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형 원산 - 너무 놀라지 마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2009-11-14/짝재기양말
요새 연극 보러 다니기에 신출귀몰하는 편인데
의무방어를 못해 빼먹은 연극이 있다.
‘너무 놀라지 마라’ - 아르코소극장 - 작, 연출 박근형 연극.
11일부터 15일까지 겨우 5일 하기에 챙겨서 봤다.
근데 첫날부터 끝날까지 전석매진이란다.
매진.. 그러니까 더 꼭 보고 싶은 생각에 반사작용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볼 수 있도록 배려해준 극단 골목길에 삼가 감사드린다.
진짜 연기가 뭔지, 진정한 연극이 뭔지,
보여줄 요량으로 여배우 1인분 여성제작자 1인분과 같이..
쌀쌀맞은 날씨에 시험에 들지 않고 꿋꿋하게..
박근형 연극엔 세트를 대충 무시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 연극은 그 버릇을 고쳤는지 세트가 있다.
얼핏 무슨 서부시대 전쟁터 요새 같은 이미지의 세트는 어떤 미션들이 감춰진 듯..
컨테이너 박스내부 같기도 하고 하여간 볼거리는 벼룩시장 같다.
무슨 집안이고 어떤 인간들이 나오는지 궁금해진다.
뭐, 박근형 단골메뉴 콩가루 집안이겠지만..
아버지가 손발톱을 손질하는데 병신 같은 둘째아들이 오락가락한다.
주로 똥간에서.. 똥간에서 용을 쓰는데 나올 똥이 없나~
그러다 아버지는 뭐라 구시렁구시렁 거리더니 심심해서 죽는 것처럼 똥간에서 목매 자살한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하나 안 놀래는 자식식구들.. 진짜 너무 놀라지 않는다.
연극 명찰이 좌우명인양 끝까지 하나도 안 놀래는 배우들..
극의 내용은 무지 놀라운데 관객마저 착실히 연극명찰을 준수한다.
비정상적 이상한 분위기.. 대체 뭐가 잘못된 거야?
씨바.. 나 혼자 반응함서 킥킥대며 유기체처럼 자지러지는데 무슨 무기물질들 쫙 깔린 듯 무기력하다.
끝나고 보니 단국대 문창과 학상들이 단체로 섞여있음이 작용의 원인이다.
연극은 졸라 웃으라고 만들어놨는데 수첩에 뭘 써가며 보는 빙신들..
닝기미, 좆도,, 극장이 학교야~ 학구적 꼴값들 하고는..
내 이래서 매시간 국가와 민족을 걱정함서 수능산업 망국교육을 저주한다.
어떤 빙신교수가 가두리양식장 학상들 갖고 개 꼴값을 떨었을지..
연극이 뭔데? 그냥 보면 되는 거다. 많이 보면 좋고..
연극교육? 진짜 대학마다 옆차기들 한다. 왜, 연극을 분석하고 따지고 인수분해 외과수술 하지?
나처럼 그냥.. 연극 4000개쯤 보면 ‘연극에 1가견’은 저절로 생겨나는 거다.
연극을 왜, 쓰면서 봐! 그냥 보면 되지.. 학상들만 참 딱하고 불쌍타!
남편 ‘영필’이 시동생 ‘주완’에게 까는 대사,
‘니가 창조와 기록의 차이를 알아~’
아니, 디지털테크놀로지 선진국 한국에서.. 웬, 70년대 아날로그 꼴값? 왜, 써?
대사는 녹음하면 되잖아~ 기억지능 펭귄? 조류 인간인가~
이런 감정은 나뿐만이 아니다.
분장실 탐방하고 배우들이랑 야부리 까는데 배우 김영필 왈~
나랑 똑같다.
‘왜, 쓰면서 봐! 연기하는데 거슬리게..’
그래 맞아 좀 예민한 배우라면 거슬리기도 하겠다.
