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일출, 매혹적인 일몰이 기다리는 곳
입력시간 :2004-12-24 16:01
| 서해 왜목 일출. | 충남 서해안 일대만큼 겨울 나들이가 다양하고 낭만적인 곳도 드물다.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는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만리포, 천리포, 십리포 등 로맨틱한 겨울바다가 무한정 펼쳐지고, 안면도의 방포, 꽃지, 밧개, 샛별 등 올망졸망한 해변에선 가슴을 흔들어 놓는 아름다운 낙조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이병헌이 이은주와 함께 낙조를 배경으로 왈츠를 추던 곳도 바로 서해안의 갈음리 해안이다).
일몰 때면 수만 마리의 철새떼가 바다같은 호수 위로 날아오르는 대장관을 연출하는 천수만, 간월도를 비롯해 홍성-보령을 잇는 서해안 일대는 빨갛게 익어가는 대하구이며 굴밥, 조개 샤브샤브 등 갖가지 향토 미각이 줄을 잇는다. 무엇보다도 당진 왜목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하다. 아니, 서해안에서 어떻게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왜목마을은 충청남도의 북쪽인 당진군에서도 북쪽 해안에 위치해 있다. 해변이 마치 왜가리 목처럼 생긴 이 곳은 해안이 동쪽을 향해 툭 튀어 나와 있어 수평선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이다. 그래서 서해안인데도 일출, 일몰은 물론 월출까지 모두 볼 수 있는 특이한 지역이다.
왜목마을에 있는 석문산 정상에 오르면 장고항 용무치와 경기도 화성군 국화도를 사이에 두고 이뤄지는 일출과 월출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동해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왜목마을의 일출은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때론 붉게, 때론 황금빛으로 바다를 물들이던 태양이 수평선 위로 두둥실 솟구쳐 오르는 장면은 꿈결처럼 환상적이다. 일몰은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용광로같이 벌겋게 타오르던 태양이 바다와 하늘을 온통 물들이다가 종내는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일몰은 가슴을 저리게 한다.
| 서해대교. | 새해 벽두면 그 장관을 잡으려는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이 작은 어촌마을은 때 아닌 축제 분위기가 된다. 하지만 이 무렵은 극심한 교통정체를 감안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문 해맞이 차량행렬로 좁은 동네가 주차장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새해 벽두는 피하는 게 좋다. 왜목마을 진입이 어려울 땐 이웃한 장고항을 찾으면 낯선 포구의 색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왜목마을 가는 길에 거치는 서해대교는 그 자체만으로 큰 볼거리. 서해대교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희곡리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7.3km의 다리다. 바다 위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역사를 마주하면 서해안시대의 드높은 맥박소리가 절로 들려오는 듯하다. 밤이면 더욱 장관을 이루는데, 제주도 성산일출봉과 서울 63빌딩 높이의 H자 모양 주탑(182m) 아래에 조명등을 밝혀 더없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는 요령
승용차로 서해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송악IC → 부곡·고대국가공단(동부제강) → 한보철강 → 석문방조제 → 왜목마을에 이른다. 송악 IC ~ 왜목마을까지는 약 40㎞. 당진 IC에서 빠질 경우 당진(탑동 4거리) → 고대면 → 석문면(삼봉) → 왜목마을까지 약 30㎞.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면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당진행 고속버스를 이용(소요시간 약 2시간), 당진 버스터미널에서 교로리행 시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30여분 소요).
| 서해 장고항. |
*숙박
왜목마을에 있는 숙박업소는 태공장여관(041-353-3035,6619), 동인장여관(041-352-8798~9) 등. 그 밖에 음식점 겸 민박을 겸하고 있는 곳은 대어횟집(041-353-6333,7333), 바다횟집 (041-353-2775) 등이 있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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