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들어 패션 업계 오너 2세들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톰보이와 세정이 오너 2세를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한섬과 슈페리어, 쌈지 등도 2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톰보이는 고 최형로 회장의 장남인 정현씨를 최근 제1사업본부 총괄 상무로 승진 선임했다.
최 상무는 마케팅과 기획 등 실무를 거쳐 지난해 기획조정실장으로 발령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최형로 회장 타계 이후 메가톰보이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 상무는 정운석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 체제 아래 경영 수업을 받아왔는데 이번 승진으로 후계 구도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톰보이는 메가 전략의 완성과 함께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메가톰보이를 관장하는 최 상무의 경영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의 장녀로 마케팅실을 총괄하고 있는 최진아 이사 역시 최근 마케팅실이 본부로 승격하면서 그 역할 비중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정은 최근 전략기획실 본부장에 박순호 회장의 3녀인 이라 씨의 남편 김경규씨를 선임했다.
30대 초반의 김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최근까지 LG전자에 근무해 오다 올 초 전격적인 영입이 이루어졌다.
세정은 지난해 박이라씨를 자회사인 세정과미래 ‘니’ 기획이사에 기용, 2세 경영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전까지 박 회장의 친동생인 박창호 부사장이 세정과 세정과미래 서울 사업을 총괄해 왔으나 김성민 대표의 영입과 박 이사의 등장으로 박 부사장은 세정 측 사업만을 관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김 본부장의 기용은 향후 경영 구도를 박 회장의 2세 중심으로 굳히면서 국내외 사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섬 역시 올해 정재봉 사장의 장남인 형진씨가 경영 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과 마케팅, 경영기획실 등을 두루 거쳐 지난해 정식 이사에 등재된 형진씨는 중국 법인의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올해 한섬은 주요 사업안 중 하나로 해외 사업 확대를 꼽고 있어 정 이사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사업에 대한 장악력도 확대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밖에 슈페리어 김귀열 회장의 장남인 대환씨와 쌈지 천호균 사장의 장남 재용씨, 보령그룹 김승호 회장의 막내딸인 보령메디앙스 김은정 부사장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환씨는 전략기획실 차장을 거쳐 ‘카운테스마라’와 ‘페리엘리스’ 담당 실장으로 승진하면서 슈페리어 패션 사업의 핵심 축으로 등장했고, 재용씨는 해외 편집 매장 ‘쌈지마켓’의 기획실장으로 올라서면서 경영 수완을 인정받았다.
보령의 김은정 부사장은 패션 사업에 대한 의지가 커 올해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