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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반항끼”, 최후의 1人 김진휘
김진휘 동률재대국 3 ·4위전 승리로 막차 탑승… 입반입단 7명 모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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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입단대회 마지막 주인공은 김진휘였다. 20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32회 일반입단대회 동률재대국 3ㆍ4위전에서 김진휘가 김정선을 제치고 프로가 됐다. 김진휘는 본선10라운드에서 8승을 채우지 못해 7승자 7명이 벌이는 동률재대국까지 갔고 19일 2명의 추가 입단자 안에 들지 못해 3ㆍ4위전까지 치른 끝에 극적으로 입단에 성공했다. 이로써 2013년 초를 뜨겁게 달군 일반입단대회를 통해 배출된 프로기사는 유병용(충암도장), 이호승(양천대일도장)ㆍ박대영(이세돌도장)ㆍ백찬희(충암도장)ㆍ한승주(충암도장)ㆍ신윤호(양천대일도장)ㆍ김진휘(장수영도장)의 7명이다. 한국기원 소속프로기사 수는 280명으로 늘어났다. 2013년도 132회 일반입단대회는 172명(예선136명, 본선 36)이 참가신청했고 8일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예선전이 시작됐으며 14일엔 스위스리그 방식(변형)의 본선64강으로 이어졌고 동률재대국까지 치러 20일 끝났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30초 3회. - 가족 : 김승석(父) 씨와 변미숙(母) 씨의 1남 1녀 중 장남 - 입문시기 : 7살(우리나이ㆍ청주 율량바둑교실) - 입상경력 : 서울시장배 초등최강부 우승, 제3회 비씨카드배 아마대표 선발(2011년), 제16회 LG배 아마대표 선발(2011년), 제39회 명인전 아마대표 선발(2011년), 제16회 삼성화재배 아마대표 선발(2011년), 제4회 비씨카드배 아마대표 선발(2012년), 제1회 바이링배 아마대표 선발(2012년), 2012삼성화재배 아마대표 선발 등 - 동률재대국 3ㆍ4위전. 더 이상 남은 대국이 없다. 살 떨렸을 것 같은데 소감은? “본선 4승3패가 되었을 때(※ 본선10라운드 중 4패가 되면 자동 탈락) ‘이젠 끝장이구나’ 했다. 그런데 2판을 연속해서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을 찾았다. 절대 이길 수 없어야 당연할 정도로 지독하게 나쁜 내용인데도 승리를 한 것이다. 이렇게까지 일이 잘 되는데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겁날 게 없었다. 태어나서 죽음을 각오하는 심정이 됐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제 진 판도 웃으면서 대국했고, 오늘도 마음이 평온했다. 프로가 되어 정말 기쁘다.” - 오늘 대국 내용은 어땠나? “상대(김정선)은 장고파로 알고 있는데 오늘은 속기로 두었다. 저는 원래 속기인데 상대가 같은 리듬으로 따라왔다. 그래서 저의 페이스 대로 흘렀던 것 같다.” - 아마 시절에 이미 프로와 아마가 함께 겨루는 형식인 오픈기전에 많이 출전했기에 낯이 익다. “오픈기전엔 7번 아마대표로 나갔고, 중국기사와 3번을 대국했다. 스웨, 차이원즈에게 지고 구링이한테 이겼다. 오픈대회를 통해 얻은 입단포인트는 35점이었다.” - 입단 준비는 어떤 식으로 했나? “아침 9시~밤9시,10시까지가 정해진 공부시간이다. 집에서 도장까지 가까워 집에서 도장을 다녔다. 평소 공부는 사활 위주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사활은 모두 구해서 풀어봤다. 하지만 기보 보기는 귀찮아한다. 