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양곡 시인이 글을 올렸지만, 파일 형태라서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하여 재차 올려드립니다.
25년 '동료 작가가가 읽은 우리 문협 출간작의 서평(비평) 프로젝트' 중 첫번째 글입니다.
최초 한달 말미를 주었으나, 마감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원고 넘겨주어 대단히 감사드리며,
이제 이 서평으로 지역 시인을 넘어 평론분야에 진출하여도 크게 성공할 듯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우리 문협 서평 릴레이는 계속될 것입니다.
"지역을 넘어, 경남으로, 경남을 넘어 전국으로!"
몸속에서 시가 출렁이는 사람이 쓴 시
- 최인락 시인의 '시의 몸부림'을 읽고
양곡
1.
최인락 시인이 여덟 번째 시집 『시의 몸부림』을 펴냈다. 2015년 공무원문학협회에서 시와 시조를 써서 등단 이후 십 년 만에 시집을 7권 시조집을 1권 펴낸 것이다. 2016년에 첫시집을 상재하고, 2018년은 쉬고, 2022년은 시조집을 펴냈던 것이다.
시집 한 권의 분량도 보통 시인들의 시집들보다 곱절은 더 많다. 보통 시인들은 80편 이내로 한 권을 펴내는 데, 이번 시집 『시의 몸부림』에서는 14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작년에 낸 시집 『너울 여지도』에서는 133편, 2023년의 『새소리 시 소리』에는 130편이 실려 있다.
여기서는 141편의 시가 실려 있는 가장 최근의 시집인 『시의 몸부림』을 살펴보면서 지난 3년간의 시집들을 중심으로 최인락 시인의 시에 관한 경향들을 살펴보려 한다.
맨 먼저, 시집을 매년 이렇게 펴낼 만큼 많은 편수의 시에 관해서 우리는 놀란다. 최인락 시인은 ‘세상에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 들이 무수히 떠다니고 있다.’ 고, 『시의 몸부림』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인간의 말, 새소리, 파도치는 소리. 솔바람 소리들 이토록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제멋대로 흩어져 허공에서 제 갈 길도 없이 그냥 세월에 묻어 흐르고 있다’ 한다. 이러한 소리들을 듣다가 이 소리들에 빨려들어 ‘인생사 희로애락’을 찾아내고 ‘헝클어졌다가 펴졌다가를 몇 번인가 그냥 그 환상 속에서 헤어나지도 못하는 나만의 희열을 여기서 맛본다.’
대략 살펴본 세 권의 시집, 404편의 시에서 우선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든 시편에 감성이 출렁인다는 것이다.
2.
한 줄의 시가 채 여물지도 않았는데
벌써 온몸이 간지럽다
천년을 향한 몸부림인가
흩어진 우주의 지혜를 긁어모아
인류의 정서를 구원하고자 팔을 걷어 부쳤다
허공에 용솟음치는 수많은 시어들
갑자기 어디로 튈지 몰라
인간의 감성대로 줄 세우지 마라
목마르게 깊이 갈망하면
제 스스로 자유스러운 멋들이 모여
한 시대의 장엄한 역사 이룰 것
영원한 꿈의 시작
말이 아닌 온몸으로 인류를 위해 태어난다
세월아 너무 조급하지 마라
가다가 시 한 수로 쉬어감도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여유라
-60쪽 <시詩의 몸부림> 전문-
2025년 6월 30일 출간한 시집의 표제 시이기도 한 이 시를 살펴보면 ‘한 줄의 시가 채 여물지도 않았는데 몸이 가렵다, 시가 몸속에 들어와 출렁이기 때문이다. 이건 ’천 년을 향한 몸부림이고 영원한 꿈의 시작이므로 흩어진 우주의 지혜를 긁어모아 인류의 정서를 구원하고자 팔을 걷어 부친다.‘ 여기서 시는 끝난다. 이런 몸부림을 ’인간의 감성대로 줄 세우지 마라 목 마르게 깊이 갈망하면 제 스스로 자유스러운 멋들이 모여 한 시대의 장엄한 역사를 이룰 것이니 세월아 너무 조급하지 마라 가다가 시 한 수로 쉬어감도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여유라 한다 이렇게 경계하고 다짐하는 것을 끝으로 한 편의 시는 끝난다. 소위 말하는 시의 완성도는 떨어져 보인다. 시를 만나는 대상은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해 생활 주변의 장소나 일터에서 소시민들이 느끼는 고뇌나 애환들이다.
