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미틀라이트와의 세션
나는 영매 코비 미틀라이트와 세션을 갖기 전부터 제니퍼가 이 시련을 태어나기 전에 계획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 중략 –
코비는 평소 늘 그렇듯이 기도로 세션을 시작했다. “우주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신 하느님, 오늘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마련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당신의 조건 없는 사랑과 보호하심, 긍휼히 여기심, 그리고 지혜와 진실의 빛으로 저희를 감싸주소서. 진실만을 말하고 진실만을 듣게 하여주소서. 제니퍼와 로버트(이 책의 저자), 브래들리와 라이언에게 오늘 그들이 알고자 하는 것을 알려줄 수 있도록 제가 깨끗한 거울이 되게 하소서. 제 머리와 손과 마음을 온전히 당신께 드립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일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코비는 이러한 기도로 우리에게 필요한 영의 인도를 청했다. 또한 우리의 의지를 다졌다. 영적인 차원에서 의지는 에너지의 흐름을 방향 짓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뜻을 지닌다. ‘깨끗한 거울’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자신의 성향으로 윤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코비가 입을 열었다. “제니퍼, 영이 저에게 1930년대를 보여주네요. 신문사 사무실인데 손에 신문을 든 사람들이 정신 없이 왔다 갔다 하고 타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요. 기자들 가운데 당신도 있군요. 당신은 사람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기사를 쓰고 있어요. 나치의 ‘마지막 해결책’(유대인 말살 계획) 관련 정보를 손에 넣은 상태군요. 무척 좌절한 모습이에요. 방방마다 문을 두드리며 이 소식을 알리고, 매번 시간을 넘기곤 하는 회의가 어서 끝나길 기다리며 복도에 몇 시간째 앉아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이 사람들(유대인)에게는 아무 발언권도 없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바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요. 당신은 미국 대중들과 의회, 그 밖에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당신은 유대인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 모든 걸 모른 척하고 잘 지낼 수도 있지만, 당신은 사람들한테 진실을 전하고 싶어하고 사람들이 못 본 척 못 들은 척 외면 할까 봐 몹시 두려워하는군요.
유럽 쪽 사람들과 접촉을 했어요. 수용소가 지어지고 유대인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을 듣네요. 유대인들에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들었어요. 당시 미국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던 사실이지요. 당신은 뉴욕과 워싱턴 D.C.를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군요. 사무실은 뉴욕에 있네요. 규모가 좀 작고 독립적이며 열성적인 신문사군요.
당신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워싱턴에서 사람들을 만나네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린다든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다든지, 이민자 인구 할당률을 높인다든지 하는 일들을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될 수 있는 한 당신을 멀리하면서 이렇게 말해요. ‘글쎄, 걱정할 것 없어요. 유럽은 오래 전부터 이런저런 일을 겪은 터라 알아서 해결할 겁니다.’ 아무도 이 일에 끼어들려 하지 않아요. 정말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아직은 말이지요.
당신의 아이들 둘이 유럽에 있는 게 느껴지는군요. 그들이 담장 너머에 있어요. 그러니까 나치 군에요. 두 아이와 당신까지 셋 모두가 이번 삶에서 배우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의사소통이에요. 당신은 이런 식으로 영혼을 모독하는 일 따위는 멈춰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알리려 애쓰며 평생을 보냈지요. 그 당시 당신 아들들은, 그때도 역시 형제였는데, 내내 나치 군에 들어가 활동했지요.”
“이런, 세상에!” 제니퍼가 소리쳤다, “정말 놀라워요. 우리 큰아들은 아주 꼬맹이 때부터 정치 아니면 못 살거든요.”
제니퍼는 뭔가를 확신하는 눈치였다. 그것은 바로 내가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주 목격한 사실, 즉 영혼들이 여러 번의 생을 살면서 계속해서 특정 관심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었다.
“라이언과 브래들리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으로 – 혹은 ‘찌그러진 메가폰’을 들고 – 다시 생을 살기로 선택한 것은,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하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우기 위해서예요. 전에 그들이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숨겼기 때문이죠.”
코비의 이 말은 라이언과 브래들리의 영혼이 어떠한 동기로 이번 생을 계획했을지 어렴풋하게 암시해 주었다. 영혼들은 몸을 얻어 태어나 살다가 마치게 되면 그 삶을 전체적으로 돌아본다. 거기서 라이언과 브래들리는 자신들이 나치의 전쟁 기계 노릇을 하며 진실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진실한 의사소통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삶을 계획했다. 그들은 영적인 진화를 앞당기기 위해 장애를 적극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제니퍼 당신은 (이번 삶에서도) 다시 진실을 손에 넣었고, 그것을 알리려고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군요. 어떻게 보면 당신은 그저 당신의 영혼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려고 두 아들의 시련을 함께하기로 동의한 거나 다름 없어요. 영혼의 나이로 보면 당신은 두 아들보다 휠씬 더 성숙해요. 그들은 아직 어린 영혼들이지요. 성숙한 영혼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이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며,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지요. 세상적인 힘이 아니라요.”
