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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19 (월)
- 시원한 맥주 : 홉(Hop) 이야기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10) - 식물이야기 (88)
아침 일찍 나서는데, 눈이 펑펑 내리고 어느새 많이 쌓여서 미끄럽습니다.
언제나처럼 우리 동네에는 눈이 한번 왔다하면 엄청 내리는데,
바로 앞의 고개를 넘으니 진눈깨비가 섞인 비가 조금씩만 오십니다.
그래서 매년 겨울마다 우리 동네는 눈만 오시면 너무 많이 와서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미끄럽지만도 또 한편으로는 멋진 눈경치를 즐깁니다.
올해도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다음의 말을 되새깁니다.
“All that glitters are slipp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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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가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의 독특한 맛을 내는 원료인 <홉(Hop)>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맥주에서 이야기하는 <홉(Hop)>은 식물체로서의 <홉(Hop)>
에서 암꽃과 열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호프 한잔 하러가지.” 하는데,
이때의 “호프”는 위의 <홉(Hop)>과는 다른 뜻으로 <Hof>라고 씁니다.
즉,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 홉(Hop) : 맥주 원료 또는 그 원료를 생산하는 식물
(2) 홉(Hop) : 영어 동사로서, “깡충 뛰다”, “폴짝 뛰다”의 뜻을 가짐.
(3) 호프(Hof) = 독일말로, 한잔씩 잔에 담아 파는 생맥주
또는 그런 생맥주를 파는 맥줏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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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Hop) ]
* <맥주>의 주원료는 <맥주보리-실제로는 보리를 싹틔운 맥아(麥芽 = Malt)>,
<홉(Hop)> 그리고 <좋은 물>인데, 이들의 종류와 배합정도에 따라
무척 많은 종류의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 제가 독일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인데, 알콜 함량이 30% 이상인 맥주도 있어서
보통 맥주 마시듯이 마셨다가는 나중에 걸어갈 수 없다고 하더군요.
- <맥아(麥芽 = Malt)>를 이용하여 만드는 술에는 <맥주>, <위스키>, <보드카>
등이 있습니다.
* <홉(Hop)>을 맥주에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맥주 특유의 향기와 쓴맛을 주며,
맥주의 또 다른 주원료인 <맥아(麥芽)>의 단백질을 침전시켜 맥주를 맑게 하며,
잡균의 번식을 방지하여 저장성을 높여주는 데 있어서,
이것이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맥주가 될 수 없습니다.
1. 분류
- “쐐기풀목 삼과 환삼덩굴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 풀로서
<홉>의 암꽃과 열매를 말린 것을 맥주의 원료로 쓰는데,
그 역사는 1,2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 한자 또는 한약재로서의 이름은 <홀포(忽布)>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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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삼과”에서 “삼”이란 “삼베”를 짜는 원료인 <마(麻)> 또는 <대마(大麻)>를
말하며, 또 여기에 속하는 식물로는 “모시”를 짜는 <모시풀>
그리고 길가에 흔히 자라는 <환삼덩굴(=한삼덩굴)> 등이 있습니다.
- 즉, <홉(Hop)>과 <환삼덩굴>은 가까운 사이입니다.
* <환삼덩굴>에 대하여는 2009. 07. 20일 <아인학당>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 <환삼덩굴(=한삼덩굴)>은 한자로는 <율초(律草)>, 영어로는 <Japanese Hop>
이라하고 “꽃말”은 “엄마의 손” 또는 “엄마 손을 못 잊어”입니다.
- 길가 빈터나 숲 가장자리 등에서 워낙 잘 자라고 또 줄기와 잎에 가시가
있어서 잡초로 취급하여 치워버리려 해도 힘이 드는 이 풀은 일부 사람들은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식물 전체와 열매가
건위제, 이뇨제, 학질, 이질, 폐병 등에 효과가 있고 또 최근에는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음이 발견되어 아주 나쁜 식물의 명칭은 면하는 모양입니다.
- 혹시 기억이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하여 아래에 사진을 올립니다.
< 환삼덩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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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산지
- <홉>의 고향은 확실하지 않은데, 러시아 남부의 “카프카스(Kavkaz)지방
= 영어로는 코카서스(Caucasus) 지방 =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가
있는 곳”이 원산지로 이곳에서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설도 있고,
- 북아메리카 온대지역, 남아메리카, 유라시아 지역(위와 겹침), 지중해 연안 등이
원산지라는 설도 있습니다.
3. 사는 곳
- 여름철 평균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지 않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자라며,
바람이 심하거나 그늘지고 메마른 곳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홉>을 주로 수입하며, 대관령과 진부령지역, 횡성, 진부 등의
여름철에 서늘한 곳에서 재배하기도 하는데, 한때 고랭지(高冷地)의 소득 작물로
각광받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 암꽃차례와 열매를 이용하므로 암그루를 더 많이 심는데, 보통 암그루
100~300그루에 꽃가루를 줄 수그루를 1그루 정도의 비율로 심습니다.
4. 사는 모습
- 여러해살이 덩굴 풀로서, 덩굴줄기가 오른쪽으로 감으면서 올라가는데(시계방향),
줄기의 길이가 6미터에서 길게는 17미터 전후까지 무척 길게 뻗습니다.
- 덩굴줄기와 잎자루에는 갈고리 같은 작은 가시가 있어서
나무줄기 같은 곳에 잘 달라붙어 자랍니다.
- 일반적으로 “암수딴그루 = 자웅이주(雌雄異株)”인데
가끔 “암수한그루 = 자웅동주(雌雄同株)”도 발견됩니다.
- 번식은 씨앗과 뿌리로 하는데, 보통 뿌리로 합니다.
- 뿌리는 무척 거대하게 뻗는데, 보통 땅속으로 4~5m 이상까지
깊이 뻗어 있습니다.
