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도 뛰기 힘들어 헉헉대던 뚱보 피셔(전 독일 외무장관 요쉬카 피셔)는 단 1년 만에 한밤중에라도 10km를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달리기 중독자가 되었다. 피셔는 달리기가 주는 자신만의 시간과 명상 효과를 즐기면서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외적인 자신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서 내적인 평온과 조화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자기 자신 속에 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었다. 달리기로 자기 안의 부처를 만난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달려 본 사람은 달리기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지를 잘 안다. 달리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맛을 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이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
전 날의 피곤함을 잊게 해주고 하루의 시작을 활기 넘치는 희망으로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햇살 같은 소중한 이가 있다. 매일 아침 아름다운 글로 우리의 마음 을 적셔주는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 현재 회원수 1백만 명, 메일 방문자수가 1천만 명을 훌쩍 넘기고 대기자 수만 1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폭발적인 유대감으로 결 속돼 있는‘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아침지기 고도원과 아침편지를 통해 만나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정을 나누며 함께 달리고 있는‘아침편지마라톤동호회’(약칭 아 마동) 회원들을 함께 만나 보았다.
아침마다 책 읽어주는 남자 ‘아침마다 책 읽어주는 남자’ 고도원 씨는 전직 대통령 연설담당비서관이란 직책보다 e메일 보내는 남자로 더 유명하다. 그가 매일 아침 e메일로 보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www.godowon.com)’는 지난 2001년 8월부터 배달되었다. 연세대학교 대학신문인 <연세춘추> 편집국장을 지냈고, <뿌리깊은 나무>와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5년 간 일한 고도원. 그는 자살신드롬까지 나돌고 있는 이 세상을 살고 싶은 세상으로 변화시킬 만한 기적을 꿈꾸며 인터넷문화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팍팍해진 가슴을 좋은 글로 따뜻하
게 데우고 촉촉하게 적시는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4년. 아침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e메일을 받는 회원수만 해도 1백만 명을 훌쩍 넘었다. ‘마음의 비타민’을 표방하고 있는 ‘아침편지’는 고씨가 평소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두었던 글을 발췌하고 거기에 짤막한 의견을 덧붙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창기에는 지인들에게 띄우기 시작했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침편지’식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 국내는 물론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멕시코,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해외거주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역별로 ‘아침편지’ 식구들의 모임이 자생적으로 생겨나는가 하면 ‘아마동(아침편지 마라톤 동호회)’등 동호회까지 결성되어졌다. ‘아침편지’의 인기비결은 우선 여러 책의 좋은 글을 발췌해 바쁜 현대인의 다이제스트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도 지식을 과시하거나 저 높은 곳에서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험한 세상 등불이 되어줄 만한 착하고 따뜻한 글로 동시대인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인기요인이다.
행복 바이러스에서 아름다운 문화혁명까지 시골교회 목사였던 그의 부친은 지금의 고도원을 만든 장본인이다.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가 남겨놓은 책들을 뒤적이다가 밑줄을 발견했을 때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감동을 느꼈다는 그는 좋은 책에 적힌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말 한 마디가 감동과 기쁨, 사랑과 희망, 힘과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마음의 비타민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행복 바이러스처럼 퍼진 아침편지는 지금 또 하나의 행복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상센터를 세우는 것이
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 자산과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공공의 재산으로 대물림하기 위해서 문화재단을 세우기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우려와 편견의 시선도 있었지만 지금 우리가 희망의 씨앗을 뿌려 놓으면 후대에는 아름다운 문화혁명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소신대로 밀어 부치고 있다고. 이 일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아침편지 회원들. 최근에 그는 아침편지 가족 35명과 함께 동유럽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아침편지 식구들과 삶을 공유하고 있다.
마음의 비타민은 아침편지, 몸의 비타민은 아마동 달리기를 사랑하는 그는 현재 아침편지 마라톤 동호회(아마동) 운영자이다. 고씨는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들어간 후 ‘청와대 마라톤 동호회’를 결성하고 회장을 맡았다. DJ 정권 초기 격무 때문에 “몸이 거의 무너졌다”는 것을 느끼고 청와대 안에서 걷기로 시작, 달리기가 육체ㆍ정신 건강에 최고라는 것을 발견하면서였다.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그는 마음의 비타민이 아침편지라면 몸의 비타민은 바로 달리기라고 말한다. 마음의
건강과 몸의 건강을 함께 챙기고 있는 아마동 회원들의 펀런 스토리는 지난 2001년 9월 28일에 시작되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마라톤 전도사 노릇을 하던 그는 지난해 9월 아침편지 모임의 어느 강연에서 아마동 결성 구상을 밝혔고 일주일만에 전국에서 홈페이지로 6천여 명이 신청, 현재 3기 회원이 1만여 명이 넘어섰다. 아마동은 오직 건강을 위한 달리기 모임으로 조직, 회비, 회칙, 회장이 없고 자원봉사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뒤풀이도 더치페이로 한다고.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700~800명의 회원들이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서울종합운동장 옆 탄천 둔치에 모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관없이 달리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60대 할아버지 할머니, 의사 변호사 교수와 일반 직장인, 부부와 일가족이 한데 모여 이곳에서부터 7km를 달린다. 고씨는 지난 3월 4일부터 아침편지 식구 35명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그리스, 터키 등 유럽 5개국을 27일간 여행을 했는데, 그는 여행지에서도 매일 아침 달리기를 했다고 한다. 처음엔 힘들어하던 참가자들도 “달리니까 묘한 힘이 샘솟는다.”며 앞장섰다고. 지중해 산토리니 섬에서 연 미니 마라톤 대회는 섬 주민들까지 함께 어울리고 춤추는 축제판이 됐다. 고씨는 앞으로 아침편지 식구들과 ‘몽골 말 달리기 여행’, ‘세계 명상센터 방문’ 등 테마를 가진 해외여행은 물론 국토 여행을 계속할 생각이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밑줄을 그어보면 독서의 역량이 나타난다. 또 책을 읽고 느낀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고씨는 아침편지의 기원이 된 책 읽고 밑줄 긋기를 독서운동의 하나로 펼쳐나가고 있다. 3권 이상 책을 잃고 밑줄을 그어 보내준 독자에게 장학금 등을 보내주고, 그렇게 모아진 책들로 ‘아침편지 도서관’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홈페이지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www.godowon.com)’를 참조하면 된다. 얼마 전부터는 CBS 오전 9시 5분부터 11시 30분까지 <고도원, 이효연의 행복을 찾습니다>라는 라디오 방송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그의 마지막 멘트는 청취자를 늘 행복하게 한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그의 인생지침은 “범사에 감사하라”이다. 낙관적이 아닌 낙천적으로 살라는 것이다. 하루도 안 빠지고 이 일을 한다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고통보다 보람이 더 큰 것은 아침편지를 읽는 이들이 설령 내용은 다 잊을지라도 좋은 글과 명상을 통해 적어도 마음이
극단적이 되거나 강박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전달하는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침편지 마니아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우리사회는 점점 더 밝아지고 아름다워지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더불어 아침편지마라톤동호회와 함께 몸의 비타민 섭취를 위한, 달리기 욕구가 불끈불끈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