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흔드는 꽃 그림 작가 장기영
느낌삘날라리스트/한국인 Posted at 2008/10/31 14:50
김춘수 시인은 릴케와 꽃과 바다와 이중섭과 처용을 좋아했다. 시에서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의미의 두께를 벗겨내려는 '무의미 시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교과서를 비롯해 여느 시 모음집에서도 빠지지 않는 시가 '꽃'이며 사람들은 그를 '꽃의 시인'이라 부르기도 한다.자연 속 미 대명사는 바로 꽃이며,또한 진정한 아름다움의 대상으로 여긴다.꽃은 사람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꽃의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다.
플로리스트에서 부터 꽃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까지...
꽃 그림은 가장 쉽게 관람객의 눈을 파고들지만 경쟁이 치열하다.누구나 꽃을 그릴 수 있어도 가슴을 흔드는 꽃을 표현하기란 쉽기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30대의 나이에 벌써 꽃을 주제로 한 대표작가의 반열에 오른 장기영(38세)의 꽃 그림은 실사처럼 사진을 찍어놓은 듯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꽃 그 자체가 전해주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화폭에 남기길 원하기 때문이다.세상의 모든 꽃을 화폭에 담는 그날까지 그의 꽃 사랑은 계속 진행중이다.
장기영은 대구 계명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대구에서 작업하며 그동안 10회의 개인전을 가졌다.현재 박영덕 화랑의 전속작가이며,작가 홈페이지는 http://chang710.com 이다.그의 그림을 보고 한 평론가는 장기영의 꽃은 '시간의 흔적이자,열정이며 여백'이라고 평했다.무슨 그림이든 평할 때 평론가들은 화려한 미사어구를 총 동원하여 그 그림의 가치와 품격을 드높이려 애를 쓰기 마련이지만,그의 꽃 그림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가슴을 두드려 지갑을 열게 하는 그 뭔가가 분명 있다.좋은 그림은 모든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고 감동을 선사한다.그의 꽃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활짝 핀 꽃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곧 사라질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어낸다.하늘이나 바다 혹은 숲에 하늘 하늘 떠다니는 활짝 핀 꽃뿐만 아니라 거기에 맺힌 이슬방울까지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만져보고 싶을 정도다.사진 같은 그림 작품은 카메라에 의존해서 나온다.자연을 직접 관찰해 심상으로 그려내는 여느 작가들과 차별되는 부분이다.그는 사진의 순간성 대신 작은 프레임을 통해 본 사진의 구도 혹은 카메라 자체를 주목한다.클로즈업,아웃포커싱(물체는 선명하고 그 뒤의 배경은 흐릿해 보이게 하는 촬영 기법) 등 기계적이며 비시각적인 요소에 매달린다.
전체 형상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키우고,초점이 흐려져 정확한 형상을 알아볼 수 없게도 그린다.카메라 메카니즘을 과감하게 제시하는 한편 회화적 변용을 시도하고 있다.그렇게 거대하게 담은 꽃은 가까이서 보면 꽃인지,꽃이 아닌지 헷갈린다.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제대로 꽃으로 보이는 화면이다.
대학원 시절부터 그린 그의 꽃 그림은 2007년 말부터 그림의 화면을 구성하는 형식상의 변화를 주었다.이전의 그림에는 화면 가득히 꽃으로 채우거나 꽃술까지 클로즈업해 보여줬다면,지금은 자유롭게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꽃송이와 꽃잎을 보여준다.예전보다 느껴지는 맛이 더욱 깊다.그래서일까? 예전보다 그의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작가는 모름지기 한곳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그리고 작품에 대해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지 않는 완벽을 추구해야 하며,고집이 있어야 한다.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작업에 옮기고 그것으로 사람들과 소통하여야 한다.또한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이렇듯 그림이 잘 팔리는 작가에겐 그림은 수행 같은 일이다.
한편,오늘날의 구상미술(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은 중심부에서 주변으로 밀려나 있고 그 자리에 많은 다양한 표현 방법들이 미술계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구상미술은 르네상스시기에 확립되었고 이후 4세기 이상에 걸쳐 서구미술의 주된 표현방법으로 쓰여지고 있으며 많은 미술 애호가와 일반인들이 구상미술을 통해 가장 편안한 미술 감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구상미술의 자리는 결코 축소시킬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시야에 펼쳐진 대상을 그대로 화가가 그렸다 하더라도 그 속에는 화가만의 감성이 묻어나 있기 마련이다. 장기영의 작품들은 얼핏보면 화가의 정확한 관찰과 날카로운 시각에 의해 그대로 재현한 그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화가의 날카로운 시각과 감성으로 포착된 대상들로 더 이상 우리의 시야에 펼쳐진 세상과는 다르다. 기운과 생명력이 넘치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 이 글에 실려 있는 장기영 작가의 작품 출처는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퍼왔으며, 작품들을 더 감상하실려면 작가 홈페이지 갤러리에서 볼 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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