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부 2반 이준민
주제 : 군 입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인식들을 바꾸자.
집필목적 : 군 입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부정적 의식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엠파스에서 지난 1월부터 실시한 ‘만일 내 자식을 군대 안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보내지 않겠냐.’ 는 설문조사 결과, 전체 8,890명의 응답자 중 52%인 4,582명의 네티즌이 ‘보내지 않겠다.’ 고 응답했다고 한다. 서해교전, GP총기난사와 선임병에 공포탄 발사, 전역병 위암 사망 등 끊일 줄 모르는 군대와 관련된 사고 소식에 군 내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 주변의 군 입대 예정자 입장 역시 항시 듣는 말은 ‘2년 썩고 오겠다.’ ‘살아돌아 올 수 있을까.’ ‘구구단은 까먹으면 안 될 텐데.’ 같은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이처럼 대다수의 군 입대 예정자들과 그들의 주변인들 모두 안전의 문제에서든 사회와의 격리라는 문제에서든 군 입대를 꺼려하는 경향이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의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병역을 기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이 오늘날처럼 활발하지 않았을 때라 하더라도 병역 기피 현상은 나타났었지만, 요즈음은 특히 인터넷을 통해 병역 기피를 조장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0여개 이상의 병역기피 조장 사이트가 현재 운영 중이며, 회원수도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들은 인터넷 게시판이나 비밀 쪽지 등을 통해 돈을 받고 재원증명서를 끊어 주거나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쉽게 자격증을 취득해 입대 일을 늦추는 방법, 병역을 면제 받을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반응들은 어찌 보면 당연히 발생될 일이라고 여길만한 일이다. 누구라도 군 입대를 하기 싫어할 것이며, 최소한 2년 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기회비용을 보상받고 싶어 할 것이다(한창 화두가 되었던 군가산점제 문제 역시 그러한 보상심리의 한 예이다.). 이처럼 20대 초반 남성들 사이에서 군대에 관한 문제는 부정적으로밖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군 입대로 인해 받는 부정적 측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 조사에 의하면 군 입대의 부정적 측면으로 시간이 아깝다’(67.4%)가 가장 많았고 권위적이고 비합리적 군대문화(42.1%), 장래계획에 대한 차질(40.7%), 자유의 구속(21.2%)이 뒤를 이었다. 한창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를 경험해 보아야 하며 전공 분야의 지식을 쌓아야 할 나이인 20대 초반을 2년씩이나 빼앗기는 것은 당연히 시간의 낭비라고 여겨지며, 계급이라는 실체를 직접 부딪쳐야 하는 것 또한 자유를 만끽 중인 대학생들에겐 어마어마한 제약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외에도 하나 둘씩 멀어지는 친구, 이성 관계와 사회에서 뒤처지게 된다는 느낌 등은 사소하지만 정서적으로 힘든 일일 것이다.
군 입대를 함으로써 받게 되는 부정적 영향은 위에서 간단히 적어본 예들보다 수도 없이 많으며, 실제로 군 입대를 기피하게 만들 정도로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법으로 지정된, 남자로 태어난 이상 의무적으로 이행해야만 하는 군 입대, 이 피할 수 없는 군 입대를 어떻게 여겨야 할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곳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조금이나마 찾아보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억지로 무쇠를 씹어 먹더라도 단물은 뽑아먹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짜낼 수 있는 단물, 군 입대를 통한 긍정적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학생 군 관련 의식 조사에 따르면 군복무 경험이 사회생활이나 삶에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에 65.6%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부정적인 의견은 34.2%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과반 수 이상이 군대라는 특수한 체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그 한 가지 한 가지를 끄집어 내보자. 우선, 군대라는 곳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항상 일정한 기상, 취침 시간과 매일 지속되는 훈련들. 이러한 것들은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일상을 유지해온 사람들이나 몸이 허약한 사람들의 습관과 체질을 올바르게 교정해 줄 수 있다. 군 입대 중에 사회에서 격리되어 있는 시간을 통해 비록 사회와 단절되고 자칫 사회의 흐름을 잃게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사회에 나가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고,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군대라는 평등한 울타리 속에서 학벌이나 재력 등을 초월한 전우애나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비록 인간을 죽이는 연습이라고는 하지만 사격이나 수류탄 투척, 유격 훈련 등, 힘들지만 사회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오죽하면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오고가는 말이 축구와 여자와 군대 얘기밖에 없단 말이 나올까. 분명 군대를 체험하는 것은 쉽게 잊어질 수 없는 진한 경험이며 앞으로 살게 될 수많은 인생사에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군 입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것들, 따지고 보면 이런 것들 모두 굳이 군대를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어느 누가 2년 동안 이런 것들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사용할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이왕이면 다홍치마’ 라는 말처럼 (좋은 뜻으로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누구나, 어떻게 해서든 가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곳이라면 군대를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여기고, 그 곳에서 얻을 수 있을 최상의 것들을 최대로 갖고 돌아오자는 것이며, 그로 인해 군 입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전환해 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