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다 더 멋진 한국의 서정시는 없으리라.
구구절절 최적의 단어들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송창식의 노래 '토함산',
그의 천재성을 볼 수 있는 대작이다.
30대 초반에 나는 그의 감성을 직접 느껴보고자 경주 토함산, 석굴암으로 올라가
동트는 해를 바라보며 가사를 읊조린 적이 있었다.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가슴 속에 품었어라
세월도 아픔도 품어 버렸어라
터져 부서질 듯
미소 짓는 님의 얼굴에도
천년의 풍파 세월 담겼어라
바람 속에 실렸어라
흙이 되어 남았어라
님들의 하신 양
가슴 속에 사무쳐서 좋았어라 아하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 흘려 올라라
그 몸뚱이 하나 발바닥 둘을
천년의 두께로 떠바쳐라
산산히 가루져 공중에 흩어진
아침 그 빛을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미소로 웃는 돌이 되거라
힘차게 뻗었어라
하늘 향해 벌렸어라
팔을 든 채 이대로
또 다시 천년을 더 하겠어라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찾는 님 하나 있어
천년 더 한 이 가슴을 딛고 서게 아하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 흘려 올라라
그 몸뚱이 하나 발바닥 둘을
천 년의 두께로 떠바쳐라
산산히 가루져 공중에 흩어진 아침
그 빛을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미소로 웃는 돌이 되거라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땀 흘려 올라라
그 몸뚱이 하나 발바닥 둘을
천 년의 두께로 떠바쳐라
산산히 가루져 공중에 흩어진 아침
그 빛을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미소로 웃는 돌이 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