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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36(하얀색 검정색)/묵향
가뭄이 생명을 위협하던 엊그제가 마치 꿈을 꾼 듯 아련하다
파란하늘에 그려진 뭉게구름이 몽실 몽실 목화솜을 뭉쳐놓은 듯 뽀송뽀송하다.
새들의 노래 소리는 청아하여 귀를 씻어주고 하수오의 줄기는 쑥쑥 줄을 타고 오른다.
가뭄에 오디의 달콤함은 침샘을 자극했지만 목마른 초목들은 숨소리가 가빴었던 기억을
금 새 잊어버리곤 지금의 희열에 콧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간사함에 머쓱해진다.
아직 잔디 깎기를 마련하지 못하여 해마다 예초기로 잔디정리를 하다보면
왼팔이 너무 아파고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이제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그렇게 가지런히 잔디이발을 해놓고 보니 참 기분이 좋다.
여름이면 풀과의 전쟁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될 수 있으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려 몸으로 때우지만 뙤약볕에 호미를 들고 풀을 뽑는 것이 좀체 쉽지를 않다.
“에라...올해 한 번만 쉽게 가보자”
작물에 분사되지 않게 제초제를 뿌리며 새벽부터 오전을 소비하곤 그늘에 주저앉아선
또 다시 고무줄 새총에 조약돌을 먹이곤 시끄럽게 짖어대는 까마귀 떼에게 날리려 서산을 보는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주저앉는다.
산발적으로 내리는 소나기가 다가올 것 같은 예감에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시커먼 먹구름이 마치 검은 보자기를 쓰고 나타나는 마녀군단과 같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솜이불 같던 그 아름답던 흰 구름은 검은 구름의 등을 타곤
숨어버린다.
“구르르르릉...”
낮으면서 우렁찬 사자의 포효처럼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삶이 그런 것처럼
밝은 날이 있으면 어두운 날이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들은 어둠이 닥치지 않기를 소원하며 길을 걷고 있다.
어느 날
어느 축복의 장소에서 결혼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인륜지대사가 치러지고 있는 순간 그 곳엔, 각자의 가슴에 또 다른 생각과 기대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동상이몽을 꾸며,
인생2막을 치루고 있는 결혼당사자도 혼주도 하객도 모두 한 가지 마음인 것은 바로<祝福>하는 마음이다.
밝은 곳을 향하여 발을 내딛는 순간이고
잘살기를 바라는 부모마음의 떠나보냄이기에 환한 미소와 덕담으로 보기에 좋은 모습이기에
우리는 그 것을 축복이라 하며 하얀색의 긍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결혼식장에는 대낮처럼 밝게 불을 밝히지 않고 어두침침한 조명 아래서 진행할까?
빛은 어둠속에서 빛의 가치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하얀색은 반드시 검정색이 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림자가 없는 세상은 삶의 흔적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그림자로 인하여 흔적을 느끼고 시원한 그늘 역할을 하며 힐링을 도우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삶을 이어가면서 행복만을 느끼며 살 수가 있을까
행복만을 누리며 산다면 그것이 곧 불행일 것이다
삶은 요철(凹凸)이기에 반드시 음양의 이치에 따른 불변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음인데
우리는 늘 밝음만을 고집하며 사는 우매함을 범하고 사는지 모른다.
다가오는 어둠에 순응을 하며 가장 현명하고 지혜롭게 밝은 곳을 향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노력의 결과가 곧 포만의 총체적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과 여...
그 자체가 요철이다.
사랑이라는 무한의 감정을 통하여 유한의 세월을 보내며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자신을 담금질하는 것이리라.
음양의 본질을 조금만 이해를 하여도 남과 여의 관계는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 이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조잘대며 제비처럼 짝을 이루어 살아가는 극과 극의 성을 통하여 교합의 에너지를 통한 생을 이어가는
만물의 삶은 어둠과 밝음의 세계에서 공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그림속에 고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며 살고 있는 것이다
검정색...
