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오대산의 다섯 봉우리를 종주하고 왔습니다.
이름하여 오대종주입니다.
여섯 사람이 도전한 장엄한 과정이었지요.
소오대산은 지금 꽃대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광경 하나하나를 반추해 보세요.
지금도 가슴이 뛸 겁니다.
-------------------------------------------
우리의 베이스 캠프인 적애보 촌의 조씨 식당 앞입니다.
소오대산 오대종주 출발 바로 직전입니다.
기록을 위하여 면면을 밝혀 놓습니다. (왼쪽부터)
산신령(본인), 다니엘님, 까마귀쓰리(여)님, 안대장님, 문스타님, 우보의객님
어떤 일이라도 해낼 듯한 결의에 차 있습니다.
북대 들머리
관리인(왼쪽에서 두 번째)이 입장료를 내라고 합니다.
몇 해 전까지 만 하여도 여기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산에 드는 인구가 차츰 늘어난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점점 영악해져 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대사(오대종주)를 앞두고 시비를 하지 않으려고 요구에 고분고분히 따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지가 꽤 오래 되는데......
북대정상(해발 2838 미터)입니다. 지금이 7월 15일 밤 9시 50분입니다.
북대 정상에는 앞에 보이는 전봇대만한 기둥이 하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에 들자말자 천둥번개가 치더니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우박이 그치니 이번에는 비가 또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보자고 음력 6월 보름날을 택일했지만 악천후였습니다.
산악회 회기를 흔들면서 악천후를 이겨내고 올라 온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악천후도 악찬후였지만 가파른 산비탈의 미끄러움은 가히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아이젠은 겨울의 눈 위에서만 소용이 되는 장비가 아니었습니다.
여름의 미끄러운 산비탈을 오를 때에 꼭 필요한 장비 중의 하나가 아이젠이었습니다.
아무도 아이젠을 준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네 발로 기면서 주루루~룩 미끄러지기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북대에 있는 철구조물
용도가 뭔지 잘 모릅니다.
북대에 만 있습니다.
동대 정상(해발 2,882 미터)의 안대장님
이 때가 7월 16일 0(零)시가 막 지났습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북대에서 동대까지 2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낮 시간에도 이런 시간에 주파하기는 어렵습니다.
야간 산행의 좋은 점은 산행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악전고투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얼이 반쯤 나간 모습 같지요? ㅎㅎㅎ
흰 실장갑은 북대 능선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증명합니다.
굴러 떨어지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하여 바위나 나무 가지를 잡았습니다.
바지 아랫단은 진흙탕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있는 힘을 다하여 저항한 흔적입니다.
등산화는 등산화로서의 기능르 상실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물이 질퍽거리는 장화도 이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여기가 어디냐 하면 소오대산 삼거리입니다.
동대에서 넘어 오면 남대로 가는 쪽과 서대로 가는 쪽이 갈라지는 곳이지요.
이 때가 새벽 3시 반입니다.
동대에서 여기까지 세 시간 반이 걸렸다는 얘깁니다.
안대장님입니다.
비는 오지 않았으나 밤바람이 워낙 차서 판초를 덮어쓰고 다녔습니다.
동대에서 넘어오는 길이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을 듯 하더니 끝이 나기는 나더군요.
오대종주가 정말로 만만한 산행이 아니더군요.
여러분도 도전해 보세요.ㅋㅋㅋ
이제야 둥근 달이 떴습니다.
천둥 번개치고 비가 내릴 때는 하늘을 원망도 해봤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우리 편이었습니다.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습니다. 구름도 깨끗하게 걷혀 나가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데요.
하늘이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이 아주 극적인 장면입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우보님, 뒤는 안대장님입니다.
소오대산 오대종주를 하려면 어느 봉우리인가 하나,
아니면 둘은 반드시 갔던 길을 뒤돌아 나와야 합니다.
아무리 산행 설계를 정밀하게 하여도 이것은 불가피합니다.
이 번에는 서대를 왕복해야 합니다.
우보님 일행은 서대를 갔다가 돌아 나오는 길이고,
안대장님 일행은 서대로 들어가다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북대 이후로 서로 떨어져 있다가 교우한 것이지요.
극적이지 않습니까?
이 후로도 산행 종료 될 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합니다.
서대로 가다가 맞은 편에 있는 숲 모습입니다.
갖 햇살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아침 햇살이 비칩니다.
밤새도록 비와 싸워 카메라를 놓고 있었고,
어둠에 가린 산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또 카메라를 놓고 다녔씁니다.
