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금욜날) 오후 3시경 닉이 왕의남자인 이준기 친구의 문자메세지 3통이 핸펀으로 날라들었다.
뒹굴어 자는 고양이 손과 멍멍이 개 발이라도 빌려야 할 농촌의 사정을 알리는 메세지..
곧바로 동창회 카페의 한줄인사말에 이 소식을 알리고...
몇몇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전활하니...
개똥도 약에 쓸려면 찾기 어렵다더니 모두 先約들이 있어서 같이 갈 동반자를 찾을 수 없었다.
어짤수 없지..
어릴적 都農을 오가며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와드려서 어차피 농촌의 실정을 잘 알고 있으니깐..
농사일 이라면 自信도 있고 하여 나 혼자라도 가야지 생각했다.
내가 왕의 남자에 반한 이유는 토백이 산장 야유회출발 전 37년만에 처음 경기장 앞에서 만났던 날 구리 빛의 가무잡잡한 얼굴에 이빨이 하얗게 드러나는데 이 친구 속이 꽉 찬기라...
얼굴엔 웃음 꽃이 활짝 피어 있었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현재의 사정을 듣다 보니
흙에 사는 모습이 부러웠다..
토요일 아침 자는 如意珠에게 "나 오늘 친구 일 좀 도와줘야겠다"고 하니 무슨일이냐고 묻길래..
"처음으로 농사일을 시작한 친구가 울금을 많이 재배하였는데 서리가 내리기 전에 잎의 채취를 하지 않으면 지어 논 농사 망친대",
"지은 각종 농산물도 선물로 준대"라고 하자..
"그럼 언제 끝내고 올건데, 아들 중간고사도 끝났으니 어디 바람이나 씌었으면 하는데" 그러자
"같이 갈래? 하니 "일도 못 하는데 가면 뭐해"라고 ..
그럼 "나 혼자 갔다 올께 애들이랑은 내일 전어회 묵으러 가자"고 하고
우유 한잔을 얼른 마시고 친구 농장으로 출발..
싸늘하나 맑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명랑주행을 하여 아침 8시경에 관촌역 앞에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너무 반가워 하며 농장으로 안내하더니 예쁜 친수씨를 소개하여 주었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같이 작업하실 동네 할머니들과 오늘 작업인 울금 잎 채취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모든 사진은 크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타고 간 차에 준비해둔 작업복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울금 밭으로 가서 울금잎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울금 꽃이 피어서 사진 한방..하얗게 핀 울금 꽃이 하얀 드레스처럼 예쁘다.ㅎㅎ
왕의 남자는 예초기를 몰고(헐~! 1천3백만원짜리란다) 배나무 사이의 잡풀을 베었다.
타고 다니며 하니 기가 막히게 잘린다..짊어지는 쬐그마한 예초기로는 감당할 수 없단다.ㅎㅎ
구여운 꼬마 자동차 같이 생겼는데 풀베는 구신이다..ㅎㅎ
어느 정도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10시다.
친수씨가 새참을 내어와서 둘러 앉아 잠깐 쉬며 사진 촬영..
둘이 같이 찍으라고 하니 극구 피한다..빨간 상의에 짱화..ㅋㅋ
왼쪽은 울금 밭이다..
친수씨 언니(준기 처형)부부가 함께 일손 돕기에 동참...
친수씨도 예쁘지만 언니가 더 예쁘다...왕의 남자 내말이 맞지? ㅋㅋㅋ
농사 초년생인 왕의 남자 배추와 무우 농사도 잘 되었다고 뻐긴다..
잘~ 나오게 박아 달라고 포토포즈를...하하..멋지다..
(야! 배가 좀 나와야디..ㅎㅎ)
부지런한 사람 뱃살 낄 시간 없다..ㅎ
채소와 배, 나락 농사도 풍년이다..
앞은 배추 밭과 무우 밭이고 멀리 배나무 과수원이다..
황금 들녘으로 변한 들판과 아담한 산세...
트랙터는 나락베기에 바쁘다..
왕의 남자 과수원의 주렁주렁 열린 배..속으로 저게 하나에 천원이라면...
헐~! 셀 수없이 많다..와~ 부자다. 왕의남자ㅎㅎ
주렁주렁 열린 배의 모습을 확대..
점심을 가까운 식당으로 가서 다슬기탕과 김치찌개로 맛있게 묵고 왔다..
왕의 남자 농장주가 나에게 다른 작업을 부탁했다..
울금 잎을 채취하면 건조를 시킬 장소를 마련해야 하는데..
비닐하우스 내에서 말린다고 하우스內의 잡풀을 제거해 달란다...
예초기의 프로 達人(?)인 내가 제격이지..ㅎㅎ
차에 싣고 간 예초기를 메고 비닐하우스에서 작업을 하니 밖의 기온 보다 더 높다..
햇볕은 여름의 雨로 못다한 열기를 내뿜는다..
어~메! 더운거..땀이 줄줄 흐른다..ㅎㅎ
목도 많이 탄다..그런데~~
물을 찾아 보니 물이 없다..
물 갔다 줄 사람도 없다... 심부름해 줄 개나 고양이도 없다..ㅋㅋ
걍~ 배밭으로 달려가 배를 하나 뚝~! 땄다.
빛깔이 끝내준단다..ㅋㅋ
포장지 껍질을 벗겨보니 빛깔이 끝내준다..ㅎㅎ
눈치 볼 것 없다..