그 색은 무엇일까
검은색 속에는 어떤 물질의 색이 혼합되어 있을까
검정색은 우리들의 칠정이 담겨져 있다.
사람의 일곱 가지 감정. 기쁨(喜)·노여움(怒)·슬픔(哀)·즐거움(樂)·사랑(愛)·미움(惡)·욕심(欲)...
또는 기쁨·노여움·근심(憂)·생각(思)·슬픔(悲)·놀람(驚)·두려움(恐)...
검정색에 혼합되어 있는 우리들의 삶은 반드시 슬프고 두려운 것만이 아니라 기쁘고 즐거운 삶도 포함이 되어있다
그 어두운 색깔을 통해 밝은 색인 하얀색을 빛나게 하는 것이 지혜라 생각을 한다.
인생길을 소풍하면서 우리들은 어떤 곳을 어떻게 지나며 어떤 방법을 사용하며 긴 터널을
벗어나 지금의 이 자리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서있을 수 있었을까
우리들의 마음은 긍정의 요소를 담고 있었는지 부정의 요소를 담고 있었는지...
어느 가을날...
벚나무 잎사귀가 마로니에 뒹구는 호젓한 길을 따라 걸어간다.
사랑하는 연인이 두 손을 꼭 잡고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황혼에 물든 벚나무 단풍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가슴에 묻어둔 사랑이라는 벅찬 감정을 통하여
내일의 희망을 꿈꾸기에 앞서 그 순간의 행복한 희열로 인하여 삶의 기쁨을 누리는 연인...
곧 어둠이 찾아들고 지금껏 고요한 정적만 맴돌던 서로의 어깨에 내려앉는 검은색의 물결...
두려움이 찾아들 것 같았던 어둠은 띄엄띄엄 밝혀지는 가로등으로 인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동공에 담으며
서로의 눈빛이 애절함으로 익어가며 입맞춤 하는 그 것이 바로 검정색과 하얀색의 조화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어디 하얀색 빨강색 노란색으로만 삶을 밝힐 수 있을까
어디 암갈색 암청색 등으로만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색의 삼원색은 빨강 파랑 노란색 이다.
빨강 파랑 노란색이 겹치면 검정색이 된다.
빛의 삼원색은 빨강 파랑 초록색이다
빨강 파랑 초록색이 겹치면 흰색이 된다.
밝은 마음을 더하고 더하면 더 밝은 마음으로 변하여 사랑을 잉태한다.
어두운 마음을 더하고 또 더하면 더욱 어두운 마음으로 변하여 부정의 극대화를 이룬다.
단순한 색깔로 곱고 아름답다 칙칙하고 어둡다. 라는 표현을 하지만 우리의 삶은 바로 색깔과도 같아서
생각의 됨됨이에 따라서 같은 말을 다른 해석으로 풀이되게 마련이다.
행복이란 긍정의 생각이 삶의 질을 높이며 가난하지만 즐겁고 행복하다 여기며 밝은 색과도 같아
보기에 좋고 예쁜 모습을 드러내며 몸 마음을 건강하게 살찌운다.
불행이란 부정의 생각이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며 늘 찌푸린 모습의 몸 마음을 피폐화 시키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어두운 밤을 침체되고 부동적이며 아침을 기다리는 암울한 시간이라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삶을 이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낮과 밤은 생을 위하여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여 힘든 육신을 안정시키는
휴식의 밤이자 빛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기회의 시간이 된다.
염치를 아는 동물이 인간이기에 가장 은밀한 마음을 전하는 때를 밤으로 인식하여 산만한 활동의 시간을 배제하여
가장 신중하게, 가장 은밀하게, 가장 소중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조용한 어둠의 시간에 진솔한 사랑을 나누어 그 결실을 맺게 하는 이치가 바로 밤의 시간이며
검정 천으로 나신을 감은 듯 보이지 않는 검은 꺼풀 속에서 부끄럼이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맺게 되는 이치를
우리는 부여 받아 행복을 누리고 있다.
