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영실의 생일이라네요. 어젯밤에 검정 누비바지를 사서 아침에 입고 나타났습니다.
자신에게 선물을 한 것인가 봐요. 아이들을 잘 챙겨야겠다고 오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어젯밤에 쓴 글을 건네고 갔습니다. 나날이 마음을 세우고 있는 영실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영실은 컴맹입니다.^^)
생일에 부쳐
자정이 지났다.
열두시 오십분
어제가 십일월 이십팔일
흠, 오늘이 바로 그날이군.
엄마로부터 나와
큰 소리로 울었던 날
오늘도 그날처럼 울어볼까.
아니야.
지난 세월의 무게를 담아
맑은 소주나 한 잔 마시자.
먹다 남은 반 병 짜리도 남아있긴 하지만
오늘은 그날이니까 새로 병을 따서......
한 병을 다 마셔야
온전한 사람이 되지않을까?
꽉 찬 소주 한 병처럼
가득하고
투명하고
푸르게
많이도 살았구나 사십오년
길고도 깊게
거칠고 무모한 열정으로
분간없이 많이도 살았네.
마지막 잔을 비우는 순간에
사람은 다시 태어나는 걸까?
죽는걸까?
조그만 한 아이가 되는걸까?
아무래도좋아
그저 나는 수많은 방울방울 중의 한방울
숱하게 떠다니는 먼지들 중의 한 먼지
사랑을 배우며 살아야 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
분노로 얼룩진 것들 다 지우고
맑디맑은 소주 한 잔처럼
맑게 흐르고 싶다.
미안해요.
상처냈던 많은 사람들
실은 형제들
실은 내게 메세지를 준 스승들
아직은 잔이 가득 채워지지 않아
시끄러운 소리를 낸 거예요.
한 병 가득 비우고 나면
그때는 고요와 무심으로 향긋하게 취해서
좋은사람 될 수 있을 것을
방울져 떨어지는 술의 노래는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속으로
미워한 이들의 상처속으로
고개숙여 스며듭니다.
첫댓글 퍼가겠슴. 그대가 컴맹이라니 매우 다행이로다..ㅎㅎ.. 눈물이 난다..친구야... 그라고 니 매니큐어 마니 마니 사 놨다...갈때 가꼬 가께...
영실누나 생일 축하~~ 어제 많이 피곤해보여서리... 물론.. 우덜도 모두들 김장땜에 피곤했지만..ㅎㅎ 암튼 간단한 소주한잔 좋았습니다... 생일축하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의 인생길에서 좋은 일들 많이 생기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