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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19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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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한 봉사 단체가 서울의 사회복지관에서 김장 봉사를 하고 있어요. /김지호 기자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며 김장을 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어요. 여러 대형 마트도 배추 물량을 확보하고, 정부는 배추·무·마늘 유통량을 늘리겠다고 했어요. 김장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풍습인데요. 유네스코에서도 김장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인정했어요. 오늘은 김장의 유래와 함께 김장과 비슷한 다른 나라의 식문화를 알아볼게요.
김장은 겨울에도 채소를 먹어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생겨난 식문화예요.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엔 김장에 대한 기록이 나와 있어요. '소금에 절인 (순무) 김치 겨울 내내 반찬 되네'라는 구절로, 지금의 김장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다만 이 당시 김치는 무·채소 등을 소금에 절인 모습으로 지금의 빨간 김치와는 달라요.
우리에게 익숙한 김치는 조선 시대 때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발효를 위해 젓갈을 넣고, 16세기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입된 고추를 넣었죠.
김장은 왜 11월쯤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날씨가 너무 따뜻하면 금방 신 김치가 되고, 너무 추우면 채소가 얼어 김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예로부터 겨울의 시작을 뜻하는 입동(立冬)과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소설(小雪) 사이가 김장하기 좋은 때로 여겨졌답니다. 유럽에도 김장과 비슷한 과정으로 만드는 음식이 있어요. '독일식 김치'라고 불리는 사워크라우트예요. '신맛 양배추'라는 뜻으로, 양배추를 얇게 썰어 소금을 뿌려 으깬 다음 4~6주 동안 발효하는 음식이에요.
그런데 이 음식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해요. 중국인들은 기원전 3세기부터 채소를 청주에 담가 발효시켜 먹었는데, 겨울철에 이 채소 절임을 먹으면서 영양분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이후 이 방식이 몽골인들에게 전파됐고, 훗날 몽골 제국이 정복 전쟁을 벌이며 유럽까지 진출하면서 채소 절임도 유럽에 퍼졌답니다. 독일 지역 사람들은 16세기부터 양배추를 발효시켜 먹었고, 17세기부터는 사워크라우트라는 이름으로 식탁에 올렸대요. 발효 음식인 사워크라우트는 뱃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기도 했어요. 중세 유럽에선 15세기부터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며 많은 국가가 먼바다로 항해를 떠나는데요, 장기간 항해를 하다 보면 비타민 C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괴혈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대요. 심하게는 목숨을 잃는 선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18세기 영국의 의사 제임스 린드는 유독 독일 출신 선원들이 괴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독일 선원들이 사워크라우트를 즐겨 먹는 것을 본 그는 선원들에게 사워크라우트와 감귤류 주스를 지급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어요. 이후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은 항해를 떠날 때 사워크라우트를 꼭 챙겼는데, 덕분에 괴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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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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