‘하여간, 학삘들 학습태도.. 불편함 야기 시키는 재수 없는 족속들이얌~’
그냥 자유롭게 보고 자유롭게 야부리 까면 된다.
토론? 난 자유토론이라며 자유롭게 하는 것 못 봤다.
왜, 그케 인위적이야~ 세미나 흉내 내며..
토론은 캐나다 토론토 가서하길.. 토론토는 인디언 말 ‘토론터’에서 유래됐으니
한국말과 아주 친근하다 ‘토론하는 터’ 지금, 동네반상회니..
학삘단체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관객들 점유율이 지배적이니 조심하여라.
소수단체가 다수개인의 즐길 권리에 영향 끼치지 말라는 것.
씨발놈들이.. 군중심리학에서 새대가리 생선대가리 이론이나 알까?
단국대문창과 언제 생겨났는지 모르지만 내겐 낯설다.
앞으로 연극을 집단으로 보고자 할 때는 수준이하인
단체군중심리나 집단지배심리로 놀지 말길..
단체관극하면서 을마나 단속력이 없으면 내 옆에 젊은이가
큰소리로 ‘단국대 문창과 모이세요’를 외치나~
얼마 전, ‘눈먼 아비......’ 봤을 때도 선생 하나의 인솔 하에 여고생 단체가 같이 봤지만
티내며 소리 지르는 그따위 하나 없었으니 고삘이 대삘보다 훨 낫다.
훌륭한 연극 보는데 중국산인해전술이 방해를 하니 심술이 창궐한 결과다.
똥간에서 죽은 아버지는 연극 끝날 때까지 똥통에 매달려있으면서
이 땅의 위선적 장례문화 풍속도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부모가 죽으면 모든 불효가 ‘효’를 흉내 내는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허례허식을 꼬집는다.
비극의 철저하게 희극으로 비꼬는 ‘깜깜한 비웃음(블랙코미디)’을 선보인다.
시아버지가 죽거나 말거나 남편 아내 시동생은 평범한 일상이다.
그다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식구는 시범 보인다.
전개과정에서 남편 아내 시동생의 관계가 야리구리하게 드러나는데도 하나 놀라지 않는다.
나중에 소방수가 나타나 아내랑 잠자리를 해도 친밀한 일이라 아우른다.
한국적 미풍양속에다 도덕 윤리적 관념으로는
납득 안가는 2해에서 3을 더할 5해다.
moral hazard란 따위를 우스꽝스런 개념으로 보고 바탕자체를 까버린다.
그럼서 ‘너무 놀라지 마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
‘아주 시시한 일이니 아랑곳하지 말아’라고 진정시킨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너무 웃기지 말라한다.
어떤 경지를 터득한.. 득도의 깨달음이 있는 듯.. 암시를 살짝살짝 주는데,
관객은 2해해야할지 5해해야할지 3을 빼고 더함에 헷갈린다.
이 작품은 배우 저마다의 연기가 일품이 되어 명품을 만든다.
먼저, 아내役으로 지맘대로 연기를 펼치는 ‘장영남’.
나무랄 데 없는 남자이름이나 여배우다.
미모, 외모, 연기, 이 3박자 매력으로 봤을 때 그 나이의 여배우 중 최고라 본다.
과격함에서 디테일까지 외면내면연기를 통달한 才媛(재원)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엿보이나 갈고 닦은 후천적 요소도 빛난다.
선천적 후천적이 짝짜꿍하면 세상에서는 천부적이라 한다.
공연 본 뒤 일정시간이 지난 뒤 분장실을 살짝 쳐들어갔다.
잠시, 이 배우와 눈도장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학교 다닐 적 대학로에서 활개 치며 돌아다니는 이 ‘짝재기양말’을 알고 있었다.
난 이제 알았는데, 이거 뭔가 공평하지 못하잖아~ 좀 미안해진다.
잠깐 동안 야부리를 깠고 공연준비 땜에 분장실을 나왔다.