제일 싫어하는 시간이 있는데, 최신 기보를 사범님들께 해설해 보이는 거다. 다른 도장생들은 3판~6판 정도 하는데 전 1판을 겨우 한다^^” - 바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남들보다 1년 빨리 초등학교에 들어갔던 7살 때, 친구의 아빠들이 바둑을 두시는 거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둑TV를 봤다. 바둑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 상태여서 초급 강좌 같은 프로를 봤다. 부모님은 만화 영화 같은 건 안 보고 무슨 바둑을 보느냐고 하셨다. 한 4개월쯤 바둑TV를 보고 있으니까 결국 부모님께서 바둑교실에 보내 주셨다. 바둑교실 첫날, 난생처음 대국이란 걸 해보게 됐는데 거기 공부하는 30명 중 2명 빼고 다 이겼다^^ 바둑이 재미있어서 6시간~7시간씩 바둑교실에서 지냈다. 바둑교실은 반년 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갔다. 당시엔 너도나도 바둑교실에 자녀를 보내던 시절이었다. 프로를 지망하게 된 건 9살 때였다.” - 기풍은? “도장 형들은 나보고 바둑이 아주 ‘지저분하다’고 한다. ‘바둑도 못 두는 게 열 받게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상대를 자극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옆에 있는 지도사범 박병규 8단이 ‘정말 사악한(?) 타입’이이라고 도움말을 준다). 초반이 아주 약하다. 도장생활을 하기 위해 테스트를 받던 시절 장수영 사범님은 ‘포석은 한바연에 속한 아이들만도 못한데 수읽기는 신기하게 잘하네’라고 하셨다. 이용찬ㆍ박병규 사범님은 ‘넌 포석을 공부하면 할수록 손해인 것 같다’고 혹평을 하신다. 도장 8년 생활을 하면서도 제가 포석은 엉망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사람마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게 있는 것 같다.” - 마지막 대국을 앞두고 어제는 어떻게 지냈나? “도장에서 바둑 2판 정도 두고 나서 박병규 지도사범님과 한강가를 거닐었다. (무슨 대화를 했나?) 프로가 된다면 뭐를 할 거냐고 물으셨다. 저는 빨리 성적을 낼 거라고 대답했다. (바둑 외에 관심사가 보통 있지 않나. 그런 얘기는 안 하나?) 저는 오직 바둑밖에 모른다. 다른 분야엔 전혀 관심이 없다. 잠이 많아서, 평일엔 도장을 나가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만 주말엔 오후 3, 4시까지 잔다. 시체다^^ 그러고 눈을 뜨면 바둑을 둔다.” - 연구생으로서 라이벌이 있었다면? “라이벌 의식 같은 것 없다. 워낙 낙천적이라서 그런지… 먼저 입단한 한승주한테 어제 질 때도 씩 웃었다. 승주가 연구생 1위였고 내가 2위였다. (서로 간 승률은 어땠나?) 5 대 5다.” - 박병규 8단은 입단 확정 후 무슨 이야기를 해주던가? “넌 될 줄 알았어. 축하해 라고 하셨다. 저는 사범님께 무지하게 반항적이었다. 대들기도 많이 대들었는데… (어떤 식으로 대들었나?) 도장에서 다 같이 야유회 가자고 하면 혼자 안 가고, 같이 운동하자고 하면 못하겠다고 뻗댄다. 한번은 중국에서 교류전이 있었는데 모두가 하는 체조에 나오라고 박병규 사범님이 말씀하셨는데 싫다고 눈 부릅뜨고 대들었다. (옆에서 듣던 박병규 8단 왈‘내가 맡아서 가르친 게 죄지^^’) 사실, 나름 사정이 있다. 저는 고도난시에다가 저질 체력의 소유자다.” - 목표는? “올라가 볼 데까지 가 보는 것이다.” |
첫댓글 입단자 7명 중 마지막으로 입단한 제자를 사위(박병규8단)가 복기해 주는 장면.
저 앞에 물끄러미 그 장면을 쳐다보는 딸(김은선 4단).
훌륭한 제자를 키워내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