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16일(수)에 있었던 WKBL '신한은행 대 우리은행' 경기를 풀타임 딜레이(Full time dealy) 시청했습니다. 올시즌 확실한 1위팀과 6위팀의 대결이라면 뭔사 시작부터 맥이 풀릴 수도 있겠지만, 이 경기가 '여자농구 초 슈퍼루키의 데뷔전'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꼭 봐야했던 경기! 리뷰 들어갑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 문득 화면을 통해 보이는 신한 경기장의 색감이 참 예뻐보이네요.
■ 오늘의 경기 리뷰
1쿼터. 우리은행 최은실과 신한 김아름 선수의각 득점으로 시작된 경기(2대2). 4분 26초마에 토마스 미들슛과 바로 이어서 먼로도 풋백 득점(6대6). 4분여 남기곤 박혜진과 곽주영 선수도 득점을 성공시키며 오늘 경기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8대8 시점).
신한은행쪽에서는 김단비와 먼로의 콤비플레이가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두 선수 다 외곽에 나와있다가 먼로가 뛰어들어가면서 패스를 받고 득점하는 픽앤롤 플레이 3번! (10대12를 만든 상황이나 12대18로 쿼터를 끝냈던 장면 등등) 바람직한 장면이었습니다.
우리은행쪽에서는 김정은, 박혜진의 연속득점으로 10 대 16. 토마스를 이용한 공격(박혜진의 바운드패스 받은 토마스 득점, 10대18 등등)도 많이 시도되며 첫 쿼터를 6점차로 리드한 채 마쳤습니다.
2쿼터는 "우리은행 루키 박지현 데뷔와, 그와는 상반되게 아쉬운 장면(실책)이 여럿 나온 신한은행"으로 함축할 수 있겠네요. 쿼터 시작부터 나온 우리 박다정의 속공득점(12대20)에 앞섰던 김아름 선수의 노마크 3점슛 미스. 그리고 바로 또 이어진 속공에서 최은실 선수에 3점플레이(12대23)를 헌납했던 김규희 선수의 아쉬운 파울센스. 쿼터 시작 1분 45초만에 김단비 선수가 겨우 득점 물꼬를 텄는데, (직전 김규희 가드는 단비 언니에게 패스한 후 왜 가만히 서있었는지...신한 선수들 모두 김단비 선수 개인에게만 공격전개를 맡겨놓고, 다른 움직임을 안보임)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차이를 확실히 보이며 두팀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2쿼터입니다.
반면 우리은행은 Big3 뿐만 아니라 식스맨인 김소니아 & 박다정 선수까지도 참 열심히 뛰네요(늘 그랬지만). 특히 김단비 선수의 끈질긴 대인마크를 뚫고 24초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소니아 선수의 스텝백 점프슛(16대27 시점)은 한창 추격해오는 신한 선수들의 기운을 빠지게하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멋진 장면이었어요.
결국 선배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점수차가 벌어진 쿼터 중반(5분 27초 남은, 16대27 시점), 슈퍼 루키 박지현! 코트를 밟았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신한은행 김아름과 양지영 선수사이에서 투지 넘치게 공을 빼앗아내고, 신발끈을 묶는 여유까지 보여준 박지현 선수. 쿼터 막판에는 박혜진을 대신해 2분여 동안 리딩가드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프로 데뷔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경기는 한엄지, 김규희의 3점포, 김아름 선수 득점이 연이어 터지며 쿼터 막판 추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25 대 35로 여전히 크게 리드한 우리은행입니다.
3쿼터는 앞선 시간과 비슷한 흐름(느낌)을 보였습니다. 우리은행 토마스의 2점, 신한은행 김규희 선수는 3점포. 다시 김정은 선수 3점으로 시작된 쿼터입니다(30대40).
오늘 경기,이렇게까지 벌어진 두 팀 점수차의 이유는 이 장면 하나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쿼터 중반, 토마스가 자유투를 모두 놓친 상황에서 김소니아 선수가 빠르게 뛰어들면서 공격리바운드 성공. 그리고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3점라인을 따라 박혜진 → 임영희 → 박다정으로 패스가 이어지며 3점포 쾅! (33대50 시점). 185cm 곽주영과 187cm 김연희 선수는 왜 적극적으로 수비리바운드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공에 대한 집중력과 투지, (개인 기술과 노련함을 떠나서) 승리에 대한 간절함까지도 우리은행이 앞섰고, 열심히 뛰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보입니다.
결국 36 대 52로 점수차가 더 벌어진 채 3쿼터가 끝났고, 이어진 4쿼터에도 우리은행은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신한은행이 아닌) 우리은행쪽에서 또 속공! 임영희 선수가 1분 25초만에, 그리고 2분 42초만에 빠른 공격으로 연속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36대56 시점). 이후 박지현에 김진희 선수까지도 교체투입해주며 여유있게 경기를 마쳤습니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뒤늦게 힘을 내봤지만, 애초에 벌어진 점수차가 너무 컸습니다. 윤미지 선수의 3점포는 박다정 선수가 바로 맞받아쳐버렸고(43 대 67 시점), 양인영, 한엄지 같은 선수들의 득점도 경기가 끝날 때가 다 되어서야, 너무 늦게 나왔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53 대 72로 우리은행의 승리였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이긴팀 우리은행에선 당연히 박지현 선수 이야기부터 해야겠죠.