다음, 이 극에서 젤 멋진 대사를 구구절절 쏟아내는 남편役 ‘김영필’.
잘생긴 간판에 훤칠한 외모로 일단은 국제규격 합격점.
박근형 연극 메들리에서 나랑 친교도 오래된 편이다.
연극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신념이 뚜렷한
술자리 분위기도 잘 맞추며 놀음판 광대기질이 얼핏 엿보이는 材木(재목)이다.
‘경숙이 ...아버지’ 역할을 타고난 한량처럼 수행했던 매력남.
영화캐스터들은 어디 어믄데서 어믄 다리 긁고 있는지..
조건이 잘 갖춰진 이런 멋진 배우를 놔두고..
다음, 날카로운 눈매에 변화무쌍한 표정이 일품인 소방수役 ‘김동현’.
이극에서 유일한 외부인사로 정상적인 대사를 지껄인다.
청춘예찬과 ‘보고싶습니다’에서 특출 난 연기열정을 불태웠다.
현재, ‘마지막 20분 동안 말하다’에 출연중인데
살짝 땡땡이치며 이 극에 나타나는 것.
본래 뛰는 연극이 장기공연이고 더블캐스팅이기에 화류계 바람을 피는 것.
박해일보다 더 매력요소가 많은데 영화는 그에 못 미쳤다.
다음, 이극에 밑받침이 되는 시아버지役 ‘이규회’와 시동생役 김주완.
박근형 연극에서 한참 전부터 잘 나타나는 단골배우다.
이규회 김주완
개성적 인상이 받쳐주는 연기로 감초에 양념역할을 잘 수행하니 무대에 익숙한 거다.
연기노동력 수행하는 난이도가 높지만 감수능력이 탁월하니 문제없다.
연극 끝날 때까지 매달려 있어야하는 황당함과 상습변비로 응아에
힘주는 에너지 낭비엔 둘 다 고칼로리가 요구될 터다.
탄수화물에다 지방질이 풍성한 먹일 먹여야 마땅한 식대와 식단으로 싱굥 써줘야 할 역할이다.
근데, 그럴까~ 박근형 연극은 ‘그로토프스키’한 소식통으로서 감잡히는데..
배우 얘기는 이만 각설하고 박근형이 쓰고 만드는
그만의 자작연출에 한마디 필설 해야겠다.
그가 타작연출에 손대는 경우가 좀 있었지만 대체로 망가지는 결과를 남겼다.
대표적으로 ‘정미소’에서 공연했던 ‘선데이서울’이 되겠는데..
지난후기 - http://kr.blog.yahoo.com/jjagida/1178400.html?p=1&pm=l&tc=304&tt=1258332556
당시, 주연배우 배두나 엄마 김화영이 연극 보러 갔을 때 날 발견하고는
박근형 갖고 남몰래 피력한 울부짖음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난 후기에 읽히듯 박근형은 자작연출을 해야 그의 진가가 나온다.
why? 확고한 그만의 연극세계관이 제대로 나오기 때문~
최근 섹스펴와 체홉의 명작해석으로 창작영역을 넓혀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
no-set풍에서 이 작품처럼 기능성set 세우기도 보기 좋다.
실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선보인 ‘집’이란 극에서 set시범을 보였다.
1999년 청춘예찬을 필두로 21세기 서막을 멋지게 장식한 이후,
2009년까지 10년의 궤적을 돌이켜보면 그동안 발표했던 주마등같은 작품들을 ‘주옥’같다.
막 만든듯하나 하나하나 잘 씹어보면 색다른 취향과 함께 경향이 있다.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는 그 취향과 경향을 살려내는 대표적 작품이다.
이제 어디서 또 할 텐데, 오리지널 ‘청춘예찬’을 놓친 관객들..
‘너무 놀라지 마라’로 박근형연극의 진가를 취하길..
http://cafe.daum.net/dongsdong 동숭동사람들
http://kr.blog.yahoo.com/jjagida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