벌개미취
꽃에 있는 것은 벌이 아닙니다.
벌은 벌판이라는 데서 유래하며, 야생이라는 뜻을 가졌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들국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마는
일반적으로 들국화라는 꽃은 없다네요.
가을에 많이 피는데 여기는 벌써 가을인가?
서대에 선 안대장님
등산화 모습이 지난 밤의 처절했던 싸움을 말합니다.
서대의 특징은 돌로 쌓은 탑도 있지만
오른쪽에 보이는 탑 처럼 구운 벽돌로 쌓은 전탑도 있다는 것이지요.
전탑이 없으면 서대가 아닙니다.
털쥐손이
이 산에는 이 꽃이 제법 많이 눈에 띄였습니다.
고산 식물인가 봐요.
햇살
장엄합니다.
동대 넘어에서 비추는 햇살입니다.
오이풀
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양귀비
중국 사람들은 이 꽃을 우미인화라고 합니다.
우미인은 항우의 애첩이지요.
하우가 유방에게 패한 것을 알고 우미인은 자결합니다.
그 무덤에 이 꽃이 피었다고 하네요.
슬픈 전설을 가진 꽃입니다.
솔나물
털쥐손이풀
중대로 가는 길
삼거리에서 찍었습니다.
소오대산의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능선이 이렇게 순합니다.
예외가 북대능선이기는 합니다마는 전체적으로 봐서 육산입니다.
선이 부더러우면서 장엄함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지요.
초원은 또 다른 좋은 것이기도 합니다.
범꼬리풀
꽃대궐입니다.
텐트가 궁궐이 아닐 수 없지요.
중국의 젊은이들이 부러웠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야영을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비박 조차도 허용하지 않는 산들이 많습니다.
가운데 높은 곳이 동대 정상입니다.
지난 밤에 혈투를 벌린 현장 모습입니다.
동대에서 삼거리까지 오는 데, 걍 전투를 벌였지요. 치열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평화로워 보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악명 높은 곳 중의 한 곳입니다.
북대 능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안 지려고 합니다.
꽃
금련화
안대장님.
꽃대궐을 넘어 갑니다.
서대
장엄하고 아름다운 봉우리입니다.
삼거리에서 왕복하느라 힘이 좀 든 곳이기도 합니다.
기다림
중대
중국 사람들도 산에 많이 나왔습니다.
남대
저기까지 가야 합니다.
만만한 거리가 아닙니다.
오른 쪽 금련화 위가 남대 정상입니다.
안대장님
오대 중 사대에 와 있습니다.
아직 한 대가 남았습니다.
중대에는 돌탑이 많습니다.
무씨 집안의 외동 딸 채 아가씨(무채)가 중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괴물과 싸워 물리친 전설이 있습니다.
간 밤에는 그리도 무섭게 내리 누르던 하늘이 이렇게 맑습니다.
역시 하늘은 우리 편이었습니다.
역경에 굴복했으면 이런 영광이 없었겠지요.
중국인들
왼쪽이 안대장님
등산화를 말리고 있습니다.
맨발로 있습니다.
남대
꽃이름 알기
왼쪽부터 패랭이 꽃, 오이풀, 개양귀비 꽃(노랑), 범꼬리.
다양하고 아름답습니다.
물싸리(오른쪽)
오른 쪽 끝이 중대입니다.
사람들이 오르 내리고 있습니다.
많았습니다.
남대로 가는 길
오른쪽의 안부가 쥑여주는 곳입니다.
가파르고 높아 힘이듭니다.
바람꽃
중대와 남대 사이에 있는 거북이 돌탑.
남대 쪽에 가깝습니다.
산꾼들이 산에서 안전하게 다니라고 하는 듯 하지 않습니까?
거북이는 오래 사는 동물이지요.
남대 돌집
산신을 모신 사당(廟) 같은 것이었지 싶습니다마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허물어져 내리고 있고,
풀을 뜯던 소들이 들어가서 응가도 해 놓았더군요.
산꾼들에게는 긴급 대피소 역할도 했지 싶었습니다.
돌집 뒤에 있는 돌탑
여기가 남대 정상입니다.
이 때가 오후 1시 반입니다.
다섯 봉우리를 완등하고 환호하는 안대장님
기쁠겁니다. 환호할 만 할 겁니다.
해내기 쉽지 않은 일을 저지르고 해냈습니다.
차산이 구름에 가렸습니다.
남대 남쪽에 차산이 있습니다.
다섯 봉우리 중에 유일하게 초원 위에 있는 곳이 이곳 남대입니다.
