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도 해변길 제5코스 노을길 트레킹을 마치고
-언제:2012.12.25
-동선:삼봉해변->삼봉야영장 송림숲->안면해변->두여해변->
밧개해변->방포전망대->꽃지해변
(약12km,3시간 40분 소요)
크리스마스날 아침,
충남 태안군 안면읍 소재 요양병원 용도로 적합한 건물이
시세 이하의 급매물로 나와 임장활동 차 안면도에 다녀왔습니다.
사람도 배도 자취를 감춘 철지난 텅 빈 겨울 해변은 눈이 흩날렸고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던 눈발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증거하고
세찬 바닷바람을 따라 가뭇없이 사라져갔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이따금 구름 사이로 파란하늘이 드러났고
깨끗한 아침햇살에 거울처럼 반짝이기 시작하던 검푸른 바다는
이내 숨겨두었던 적막한 깊이를 드러내며
밀려드는 파도에 하얀 속살을 격렬하게 쏟아내며 생명력 넘쳐보였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면서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볼 수있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길을 이곳 안면도에서 만났습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해변길 제5코스 '노을길'로 명명된 이 길은
안면도 백사장항에서 꽃지 해수욕장까지 약 12km를 잇는 바닷길로
길을 걷다보면 만나게되는 포구와 텅 빈 해수욕장,
울창한 송림숲에서 들려오는 솔바람과 파도소리가
몸과 마음을 청량하게 해줍니다.
제5코스 노을길 개념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소재 요양병원 용도로 적합한 건물로
시세 이하로 나온 급매물입니다.
현재 소유자의 최초 매수가격이 26억원인데
10억원 정도 손절매해서 매가 16억원에 나왔습니다.
요양병원이나 유스호스텔 청소년 수련장이나 기도원등으로 적합합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근생빌딩'방을 참조하세요.
(부동산 급매물 사진전시장,http://cafe.daum.net/woojoobo)
철지난 바닷가를 홀로 걷는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백사장항에서 꽃지해변까지 약 12km의 노을길을 홀로 걷고 있는 저 여성분은
한파와 매서운 해풍에 맞서며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갑니다.
삼봉해변의 갯바위에는 눈이 쌓여있고 수평선에 희미하게 보이는 섬들은
거아도,울미도,지치섬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봉 해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올망 졸망 떠 있는 섬들이
서해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시간의 성전은 다만 한 오리의 숨결에 잠기고
그 숨결의 한 점에 나는 높이 자리잡는다.
둘레를 에워싼 바다의 경관 한 복판에
-폴 발레리 <바닷가의 무덤> 부분
철지난 겨울 바다 텅 빈 삼봉 해수욕장에는 흰눈이 쌓였고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햇살이 바다위로 쏟아집니다.
인적없는 해변의 바닷바람 소리는 검푸른 바다색을 닮았습니다.
홀로 철지난 해변을 걸어간다는 것은
남들에게서 혼자 동떨어져있거나
무리에서 쫒겨나 있는 고립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고독'은 삶의 의미를 구함이고 찾음에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단련이고 노력입니다.
그래서 홀로 걷는 사람은 당당하고 고고해야 합니다.
노을길은 바다에서 숲으로 이어집니다.
세찬 바닷바람에 얼굴이 얼얼해지면
잠시 솔숲으로 들어와 숲길을 거닐어도 좋습니다.
바다와 숲이 소통하는 길,숲과 바다가 서로에게 열려있는 길,...
기지포 해변의 모래 언덕이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태안군에서 대나무를 엮어 모래포집기를 설치하였습니다.
소나무 수천그루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 솔숲길은
'사색의 길'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인적드문 고즈넉한 송림숲으로 난 이 길을 걸으며
일상의 지친 심신을 치유합니다.
사색의 길을 지나면 삼봉 송림숲길로 이어집니다.
솔잎이 수북히 쌓여 푹신 푹신한 느낌이 나는 송림숲길에는
흰눈이 쌓였고 길 옆으로 벤치가 길가다 지치면 쉬어가라 합니다.
송림숲을 걷다가 파도소리의 유혹에
다시 탁트인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해변에도 소나무숲에도 인적은 드물었고
이 드넓은 해변에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갔습니다.