지난 1월 8일 있었던 2018-19 신인드래프트에서 이견이
없는 No.1 pick 자원으로 평가받았으며, 기적적인 확률로
우리은행 옷을 입었을 뿐이죠. ㅠㅠ.
가비지타임이 되면 데뷔전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예상 하에
이날 신한은행戰에서의 프로 데뷔가 예상되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2쿼터부터 등장할 줄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양팀 점수차가 시작부터 참 많이 나오긴 했지요. 역시 허를 찔러주시는 위성우 감독님!)
앞서 패기 넘쳤던 장면도 장면이고, 이어서 4쿼터에 보여준 침착함. 쿼터 4분 33초 남은 시점에서 김아름 선수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다 집어넣고(프로 첫 득점),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곤 토마스의 스크린을 받아 3점슛까지(45대70 시점). 오늘 슛 실패 없이 7득점(2점슛 1개, 3점슛 1개, 자유투 2개) + 어시스트와 스틸도 1개씩. 나름 임팩트 있는 데뷔전이었습니다.
이 덕분에 박혜진 선수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33분 출전에 그쳤습니다(?). 정말 올시즌 신인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즉시전력감'인 박지현 선수가 등장하며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할 수 있게 된 우리은행이네요.
여기에 올시즌 김소니아(2득점 9리바운드)와 박다정(3점슛 2개포함 8득점), 최은실 선수(12득점)도 제몫을 다해주며 보기 좋습니다. 토마스 선수도 4경기만에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네요(16득점 12리바운드).

박지현 선수 데뷔 첫득점을 담담히 지켜보는 위 감독님과, 박수 쳐주는 대선배 박혜진 선수. 우리 지현이 잘 키워주세요~~^^
반면 신한은행에서는 에이스 김단비 선수가 우리은행 수비에 꽉 막혔습니다. 그래도 김단비 선수만 탓할 수 없는 것이 오늘 활약도 전혀 나쁘지 않았고(8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 동료 선수들이 너무 저조했습니다.
미들슛이 주무기인 곽주영 선수가 단 2득점, 주전 포인트가드 김규희 선수는 (오늘은 3점포 2개가 있긴 했지만) 어시스트 1개뿐, 외국인선수 먼로도 덩달아 무미건조한 기록(10득점 8리바운드)에 그 다음으로는......
계속 지적하는 바지만, 왜 열심히들 안 뛰죠? 올시즌 3승 18패로 독보적인 꼴찌인데 자존심도 없나봐요.
김단비 선수만 바라보고, 김단비 선수에게만 맡기고 본인들은 멍~~... 젊은 선수들이 노장 임영희(1980년생)와 김정은(1987년생)의 스피드도 따라가지 못하고, 여러분의 선배 정선민이나 최윤아 선수(現 코치)가 보여줬던 것과 같은 투지는 어디에 있나요?
쉬운 득점도 다 놓치고, 상대보다 10개나 더 슛하고도 5개나 적게 성공시킨 2점슛(16/49, 성공률 32.65%),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다 밀리고 범실은 많으니 이길 수가 없죠. + 김규희 선수는 자유투 연습 좀 합시다. 오늘 경기 시작부터 2개 다 놓쳐 봤더니 올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33%네요(4/12). 연봉 1억2천의 프로 가드로서는 많이 부끄러울 수준이네요.
동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여자배구 KGC인삼공사처럼 확실하게 리빌딩을 하든지, 아니면 현대건설처럼 자기들 현 상황에 딱 맞는 포메이션과 전략을 찾아내든지. 뭔가 충격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곽주영 대신 한엄지 선수(179cm 포워드, 올시즌 2점슛 54.3%) 꾸준하게 기회를 주고 양인영 선수도요. 오늘 모습을 보인 김연희 센터(187cm, 7득점)도 계속 써보고, 가드는 김형경 선수 어디 갔나요? 정 안되면 올시즌 신인 최지선(178cm 포워드)나 김하나 센터(179cm)라도 투입! 그러고보니 경기를 풀어갈 가드 포지션이 또 문제인데, 똘똘한 유승희 선수 부상공백이 두고 두고 아쉽네요.
+ 그리고 고집불통. 작전타임 중에도 이미 흘러간 시간들에 대해 화만 내고 질책만 해대는 신기성 감독님은 안 바뀔 겁니다.
여튼 향후 10년, 그 이상 우리 여자농구를 책임질 슈퍼루키의 등장을 봐서 즐거웠습니다. 모두 모두 파이팅!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오늘의 주인공, 박지현 선수 데뷔전 장면들

'박지현의 든든한 선배들' 왼쪽부터 김정은, 박혜진, 김소니아 선수까지...

반면 신한은행에서 김규희 선수 바뀐 건 헤어스타일 뿐(왼쪽). 한엄지에겐 좀 더 많은 기회를! 김단비 선수는 제발 좀 살려주세요.

곽주영 선수에게도 밀리지 않고 몸싸움 중인 박지현 선수(왼쪽). 그리고 데뷔전 승리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