이 지구 위에서 살고 있는 영혼들의 나이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나이가 어린 영혼들은 권력이나 생존 같은 3차원적인 주제를 체험하는 쪽으로 윤회를 계획한다. 그와 반대로 물질계의 더 성숙한 영혼들은 세상적인 것을 얻는 것보다는 감정의 문제에 더 크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성장이 감정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딸 사라와 관련된 것은 하나도 없나요? 사라와 브래들리가 같은 날에 태어났고 그 밖에도 공통점이 많아서요.” 제니퍼가 물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로 바로 말씀드릴께요.” 코비가 말을 이었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어떤 그림 속으로 들어가더니 손을 흔들어요. 그게 무슨 뜻인지 나는 뚜렷하게 알겠어요. 아버지와 나는 생일이 같아요. 나는 아버지가 서른넷 되는 날에 태어났지요. 아버지는 전화기를 가리키고, 또 당신을 가리키네요.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이세요.
사라와 브래들리는 아주 여러 번 삶을 함께했군요. 하지만 대개는 가까운 친구 사이였어요. 브래들리는 이번에는 친구 대신 누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사라도 동의했어요. 우리가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자신을 잘 아는, 그러니까 이른바 ‘영혼의 짝’을 고를 때, 둘은 부모 자식 관계일 수도 있고, 형제자매나 부부, 선생과 학생 사이일 수도 있어요. 영혼의 짝이 꼭 사랑하는 사이나 결혼하는 사이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에요. ‘가장 가까운 짝꿍’을 말하는 거지요. 이 경우에 브래들리는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어요. 그가 더 없이 깊은 좌절에 빠져 있을 때도 그를 대신해 말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그런 때가 오면 사라가 그 역할을 할 거예요. 사라에게는 뛰어난 직관력이 있어서 브래들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도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제야 코비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사라는 브래들리를 세상에 연결시켜 주는 ‘전화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비, 두 아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제니퍼의 영혼이 성장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내가 물었다.
“제니퍼의 영혼은 제가 ‘가르침의 단계(teaching mode)’라고 말하는 과정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성숙한 영혼, 특히 나이 든 영혼, 더 높은 단계의 영혼으로 갑자기 올라가는 경우에는, 바통을 넘겨주지 않고서 ‘학교’를 떠날 수가 없지요. 이번 생에서 제니퍼는 다른 영혼을 가르치는 법을 배울 거예요.”
나는 코비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이 땅 위에서 윤회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영혼은 그 동안 쌓은 지혜와 앎을 다른 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삶을 계획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은 이 ‘지구 학교’를 졸업하는 데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영혼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해볼게요. 손가락이 있지요? 손바닥도 있고, 또 팔도 있어요. 우리가 윤회해서 사는 삶은 손가락 같은 거예요. 영혼의 중심부에서부터 나고 내려와서 특정한 삶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지요. 여러 모습의 삶들은 모두 같은 손바닥에 연결되어 있어요. 그 손바닥이 바로 영혼이고, 완전한 우리의 모습이며, 그 영혼은 다시 팔이라는 신에게로 연결되지요. 제니퍼의 영혼은 이번 생에서 자신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 장애 아들을 가르치는 삶을 골랐지요. 영혼으로서 우리는 개인적으로 맺힌 인연의 끝을 거의 풀면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해요.”
“코비, 사람들은 이번 삶에서 브래들이와 라이언의 장애가 지난 생에서 나치 군이었던 것에 대한 벌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겠어요?”
“단지 누군가가 나치 군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영혼이 악독하고, 따라서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그들 역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그렇게 선택한 거니까요. 균형 맞추기와 그에 따른 결과의 문제일 뿐이지요. 당신에게 천 달러가 있는데, 그 천 달러를 집세 내고 공과금 내는 데 말고 다른 데 쓰기로 선택했다면 그 결과로 당신은 집을 잃을 수도 있고 공과금이 연체될 수 있겠지요. 벌을 받는 거냐고요? 천만에요. 이건 중립적인 일이에요. 원인이 있고 그 결과가 있는 것일 뿐이죠. 처벌이라는 개념은 사람들이 자기 머릿속에서 끄집어낸 것이죠. 영혼은 무엇이든 선택해서 맛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권력도 그 중 하나지요. 부를 택할 수도 있겠고요. 돈이 무척 많으면서 그것을 현명하게 쓸 수도 있고, 돈이 많은데도 돈에 더 탐욕을 부릴 수도 있어요. 사람들의 삶을 약간씩 변화시켜 놓는다 뿐이지, 뭔가 배우기 위한 행위라는 관점에서 보면 둘 중 어느 쪽도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어요. 그건 삶이라는 책에서 또 하나의 장일 뿐이지요.”
코비의 설명은 카르마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공평한 우주의 법칙이라고 내가 알던 바를 한 번 더 확인해 주었다. 카르마라는 법칙이 없다면 혼돈이 우주를 지배할 것이다. 이 삶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은 때로는 혼란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수 많은 생애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카르마의 균형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대 뒤에서는 아름답고 완벽하게 균형을 잡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혼들은 수많은 윤회를 거치며 지혜로운 영혼으로 자라나면서 부정적인 말과 행동, 생각이 궁극적으로는 카르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의미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새로이 카르마를 더하지 않는 방식으로 삶을 살기를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