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크리스티나 로제티
누가 그 바람을 보았을까?
나도 아니고 당신도 아니라네.
하지만 나뭇잎이 매달려 떨고 있을 때,
그 바람은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네.
누가 그 바람을 보았을까?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니라네.
하지만 나무가 머리가지로 절할 때,
그 바람은 옆을 지나가고 있다네. 삼산노주三山鷺洲 번역
Who has seen the wind? Christina Rossetti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I nor you.
But when the leaves hang trembling,
The wind is passing through.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you nor I.
But when the trees bow down their heads,
The wind is passing by.
해설: 바람이나 나뭇잎 그리고 잔가지는 일체법 중에 하나라 각기 법성이 있다. 법성과 불성이 또한 다르지 않으니 성불할 수도 있다. 어떤 때는 나뭇잎이 잔가지에 매달려 애처롭게 떨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때는 나뭇가지가 머리를 깊이 숙이고 공경히 절할 수도 있다. “어떤 때는 술에 취하여 사람들을 꾸짖다가, 홀연히 향을 사루고 예배를 올리더라.”(有時醉酒罵人 忽爾燒香作禮) 그 경계가 이와 같다. “국화와 청죽은 미묘한 법을 선양하고, 바람에 나뭇가지와 물가에 달은 진심을 드러내도다.”(黃花翠竹宣明妙法 風柯月渚顯露眞心) 바람과 나뭇가지의 조합이 또한 이와 같다.
“누가 그 바람을 보았을까? 나도 아니고 당신도 아니라네.” 이 세간은 모두 대대로 이루어져 있다. 나와 당신은 설령 바람을 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 사람도 또한 바람을 보지 못할까? “한 불찰미진수의 심념을 세어서 알 수 있고, 대해 중에 물을 남음이 없이 마실 수 있으며, 허공의 양도 헤아리고 바람도 잡아맬 수 있지만, 부처님의 공덕은 다 설할 수 없느니라.” 귀신을 보면 바로 천도할 수 있다. 만일 바람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바람을 잡아맬 수 있을까?
2022년 3월 6일 길상묘덕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