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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부자경매(in부산)
 
 
 
카페 게시글
남연님의 길따라가기 스크랩 일엽단심 - 거제 가조도 일주
남연(이술헌) 추천 0 조회 165 14.02.10 19:3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17 km 4.5시간>

이번에는 가조도 입니다. 거제도의 부속섬 중 두번째로 큰 가조도 입니다.

칠천도와 마찬가지로 연륙교로 연결되고 고현과 가깝기 때문에 칠천도보다는 번화가(?)입니다.

적어도 칠천도 보다는 지선버스 배차간격이 짧은 것 같습니다. 그래봐야 2시간에 한대꼴입니다^^

춘천가를 지나며 바라보는 장산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쌀쌀한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오후에 갠다는 일기예보가 없었으면 그냥 따뜻한 방안에서 지도나 뒤적였을 것 같은 스산한 날씨입니다 

거제 휴게소 식당에서 요기를 하며 밖을 바라보니 경치 구경하는 분들이 제법 보이니다.

지난번에 사진을 찍었지만 오늘도 또 한장 남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대와 어울어진 저도쪽의 거가대교 모습, 암초위의 빨간등대,쉼터의 작은 장자가 제법 어울리는 경치 입니다 

멀리 용원쪽 산줄기의 구름들이 서서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가조도 연륙교 아래 거제 수협이 있는 작은 포구에 도착해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둘러 봅니다

 

가조 연륙교 사진도 한장 찍어보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찬 바람을 맞기 싫어 다리 건너편에서 시작하기로 합니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우측 아래에 있는 2 - 30 가구의 작고 평화로운 논골마을에서 가조도 일주를 시작합니다.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날이 차서 그런지 밖에 나와 있는 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라보이는 쪽은 거제도 앵산쪽 방향입니다. 아직 걷지 않은 구간이라서  

진동쪽인가 하고 생각하다 지도를 자세히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가보지 않은 곳은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여행이나 등산갈 때는 지도는 꼭 챙겨가서 수시로 주변의 지형지물을 살피는 습관을 들입시다^^)

 

차도를 따라 갈려다 마을 길이 보여 따라 올라 갑니다.

긴가 민가 했는 데 항암 성분이 있다는 금전초 입니다.겨울에 꽃이 피어 있어 다른 풀인줄 알았습니다  

 

이 홀씨가 무엇인 줄 몰랐는 데 유자나무 홀씨이군요. 열매가 없었다면 몰랐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농사가 별로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주변에 있는 새들만 배곯지 않고 즐겁습니다

 

 

건너편 마을이 바라보이는 작은 언덕에 올라서서

조금이라도 편할려고 하다 또 가시덤불길을 십여분 헤멨습니다. 

가시덤불 헤멜 때는 다음에는 안그러겠다고 맹세 비슷한 말을 중얼거리지만

안가본 곳을 가다보면 언제나 꼭 한번씩은 헤멥니다.

그러다 보니 헤메는 것 자체에 재미 붙혔습니다 ^^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갑니다.

 벽방산 쪽의 고성방향이 바라보이는, 한창 공사중인 서쪽 해안으로 넘어 왔습니다

 경관은 수려한 데 밀려온 스치로폼 쓰레기 때문에 상당히 지저분 합니다.

칠천도는 상당히 깨끗했는 데 이 곳은 쓰레기가 밀려 들어 오는 곳인 것 같습니다.

연안 양식을 하는 분들이 책임을 지고 이런 쓰레기를 치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득은 보고 책임은 회피할려는 것은 자격 미달이겠지요~~

새로 조성중인 "노을이 물드는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은 장소 입니다.

아마 노을 질 때 멋진 경치를 보여 주겠지만 오늘은 기회가 되지 않습니다 

멀리 고성쪽이 방향의 어의도와 수도가 눈앞에 보이는 멋진 경관을 자랑합니다

주변을 조금 더 가꾸면 제법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색은 역시나 예쁜 남국의 물색을 띠고 있습니다.