5. 잎
- 마주나기로서 둥글거나 심장모양이며, 3~5갈래 또는 7갈래로 갈라집니다.
- 잎의 앞뒤 양쪽에 거친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습니다.
6. 꽃
* 꽃말 : 성의(誠意), 순진무구(純眞無垢 = 티 없이 순수함)
---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 8~9월에 수꽃과 암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서 피는
“암수딴그루 = 자웅이주(雌雄異株)”로 핍니다.
- 수꽃은 꽃잎이 5장인 많은 꽃이 자잘하게 피는 “원추꽃차례”의 모습인데,
흰빛이 도는 녹색이며, 짧은 실처럼 생긴 수술이 있습니다.
- 암꽃은 뭉실뭉실하게 생긴 꽃이 포도송이처럼 밑으로 쳐지는데,
황록색의 색깔로 “총상꽃차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길게 나와 있던 암술머리가 떨어지면서 녹색의 돌기가
생기고, 이 돌기에서 점착성 담황색 분말인 “루플린(Luplin)”이라는 끈적끈적한
물질이 나오는데, 여기에 독특한 향기와 쓴맛이 있어서 맥주의 원료로 씁니다.
7. 열매
- 구과(毬果)의 모습으로 10월에 익는데, 볼록렌즈처럼 생겼고
둥근 포(일종의 꽃받침)에 덮여있습니다.
- 암꽃과 함께 맥주의 원료로 씁니다.
* 구과(毬果) = 포자수(胞子穗) = Cone = Strobile(Strobilus)
- 구과(毬果) 식물의 열매 즉, 낙우송 과 식물, 측백나무 과의 식물, 소나무 과의
식물 따위의 열매로, 목질(木質)의 비늘 조각이 여러 겹으로 포개어져 둥글거나
원추형이며, 미숙(未熟)할 때에는 밀착되어 있으나 성숙함에 따라 벌어져
열립니다.
- 비늘조각 안쪽에는 씨앗이 붙어 있습니다.
- 솔방울(pine cone), 잣송이, 맥주의 원료가 되는 홉(Hop) 따위가 있습니다.
8. 쓰임새
- 어린 싹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 암꽃차례와 열매를 맥주의 향기와 쓴맛을 내는 원료로 쓰는데
여기에는 또한 보존성을 높여주는 성분도 들어있다고 합니다.
- 맥주의 원료로서의 <홉(Hop)>를 짜고 남은 찌꺼기는 가축의 사료로 씁니다.
- 그런데 <홉(Hop)>의 독특한 맛은 최근 제과산업(製菓産業)부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 암꽃차례와 열매에는 또한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오줌을 잘 누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 또한 여기에는 여성호르몬효과가 있어서 폐경기 증상도 완화해 준다고 합니다.
- 줄기와 뿌리에서는 지사제(止瀉劑)로 쓰는 제약원료인
타닌(tannin)을 추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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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H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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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맥주산업도 무척 활발하고 또 최근 수입맥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언젠가 <맥주> 전반에 대하여도 좀 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번에는 홉에 관한 얘기군요. 생김새를 처음 관심을 갖고 보았습니다. 예전 수솓동 수출부 시절 일 끝난후에는 근처 상상을 비롯해서 맥주 바와 스탠드바를 휩슬며, 가끔 맥주 네잔 또는 세잔 이어마시기 초를 재어가며 내기하던 치기들이 생각납니다. 평소 맥주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한 두잔은 입가심으로 우리들끼리 일이차후 초동에서 노가리에 생맥주로 밤을 새워가며 뭔가 얘기하고 화도 삭히고 했던 기억과 테니스 후 한두잔의 맥주 맛은 아직도 진하게 뇌리에 박혀있습니다. 홉에 대한 견문도 넓혔습니다만, 우리의 추억도 새삼 떠 올릴수 있어 따뜻한 마음이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저도 한 때는 맥주를 엄청 좋아했는데, 요즘은 맥주를 많이 마실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맥주는 여름에 마셔도 좋고 겨울에 마셔도 또 멋있는 술인 듯 싶습니다. 아니 뭐 다른 술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맥주를 무척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의 맥주가 다 들어와 있고 또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파는 곳도 여럿 있더군요. 말씀하신 그 언젠가에는 참으로 맥주를 많이 마셨는데, 아련한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도 만나는 오비들과 함께 여기 저기 들르며 참으로 재미있고, 활기찬 시절이었습니다. 맘까지 쓱 젊어집니다, 생각만해도.. 상상 석화 등등... 수송동, 초동, 그리고 신사동..ㅎㅎ 이름도 잘 생각나진 않지만..
오늘은 생각만 해도 시원한 맥주로군요. 지금도 주사장님 얘기대로 수송동, 초동, 강남역 근처가 어른거립니다.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을 발굴하여 해석해 보니 "괴로운 건 행군, 맛있는 건 맥주"라는 말이 쓰인 것이 나올 만큼 수천년 전부터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중동 출장 시에 들은 얘긴데요, 그 당시는 맥주의 알콜 도수가 포도주보다 아주 높아 성경에서는 독주라고 번역되었다고 하네요. 아마도 10도 이상었다고 하내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자연이 술을 만들지만 그것을 발견하고 또 다양하게 발전시킨 인간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열대지방에서부터 한대지방까지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인간은 어떤 것으로도 술을 만들어 즐기고 있으니 인간세상에 술이 없었으면 어떻게 진화해 나갔을지가 궁급합니다. 그토록 즐기던 술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약해지고..... 술 끊고 담배 끊고 또 뭐까지 끊을 때가 삶의 마지막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술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려 했더니 책으로 몇십권이라도 모자랄 듯 싶어 그만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