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의 Fun Fun 세상] 야쿠르트 여사님의 미소
2012. 02.08.
우리 동네에서 자주 보는 얼굴 중 한 분이 야쿠르트를 파는 여사님이다. 항상 깔끔한 외모에 밝은 미소가 야쿠르트를 더 맛있게 한다. 많은 직업들이 바뀌는 요즘 어렸을 때 처음 만났던 야쿠르트 여사님이 이제는 어엿한 개인사업가다.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여사님은 현재 1만3천500여명에 이르는 전국 최강의 판매조직으로 성장했다. 여사님들의 수입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월 평균 중소기업 직원의 월급정도라고 한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할인마트·편의점·동네가게 같은 여러 유통 채널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인건비를 주는 유통채널을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핵심역량’이다. 야쿠르트 여사님들이 할인마트 등 막강한 다른 유통채널과 경쟁해 살아남은 이유다.
핵심역량은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줘야 하는데, 캐논의 광학 기술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카메라 값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캐논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줬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여사님은 어떨까? 일단 바쁜 직장인들은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 30분 동안의 달콤한 잠에 대한 기회비용이 바로 아침식사 포기다.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을 안 먹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출출하다. 야쿠르트 여사님이 출근시간에 맞춰 책상 위에 올려놓은 유산균 제품을 떠먹거나 마시며 출출함을 달랜다. 다른 유통채널에서 받기 힘든 서비스다. 핵심역량은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힘든 것이어야 한다. 다른 회사가 쉽게 모방하면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되기 힘들다.
‘노란 옷, 노란 모자’로 상징되는 야쿠르트 여사님의 겉모양은 다른 업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동네 주민이나 회사 직원들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밀하게 지내며,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경험 마케팅은 누구나 쉽게 따라하지 못한다.
야쿠르트 여사님들은 아파트단지나 동네 주택가, 기업 빌딩을 돌면서 상당한 수준의 밀착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여사님은 단순한 판매원이나 배달원의 의미를 넘어 전국을 누비며 ‘걸어 다니는 홍보우먼’ ‘움직이는 광고판’ ‘신제품 구전 마케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야쿠르트 여사님의 미소는 야쿠르트 보다 더 강한 건강함을 준다.
현재 야쿠르트 여사님의 판매 조직을 다른 기업(화장품, 정수기, 학습지 등)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야쿠르트 여사님만큼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곳은 드물다.
야쿠르트 여사님들이 하루 평균 550개의 야쿠르트를 판다고 하는데 13명이 하루에 파는 개수가 3천여 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에서 파는 개수와 맞먹는다고 한다. 건강과 미소를 파는 야쿠르트 여사님의 경쟁력을 배워야 한다. 야쿠르트 여사님들에게 웃음교육을 시켜야겠다. 야쿠르트 한 개에 웃음 한 판을 드린다면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지수가 더 높아질 것이다.
웃음이 생명을 살린다. 건강한 웃음을 파는 야쿠르트 여사님의 모습을 그려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새콤한 야쿠르트처럼 새콤한 웃음을 한 번 웃어 보자.
/남부대교수·국제웃음요가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