칼도 없다.걍~베어 묵는다..ㅎㅎ
맛도 좋고 시원하다..갈증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꺼~억!!(지송ㅋ)
배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ㅎㅎ
어느덧 해가 서쪽하늘로 뉘엿뉘엿 넘어간다...가을 석양이 아름답다..
핸펀 카메라여서 훌륭한 사진 작품은 아니지만 걍~감상해주라..ㅎㅎ
그러더니 달님이 반대쪽인 동쪽하늘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전기줄에 걸린 달...보름달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보기 좋다..(크릭하면 달이 잘 보인다.)
후다닥 친구가 정육점에 갔다 오더니 삼겹살을 사와서 오늘 일꾼들 배불리 먹여 살린다..
상추 배추잎에 싸서 먹으니 디게 맛있다..쩝!쩝!..ㅋㅋ
귀한 약주도 따라준다.. 쭈~욱! 캬~!
비닐 부대 속에 있는건 임실명품 고추이다..고추미인 선발대회도 있는 고장이다..
태양건조 고추다..요새 건고추가 비싸단다.. 斤當 3만원이란다..
금년엔 비가 많이 와서 작황이 안 좋단다..
그런데 이친구 고추는 無농약 재배란다..
수확한 배는 이런 박스에 담았는데...
상자를 셀 수가 없다..그리고 냉장실엔 더 많다..
섭씨 약6도를 유지해야 한단다..
오~! 이건 친수씨가 손수 쪄서 그늘에 말린 시래기란다...
이건 진짜 진짜 오리지날이다~!..
물고기 넣고 오모가리탕 해묵으면 정말 맛있을 것이다..ㅎㅎ
사~알~짝 친수씨가 나를 보자고 하더니...(데이트하자는 줄 알고 깜딱 놀래찌라..ㅋㅋ)
나의 차문 좀 열어 달래드니 배추와 말린 시래기를 실어준다..
와이고! 고맙고 감사혀여...
또 친구가 살짝 보자고 하더니 배 한 박스를 차에 실어 준다..
어라~ 이러면 안되는디...사양지심..
야~뇌물쓰는거냐?(속으로는 너무 기분 좋다.속뵈ㅋㅋ)
친구가 너무 고마워한다..오늘 목표 완수하면 됐지..
그래도 정리할 일이 있다고 나를 먼저 배웅한다..
7시경 농장을 출발하여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 오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해본다..
오늘 친구들 많이 왔으면 우정도 많이 얻었을 것인디..쩝.
농사도 지어보지 않은 친구가 고생이 많겠구나...측은지심.
농장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자면...
칫~! 그만 둘래여....알면 다쳐~!ㅋㅋ
구래도 꿈이 있어서..내년엔 한 5천평 더 심을 작정이란다..
에구~혀가 내둘려진다...ㅎ
친구야! 돈 많이 벌어...화이팅!
좀 피곤하지만 마음은 너무너무 상쾌하다..
아들래미 데불고 사우나 갔다 와서 컴터에 앉았다..어~자정이 넘었네?
읽어 주셔서 감솨..
첫댓글 넘 조타 !!!나는 동참하는 친구가 있을줄 알았는데 조금은 아쉽다.
친구들아!주말농장이다 생각하고 마니마니 가드라고....
농촌 인심과 흙에서 오는 삶의 생동감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란걸 내가 장담하지...ㅎㅎ
뭐니 뭐니 해도 땀흘린 만큼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흙(土)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는것...
우리 입으로 들어 오는 모든 양식의 원천을 느낄 수 있을꺼야...
좀 고상해지는 삶의 진리를 깨닫고 와서 더욱 좋았지...
공기도 맑고 너무 좋아...ㅎㅎ
정섭이 좋은 경험에 우정을 돈독히 다지고 왔구먼.... 에고 나두 꼭 갈라 했는디.....왕의 남자야! 함께하지 못해 미안 ^l^
이번 주에도 오라고 당부하드라구.....
사람 구하기 정말 어려운거 같어..
송헌!
친구를 위해 애 많이 썼네. 그리고 글 솜씨가 보통은 넘는구먼, 하루 일과를 상세히 그림사진 설명과 함께...
나도 외가가 관촌이라 동행도 하고 싶었지만 선약들로,,,
곧 있을 Retire(타이어 바꿔끼는 은퇴를 영어로는 이렇게 부른다네) 후에는 아예 준기네 집에가서 머슴을 살까부다.^^
준기가 키 작고 기계체조 했던 아이 아녀?
맞구먼...체조했쥐..ㅎㅎ
엉뚱(이중수)은 내가 엉덩이가 뚱뚱해서 붙인 닉네임이고,
소리문화의 전당, 서예전에도 한 번 가 볼 작정인데,
엎어지면 코닿는 회사(사대부고)요, 집(호성진흥더블파크)인데 냉큼 발걸음이 안 떨어지네.
과가 국어과라 송헌에 비하면 滄海一粟이지만, 한문에도 쬐금은 관심이 있는데....(樹岩 김종대한테도 3개월간 師事받은 적도 있지.
송헌이 올린 글은 빠짐없이 읽고 있어, 수준이 있고, 내용이 있고, 깊이가 있어서 좋네.
외서일체라고 인물도 좋고, 그런데 농촌봉사활동까지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이네.
무신 과찬을.....
비행기 태우믄 떨어진다니깐..ㅎㅎ
예술의 세계는 넓고 오묘하지... 내두 창해일속일 뿐이여..
울 서실에 정년이후 취미 삼아 붓 잡으신 분들 있쥐...
함 도전해볼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