인적없는 해변에는 눈덮인 조개껍질만이 빈 모래사장을 지키고 있었는데
몇 해전 태안 기름 유출 사건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 바다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그 상처는 저 해변의 입벌린 조개껍질들처럼 아직 채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겨울 바다의 갈매기 한 마리는 파도에 휩쓸려온 먹이감을 찾느라
거센 파도 앞에서 위태로워 보입니다.
차디찬 겨울바다는 갈매기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떠 있는 것만으로
날으는 것만으로
파닥이는 생명,
그가 계속하는 항해의 끝은
어디인가
언제까지인가
처음 그가 날기 시작한 것은
어디에서부터인가
언제까지인가
외로움을
저렇게 나타낼 줄 안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앉아 쉬일 곳 없는 바다
파아란 하늘 속을
지쳐 떨어질 듯, 떨어질 듯
날으는 불사조
날아서 고독한 영혼
바다갈매기2 | 박이도
겨울 바다에는 추운 물빛과 목쉰 바람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습니다.
기지포 해변에 나무 테크로 조성된 이 길의 길이는
1004m로 일명 '천사의 길'로 부릅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유모차나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조성했습니다.
마을의 형태가 베틀을 닮아 베틀 기,연못 지,포구 포자를 써서 '기지포'라는 지명을 얻었습니다.
천사의 길을 걸으며 바라본 기지포 해변은
아침햇살을 잔뜩 머금어 눈부십니다.
적막한 겨울 바다는
지름길 없는 인생길,걸음 걸음 가라고 합니다.
여행은 쉼표이지만
어쩌면 고단한 삶 그 자체가 여행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길들이 내 앞으로 펼쳐지겠지만
두려워 말고 뚜벅 뚜벅 인생이라는 여행길,
묵묵히 걸어가야겠습니다.
기지포 해변을 지나면 나타나는 안면 해변입니다.
겨울 바다앞에 서본 사람들은 압니다.
가슴속에 꽉 막혔던 무언가가 탁 트이는 느낌을!
세상의 무엇이든 다 포용해주는 어머니같은 존재가 바로 바다입니다.
그래서 한자 바다 海자에 어머니(母)가 들어가 있는것일까요!?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안면 해변을 지나면 두여 해변을 만납니다.
두여 해변에는 갯벌여장군과 갯벌대장군이 삭풍을 견디며 서 있었습니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꿈,견디기 힘든 | 황동규
겨울 바닷가를 걷다보면 묵묵히 따라오는 자기 자신의 발자국을 보게됩니다.
어떻게 걸어왔는가를 성찰하며 어떤 방향으로 갈것인지를 일깨우는 것!
저 심연이 바다에서 소중한 깨달음 하나를 건져올립니다.
조개껍데기만 황량에 해변 백사장에 나뒹굽니다.
사람의 몸 70%가 물이듯
지구의 70%가 바다이듯 사람이 곧 바다입니다.
그래서 바다에 오면 외롭고 심란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는 인간의 근원적인 마음의 고향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자연은 예술을 모방한다"고 했습니다.
인적없는 철지난 바닷가를 걷고 있는 지금
밀려드는 파도는 흰속살을 드러내며 하얀 소금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두여 해변 언덕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독야청청하며 한겨울의 찬 바다를 지키고 서있습니다.
두여 해변을 지나면 나오는 밧개 해변입니다.
달랑게를 비롯해 온갖 어패류가 서식하고 있는곳입니다.
노을길 밧개 해변의 이정표는 꽃지 해변까지 4km를 남겨두었다고 알려줍니다.
밧개 해변에서 작은 야산을 넘으면 노을길은 이제 방포 해변에 닿습니다.
방포 해변은 백사장 대신 몽돌들이 많은곳인데 파도에 휩쓸릴 때마다
몽돌들이 내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습니다.
방포 해변에 다다르자 갑자기 눈발이 흩날립니다.
저 언덕위로 난 고갯길을 넘어가면 노을길의 종착지인 꽃지 해변이 코앞입니다.
방포 해변에서 바지락 칼국수로 추위에 얼었던 몸을 녹입니다.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조개의 싱싱한 맛이 그대로 전해왔습니다.
전망대에서 본 방포 해변입니다.
노을길은 이제 종착지인 꽃지 해변이 지척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꽃지 해변의 할미 바위와 할아버지 바위가 검푸른 바다위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떠있고 그 뒤 외롭게 떠있는 섬은 외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방포 포구는 파도가 거셉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꽃지해수욕장
아침에 삼봉 해변에서 잠깐 스쳤던 이분은
노을길 약 12km를 홀로 걸어와 이곳 전망대에서 따뜻한 차한잔을 하며 휴식중입니다.