어둠속에서 작은 촛불이 황홀하게 아름다운 이치를 깨우칠 필요가 있다.
빛의 소중함을 느끼며 빛으로 삶을 잉태하고 유지하는 없어서는 안 될 밝은 색이 바로 하얀색이리라.
어머니가 아버지에 비하여 우리들 가슴에 영원한 것은 음이라는 생명체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어디 어머니에 비하여 아버지는 없어도 될 존재인가.
밭이 아무리 드넓으면 무엇에 쓰일 것인가
양성(陽性) 물질인 씨앗이 존재하지 못하면 밭의 용도도 무용지물인 것을...
아버지는 바로 없어서는 안 될 씨앗의 소유자기에 그 씨앗을 뿌려야 삶을 이어갈 곡식을 거두는 것이리라.
또, 씨앗이 있으면 무얼 하겠는가?
옥토의 기름진 밭이 아니면 생명체는 튼실하게 싹틔우지 못하는 삶의 본질이 흔들리는
위험요소가 되기에 음양의 조화는 높낮음이 없는 수평을 이뤄야 삶이 풍요로워 질 것이다.
마른 곳에서는 발아가 되지를 않는다
여성이 중하고 어머니가 더 존중받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물은 계곡에 흐른다.
습기가 없는 곳에서는 씨앗이 태산같이 쌓였어도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 곧 어머니는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소중한 본질체이기에 은혜를 담고 사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내면이 깊은 것은 마음의 곡간이 넓기 때문이리라
잘생긴 사람을 아름답다 부르지 않는다.
마음의 형성이 아름다운 사람을 아름답다 또는 곱다고 칭한다.
잘생기고 마음의 씀씀이가 아름답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의 아름다운 사람이리라
못생겼다 생각하는 이의 마음이 아름답다면 진정한 아름다움일 것이다
못생기고 못난 마음을 지닌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고
잘생기고 못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수치스러운 사람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밝은 삶을 원하면서도 어두운 생각을 하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욕심이란 마음의 때가 묻었기 때문이리라.
사랑을 하면 거짓이 없어진다고 한다
진솔한 마음을 소유한다는 것이다
사랑을 하면 맑아진다고 한다.
마음에 때를 벗기고 나면 사랑의 감정이 옹달샘처럼 샘솟기 때문일 것이다.
아련한 그리움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 사랑이리라
그리움이 넘쳐 보고픔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 사랑이리라
자신의 마음에 거짓이 없기에 아픔이란 통증을 느끼는 것이고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주는 것이기에 목숨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 속에는 음과 양의 양극(兩極)이 존재하기에 무한의 정신적 요소인 사랑이 극대화 되는 삶의 본질이리라.
어떤 이는 그 아름다운 사랑을 아름답다 말하지 못하고 세상의 눈치를 기준삼아
사랑 속에 담겨져 있는 모든 행위를 부도덕적이다, 불결하다 논하며 커튼 속에 감추는 행위를 일삼는다.
육신의 쾌락이 어둠이라면 정신적 사랑으로 인한 온전한 사랑은 밝음일 것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
누군가 표현을 하며 우리들의 마음에 평화를 안긴다.
어찌 사람의 모습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 꽃보다 아름답기에 그러한 것일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삶의 섭리는, 암수의 관계로 유지되어 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음양이며 밝음과 어둠이며 하양색과 검정색의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파란 여름하늘에 흰 구름 먹구름이 수를 놓았다 풀고 또 다시 각양각색의 그림을 수놓는다.
우리네 인생길에 헤아릴 수 없는 각양각색의 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우지만 우리들 마음엔 공통적인 한 가지를
분명히 쌓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덕(德)이라 부르는 밝은 색이며 하양색이다.
