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HIV)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등 현재의 약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들 신약의 목표는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기존 약품의 대안을 찾는 것이다.
HIV는 돌연변이를 통해 기존 약품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25일 시애틀에서 열린 제9차 레트로바이러스 연례회의에서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 경쟁에 대한 현황보고를 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사(社)의 리처드 콜론노 박사는 "저항성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우리는 차세대 약품을 내놓음으로써 항상 (에이즈 바이러스에)앞서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패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종류의 약이 갖는 장점은 현재 사용되는 약에 대한 내성이 있는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약들을 개선하는 연구도 계속되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HIV가 인체 혈액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개발이다.
HIV는 3단계로 인체 세포에 침투하며 현재 개발 중인 신약들은 각 단계를 차단하는 것이다.
HIV는 1단계로 'CD-4'라는 세포 표면에 달라붙은 뒤 2단계로 'CCR5'와 결합하고 이어 세포 내부로 자신의 DNA를 밀어넣음으로써 침투를 마치게 된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가 내놓은 'BMS805'라는 신약은 HIV가 세포 표면에 붙을 때 사용하는 부위를 무력화시켜 침투 1단계를 막는 것이다. 이 약은 실험에서 현재의 모든 약에 저항성이 있는 HIV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직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되지 않았다.
HIV가 CCR5에 결합하는 침투 2단계를 막는 약은 셰링 플로사(社)가 개발하고 있는 'SCH-C'이다.
12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연구에서 이 약만 1주일 간 투여한 결과 HIV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장 큰 진척을 이룬 약은 HIV가 세포 안으로 자신의 DNA를 주입하는 억제해 침투 3단계를 막는 것이다.
트리머리스사(社)가 개발 중인 'T-20'은 현재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올해 후반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판되는 약들은 모두 HIV가 세포 내에 자신의 유전자를 침투시킬 때 사용하는 역 전사효소와 단백질 분해효소의 작용을 막는 것이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인테그레이스'라는 효소를 공격하는 신약을 개발 중이며 이 약은 실험실 연구에서효과가 입증됐고 임상 첫 단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약품들의 효과를 개선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티보텍-비르코사(社)가 '비(非) 뉴클레오타이드 역 전사효소 억제제'를 이용해 개발한 신약은 현재 널리 사용되는 '수스티바'와 '비라뮨'이라는 약에 내성이 있는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