방포 전망대입니다.
방포 전망대를 내려오면 바로 방포항에 닿습니다.
갈대가 있는 방포항에서 본 꽃지 해변의 할미 바위와 할아버지 바위
방포항의 어선들
방포항과 꽃지 해변을 잇는 이 아치형 다리의 이름은 꽃다리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방포항과 꽃재 해변을 잇는 꽃다리입니다.
이름처럼 예쁜 아치형 다리입니다.
노을길은 약 4시간정도 걸리는 길로 오후에 시작하면 바로 이곳 꽃다리에서
장엄한 저녁 노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꽃지 해변의 할아버지바위와 할미바위는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칙한 채
변함없는 모습으로 맞아줍니다.
배가 파도에 휩쓸려가지 못하도록 밧줄을 걸어놓는 쇠말뚝입니다.
묵묵히 한곳에서 배들의 중심을 잡아주며 모진 세월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드디어 노을길 종착지점에 닿아 인증샷을 찍습니다.
서해안 3대 낙조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저 뒤 두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노을이 일품입니다.
오후에 걷기 시작했다면 지금쯤 황홀한 낙조를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립니다.
안면도 꽃지 해변 낙조를 못본 아쉬움을 상경길에 간월함에서 보려고 들렀습니다.
간월암 가는길 겨울 바다위에 닻을 내린 목선은 소박한 꿈을 안고 안식중입니다.
간월암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16-11에 위치하는 간월암은
고려 말,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하여 '간월암'이라 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썰물때는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는 섬이 되는 신비로운 암자로
만조시에는 물위에 떠있는 모습이 연꽃같다고 하여
한 때는 '연화대'라고도 불렀답니다.
밀물때는 저기 보이는 뗏목을 타고 왕래합니다.
간월암 경내에서는 서해 바다를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간월암에서 바라본 서해
밀물이 되면 이곳에서 뗏목을 타고 육지로 건너가는 곳입니다.
간월암에서 바라본 하늘에는 무학대사가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 달이 검푸른 겨울 바다위에 도도히 떠있습니다.
휘엉청 달 밝은 밤 이곳 간월암에서 달구경은 또 언제 할 수 있을것인지
회한이 밀려옵니다.
간월암의 낙조
바다위에 떠있는 조그만 암자 간월암 너머로 크리스마스의 하루해가 저물어갑니다.
2012년 한 해도 어느새 종착지점을 향해 달려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였지만
다가오는 2013년에는 도전해야 할 일이 있고 꼭 가야만 하는 길도 많습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이지만
한편으로는 눈이 많이 내리고 한파가 심한해는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해충을 물리치고 봄 가뭄도 덜어주기 때문이라는군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여러 덕목중에는
지구력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매서운 한파와 경기 불황을 꿋꿋히 견디다보면 따뜻한 봄과 풍년이 찾아올것이라 믿으며...!!
존경하는 회원님들
새 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강건하시길 빕니다.
2012년 한 해 보내주셨던 성원에 감사드리며
2013년 새 해에도 인생이라는 여행길,
걸음걸음 주저없이! 거침없이!!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끝.
글,사진:윤선한
계절과 인생은 소유한 자의 것이 아니고 누리고 즐기는 자의 것이다.
-윌리엄 워즈워스,<영혼 불멸에 부치는 송가>중에서
배경음악:Waltz of Winter / Beth Anne Rankin
첫댓글 올 한 해 윤선생님으로 인하여 너무 행복 했습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요
....언제나 잔잔한 감동과 설래임을 주는 멋진 여행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해 수고 많으셨고요..밝아오는 새 해 뜻하신 소망들 이루시길 빕니다.늘 베풀어주시는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탁트인 해변을 보니 상쾌합니다. 좋은사진 감사해요.
좀 늦었지만 새 해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하시는 사업도 두루 번창하시길^^
사색을 하게 됩니다. 년초 멋진 여행 부럽고 좋네요. 다음 여행지가 벌써 기대 됩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두루 형통하시길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지기님글을 읽고있노라면 좋은 수필집을 읽고 있는듯 한 착각에 빠집니다. 감성넘치는 글과 사진,적절하게 인용되는 싯귀들은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일상에서오는 피로를 풀어줍니다.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