부피도 없고 무게도 없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삶에 가장 중요한 함축된 말이기도 하다
덕(德)...
그 속엔 마음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온갖 보석들이 가득 차 있다.
후대에 아무리 물려주어도 양도세가 과세되지 않는 소중한 덕목이기에 크고 작음을 말하지 말고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대로 쌓아갔으면 좋겠다.
명심보감에 실린 중국 주나라 시절의 현자(賢者)의 말을 옮긴다
태공이 왈 견선여갈 하고 문악여롱 하라
太公 曰 見善如渴 聞惡如聾
우왈선사 란 수탐하고 악사 란 막락 하라
又曰善事 須貪 惡事 莫樂
*태공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를 때 물을 본 듯하고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 하라”
또 “착한일이란 모름지기 탐내야 하며, 악한 일이란 즐겨하지 말라” 라고 했다
아름다운 이 세상이라 생각하며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착한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많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뜻함이란 우리들 마음에 밝고 건전한 감성이 가득하기에 느끼는 것이리라
<따뜻한 물 한 바가지로 빙산을 녹일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다
포용하고 이해하고 용서를 통한 따스함이 넘친다면 밝은 세상의 우리들이 될 것이다
흰 동그라미에 검은 점하나를 찍는 것이 양 중음(陽中陰)이다
검은 동그라미에 흰 점 하나를 찍는 것이 음 중양(陰中陽)이다
두 색깔 중 하나가 빠지면 색을 이룰 수가 없다
양은 음을 소중히 여기고 음은 양을 포용하며 사는 것이 삶이다.
하양색과 검정색이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어느 것이 더 소중 한가 아닌가를 논하지 말자.
두 색깔이 모두 없어서는 안 될 불멸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얀색과 검정색...
이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에 회색(中庸중용)이 있어서 끊임없이 이어지며 삶을 이루어 간다.
그것을 천지인(天地人)이며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체가 사람이기에 세상은 돌아간다.
사람들은 사랑을 찾아 행복이라 말하며 입가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
평화를 찾아 기쁨이라 말하며 자신을 던진다.
어제의 부족함을 오늘에 채우며 넘침보다는 조금은 모자람에 만족을 한다.
내일은 또 다시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마음은 평화롭다.
곱디 고운 열 개의 손가락이 피아노의 건반 위에서 춤춘다
하얀 색과 검정색이 어우러져 희노애락을 불러낸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또 다시 평온하게
보이지 않는 오선을 넘나들며 삶의 선율을 고른다
청중은 때론 웃고 때론 울며 영혼을 띄워 유영을 한다
검정색과 하얀색의 조화...
그 속에서 행 불행을 느끼며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그것이 삶이다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색이 삶의 소중한 생명의 연결고리 임에 틀림이 없다
하얀드레스를 입은 건반의 마술사가 청중을 향해 우아한 피날레를 장식할 때처럼
우리의 인생소풍도 환호와 갈채속에 아름답게 끝냈으면 좋겠다
바람과 구름 /묵향
삶의 땀방울 방울방울 등줄기에 흐른다
그것으로 인하여 행복이라 말할 때
하늘 끝 저 곳에
그리움 한 송이 피어오른다.
가슴에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피어오르는 하얀 구름이 솜사탕 되어
달콤한 혀끝에 맴도는
사랑 한 송이 피어오른다.
달콤한 카푸치노 향 바람에 실려
내 앞에 주저앉아 손을 잡는다.
구름 한 조각 찻잔에 띄워서
바람에 실어 사랑하는 님 에게 보내드릴까
구름에 띄워 그리운 님 에게 전해드릴까
하얀색 하트에 검은 점 하나 찍어 보낼까...
*사진: 2015년 7월 묵향 촬영
첫댓글 감사 합니다
다녀가신 흔적에 고마움이 큽니다
즐거운 주말저녁이 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