. 동수상응(動須相應)
행마를 할 때는 모름지기 기착점들이 서로 연관되게,
호응을 하면서 이끌어 가는 방향으로 행마를 전개하라.
이미 착수되어진 돌들의 역할은 시시��로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바둑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다고들 하는 것입니다.
이 말의 깊은 뜻을 잘 음미하시고,
그 의미를 이해하신다면 어느덧 고수의 반열에 오르시게 될 것입니다.
9. 피강자보(彼强自保)
주위의 적이 강한 경우에는 우선 내 돌을 먼저 보살려라.
형세가 다소 불리하다고 해서 상대진영이 강한 곳에서 마구 뛰어들어 간다거나
내 돌의 약점이 많은 곳에서 무모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패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10. 세고취화(勢孤取和)
상대 세력 속에서 고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속히 안정하는 길을 찾아라.
피강자보와 같은 말로서 일단 승리를 위해서는 순간의 굴욕이나 웅크림은
참고 넘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