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콰리 포인트 공원 -호주 문학기행
김윤자
그녀가 이 언덕에서 눈멀도록 기다린 것은 남편이 아니라 고국이었으리라 곧바로 가면 영국이 맞닿는 바닷가 이 자리, 이 지점에 앉아 배를 타고 한 달이 걸려야 영국에서 돌아오는 남편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모국에 대한 언어였으리라 엘리자베스라는 자신의 이름보다 호주 총독의 부인, 미세스 맥콰리로 살다간 한 여인의 붉은 추억이 서린 맥콰리 포인트, 닳고 닳아 의자처럼 생긴 둔덕에 앉아 저 멀리 항구를 향해 들어오는 함선을 보며 그녀가 겪었을 향수에 대한, 사랑에 대한 연민에 내 눈시울이 젖는다.
맥콰리 포인트 공원-보령문학 2008년 제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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