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없이는 생명도 없고 믿음도 없다. 가인과 아벨은 스스로의 믿음으로 각각 곡식과 양으로 제사를 했다. 하나님은 아벨의 제물은 받으셨지만 가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아벨이 믿음으로 드린 피의 제사만 받으셨다. 아벨은 믿음이 올 것을 멀리서 희미하게 바라보고 제사를 드렸다(히11:4). 동틀 때 동쪽 하늘이 훤해짐으로 희미하게 날이 샘을 알 수 있다. 해를 보지 않았어도 동트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아벨은 멀리서 그리스도의 피에 대하여 알았다. 그에게 계시나 계명이 없었지만 장차 대속의 은혜가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 본 것이다.
하나님은 홍수 이후 노아에게 피에 관해 말씀하셨다(창9:4-5). 이때부터 사람들은 피에 대해 사모하게 되었다. 그들은 고기를 먹더라도 피채 먹지 않고 구분하기 시작했다. 피로 제사를 지내라는 계시는 없었지만 노아 이후 아브라함은 피 있는 제물로 제사를 드렸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러 갔을 때도 하나님이 예비하신 양으로 제사를 드렸다. 이것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피에 대한 예표다. 이들은 예수께서 언약의 피를 흘리실 것을 멀리서 보았다.
이와 같이 노아 때부터 모세 이전의 사람들은 희미하게 증거를 본 자들이다. 피를 먹지 않는 것만으로 그들은 하나님이 주신 믿음을 보였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피로 계약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피로 구원받는다는 사실은 몰랐지만 피를 먹지 않음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섬겼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는 자들은 거리낌 없이 피를 먹었다.
하나님은 모세 때에 양과 소의 피를 뿌려 제사하는 법을 계시하시고 속죄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보여 주셨다. 율법 시대 사람들은 구체적인 증거를 받은 자들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비로소 피만이 죄를 사한다는 증거를 주셨다(출3:13,레17:11). 피가 구원의 약속임을 계시하신 것이다. 모세 이후의 사람들은 율법과 계명을 통해서 증거를 받았기 때문에 성전에 들어갈 때에도 반드시 피를 뿌려 거룩하게 한 후에 들어갔다. 즉 피에 대한 구체적인 법을 주시고 그것을 그대로 행하도록 명하셨다. 이들은 피를 믿음으로 증거를 받은 자들이다.
이렇게 율법 시대 사람들은 증거는 받았으나 아직 약속을 받지는 못했다(히11:39). 이때 사람들은 미래에 예수께서 흘리실 피에 대한 예표로 양을 잡아 피를 뿌려 육체를 거룩하게 했고, 양의 피를 흘려 믿음의 증거로 삼았다. 짐승의 피는 영원한 피가 아니기 때문에 해마다 양을 잡아서 피를 흘려야 했다. 그들은 매년 짐승의 피를 뿌림으로 그들은 믿음을 지속했다.
예수는 우리의 죄를 위해 피를 쏟으시고 죽으셨다. 본래 피 속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 피가 죄를 사한다. 짐승의 피가 사람의 죄를 없이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수께서 '내 피를 받아 마시라.'(요6:53)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피는 창세 전에 작정하신 하나님의 약속이다(벧전1:19-20). 예수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시므로 그의 피는 영적이고 영원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완전한 구원의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