끝없이 끝 없이 초원이 펼쳐 집니다.
오른쪽의 능선 초원도 남대 골짜기 동쪽 능선입니다.
아침에 출발한 산행 팀인 듯 합니다.
시간 상으로 봐서 그렀씁니다.
배낭 크기로 봐서는 어쩌면 야영을 할런지도 모릅니다.
몰려들고 또 몰려 듭니다.
후 기
가정입니다마는 어제의 악천후를 이기지 못했으면
오늘의 영광이 없었을 겁니다.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소오대산 오대 종주가!
당일 산행은 오히려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하늘이 우리를 편애 한달까봐 두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일을 해냈습니다.
자신과 싸워 이겼고,극한과 싸웠습니다.
소오대산은 영원 할 겁니다.
우리 여섯이 해 낸 일도 또한 영원 할 겁니다.
그 증인이 소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이니까요.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장엄했습니다.
첫댓글 갑자기 울컥합니다. 나약한 안대장을 끝까지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신령님 덕분에 매순간 마음잡고 마지막 남대를 찍을수 있었습니다. 아마 평생 소오대산은 머리속, 마음속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안대장님...^^* 굿!!!!!!!!!!!!!!!!!!!!!!!!!!!!!!!!!!!!!!!!!!!!!!!!!!!!!!!!!!!!!!!!! 축하합니다. 이번 산행에서 얻은 마음가짐은 평생 안대장님이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굳건한 버팀이 되어 줍니다. 안전한 산행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결국 자기 자신을 이긴 겁니다. 훌륭했습니다. 쉽지않은 산행에 도전하여 성공한 것 자체가 우리의 의지력의 표상입니다. 함께한 산행은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ㅎㅎㅎ
^^* 산신령님의 소오대산 당일종주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산행에만 집중해도 성공할까 말까한데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까지 찍어시다니...우리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여유로움을 느낍니다. 산신령님을 금요일 오전에 왕징에서 배웅하면서 처음 뵈었는데 앞으로는 자주 뵙고 산행에 대한 공부를 많이 배우겠습니다. 안전한 산행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축하해 주셔서. 함께 하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인데 그러지 못하여 아쉽습니다.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것이니까 함께 즐길 수 있겠지요. 여러가지 산행에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찰밥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ㅎㅎㅎ
안대장님...^^* 굿!!!!!!!!!!!!!!!!!!!!!!!!!!!!!!!!!!!!!!!!!!!!!!!!!!!!!!!!!!!!!!!!! 축하합니다. 이번 산행에서 얻은 마음가짐은 평생 안대장님이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굳건한 버팀이 되어 줍니다. 안전한 산행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인터넷이 느려 소중한 사진을 못보네요.. 안타깝습니다...
천천히 열어 보세요. 재미있을 겁니다. 고맙습니다.ㅎ
산신령님 너무 멋지십니다!
님은 정말로 대단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파워가 나오는지 놀랐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ㅎㅎ
산신령님의 산행솜씨도 일품이지만 야생화에 대한 그 섬세한 관찰력에 경탄합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꼭 같이 산행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북경산사람들 자주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함께 하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군요. 다음 기회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ㅎㅎㅎ
산신령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존경합니다.
여러 가지를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넘의 운전기사는 지 멋대로 왔다 갔다 해 버려 가지고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가 중간에 연락하지 않은 불찰이 더 크기는 합니다.ㅋㅋㅋㅋㅋ
칠순을 바라보는 연세에...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나의 목표는 우보님과 산신령님처럼 되는것입니다.
산신령님이 보우하사 안전산행, 종주성공!
산행 대장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제대로 산행을 즐기지도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그 열정 하나에는 경의를 보냅니다. 김치! 끝내주게 맛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ㅎㅎㅎ
산신령님 오대당일종주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글구 실감나는 사진까지...저도 들꽃 이름 익히기 좋아합니다, 기회 닿는대로 종종 좋은 산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쁜 꽃을 찍기는 찍었는데 꽃이름이 궁금해서 하나 둘 찾아 본 실력 뿐입니다. 꽃 사진만 덜렁 올리는 것 보다는 이름이라도 찾아 넣으면 보는 사람들이 좀더 편하게 볼 것 같아서 이름을 찾은 것이 이제는 그 것이 무게가 될 때도 있습니다. 꽃 이름 찾기는 사전 찾는 것 하고는 전혀 다른 찾기 같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합니다. ㅎㅎ
인생은 60부터란 말을 실천으로 옮기시네요~~~ 축하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복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