 

경치를 뒤로하고

면사무소를 지납니다

왼쪽은 창촌 마을이고

오른쪽은 실전마을입니다. 칠천도 입구의 항구 이름도 실전항인데

실전이라는 이름이 특별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느쪽으로 돌아도 원점 회기가 되지만 오른쪽으로 돌기로 하고 창호 초등학교쪽 해안으로 내려섭니다 

 

 

이 나무이름을 외우는 방법은 "이 나무 이름이 뭔데? 피라카던데 ... ^^" 라고 외웠답니다 ^^

그렇습니다 피라칸다 입니다~~

 

 

 

교문앞의 야자는 열매가 맺히는지 모르겠지만 남국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해변은 제법 예쁜 데 어김없이 스치로폼 쓰레기가 점령을 하고 있습니다.

연안 양식업을 하는 분들의 책임이 큰 것 같습니다.

 

 

 

바다옆으로 난 부드럽게 굽은 도로를 따라 

잔잔하게 물결치는 짠내음을 맡으며 

오래된 유년기의 기억을 따라 걸어갑니다

 

무슨 제를 지나는 사람들의 염원도 지나고

 

 

 

여정의 절반쯤 되는 계도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계도 주변에는 수상팬션 몇개가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면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해풍에 말라가는 머리 큰 대구도 지나고

얼마나 한적한 지 무슨 용도인지 잘 모르는 줄도 도로위에서 말리고 있습니다

 

 

 

 

 

 

 

매실나무도 지나고, 유자나무도 지나고 

 

 

한정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도로를 따라 하염없는 상념에 빠져 듭니다.   

 

 

 

 

 

 

 

이 곳에서 유명한 맹종죽인 것 같은 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배 이름이 조금 우습게 무전입니다. 그러니 홍합들이 무전취식이 아닌 무전취주 하는 모양입니다^^

무전이라는 이름의 배 아래서 전세는 커녕 월세도 못내서 쫓겨나고 있는 중입니다

살색의 조금 징그럽게 보이는 이 넘은 미더덕 같습니다 

 

 

 

 

요즘은 모두 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만 보입니다. 예전의 목선들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다리가 보이는 것을 보니 오늘의 여정도 저물어 갑니다

오후의 햇살에 참으로 나른하고 한가한 풍경입니다.

매일 이런 경치속에 산다면 카프카의 변신에서 처럼 달팽이로 변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했던 논골마을로 되돌아 와서

평화로운 마을 전경을 구경하며

 

심심한 강아지들과 잠시 놀아주고

 

칠천교를 지나

 

 

입구에서 사진 몇장을 남기고 오늘의 걷기를 마칩니다

 

일엽단심

세상이라는 험한 광야, 알 수 없는 인연의 바람속에
이리저리 구르는 낙엽한장 - 일엽

삶이라는 변덕스런 강물, 뵈지않는 세월의 물결속에
의연하고 굳굳한 암초하나 - 단심

그 옛날 어느 하늘아래서 같은 별을 보며
같은 소망을 빌었을 지도 모르는, 아니 빌었던

그 씨앗 하나 자라나

봄날 양지 바른 산기슭에서

예쁜 소녀가 되었다가, 멋진 숙녀가 되고, 아름다운 낙엽이 되어

겨울 앞둔 어느날 인연의 강물위로 떨어져서
이리저리 떠밀리다가 암초를 만나 얘기가 시작된다.   

 

씨앗이 떨어진 자리

영겁의 세월이 맺힌 그자리에서

깊은 땅속에도 있었다가, 높은 산 꼭데기도 되었다가, 비로소 낮아져 물을 품고

혼돈의 우주로 돌아갈 날을 세고 있다가

이리 저리 떠밀리는 낙엽을 만나 얘기가 시작된다

 

 

오늘, 찰라의 작은 한걸음이지만

또 얼마나 많은 인연이 생겨났을까?

 

 

언젠가는 스러져 갈 운명이지만

또 얼마나 많은 우주가 창조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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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2.10 20:02

    첫댓글 와. .좋아요.*.*

  • 14.02.10 20:03

    우와.. 거제도 칠천도에 이어서 가조도군요.. 차량으로 일주하면 20분 남짓인데.. 걸어서는 4.5시간 걸리는군요~ㅎ 경매 물건 보러 몇번 가봤는데.. 거제도와 연륙교로 연결되어서 참 조용한 섬.. 경치도 좋고.. 예전 공용일에.. 중앙동에서 출발해서 한시간 남짓만에 도착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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