최인락 시인의 시는 시집 여덟 권의 시, 1,000여 편이 넘는 시들이 이렇게 끝을 낸다. 구성을 살펴보면 한 권에 두세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세 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연에서는 시를 쓰게 되는 동기, 발단이 되고, 두 번째 연에서는 시를 쓰고 있는 상황과 기대치, 마지막 세 번째 연에서는 다짐과 갈망 기대 염원 같은 걸로 되어 있다. 거개가 다 한 연은 4행이지만 5행, 또는 6행으로 되어 있고 목소리는 선언적이고 다짐하는 것이며 명령하거나 권유 청유 한탄하는 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시를 형상화한다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시를 형상화한다는 것은 언어로 만은 사건이나 사물의 진실이나 본질을 밝히지 못함으로 이미지로 진실의 본질에 다가간다는 뜻으로 형상화를 해서 독자에게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것인데, 최인락 시인은 이런 데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시를 쓴다.
3.
시를 전문으로 학문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시가 인식의 전환이 없으면 시가 아니라고도 말한다. 기존의 사고나 인식 체계를 깨부수고 시작하는 것이 시라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독자는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고 눈을 번쩍 뜨고 삶의 전환이나 변환을 꿈꾸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최인락 시인은 그 어디서도 시의 기본이라고 하는 이런 고민을 하지는 않는 것같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길을 가다가 보면 모두가 시로 보이는 것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길, 길가에 서 있는 풀 나무 꽃 그에 따르는 새 새소리 벌 꽃 나비, 하늘의 구름 햇빛, 이런 모든 것이 생성과 소멸을 거치는 상상을 하다 보면 환상 속을 걷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지만 시를 쓰게 되고 시를 쓰야 한다는 충동을 느낀다. 이렇게 쓰다 보니 하루아침에 몇 편이든 시를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쓴 시를 대략 계산을 해보니 3일에 한 편씩은 시를 쓴 셈이다. 아직도 시집으로 묶지 않은 시가 수두룩하다는 이야기를 본인으로 부터 직접 들은 적이 있으니 과히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가 되는 시 창작열을 갖고 있는 시인이지 않은가 싶다.
4.
최인락 시인의 시는 시를 표현하기 위해서 은유나 직유를 쓰지는 않는다. 왜 그러냐 하면 보이는 대상이나 사물 환경 자연이 시를 쓰게 하는 요인이다 보니 거기서 느끼는 감상이나 하고 싶은 말, 최인락 시인의 말을 빌리면 몸부림 가려움 출렁거림을 그대로 말로 글로 쏟아내면 한 편의 시가 되는 것이기에 은유나 직유 같은, 시를 써내는 표현법이 굳이 필요치 않다. 따라서 전혀 이질적인 관계와 관계를 연결해서 시적 상상력의 공간을 확대한다는 시작법과도 아무런 관련을 가질 필요 또한 없다.
최인락 시인의 시를 읽으면 최인락 시인의 감성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보이는 모두가 시로 보이고 시가 되고 시로 쓰야만 자기 자신이 지금을 살아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자기가 써서 발표하는 시들이 시가 되고 안 되고는 별 중요치 않다. 시가 되고 안되고 하는 이야기들은 사치스러운 사변론일 뿐이다. 이미 시인이 되는 길, 등단의 과정을 겪었으니 시가 되고 안 되고의 문제로 고민하는 시간에 한 편의 시를 더 써내는 일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는 인류의 구원이기 때문이다.
최인락 시인은 시가 많고 많은 세상을 살면서 왜 시인들은 시를 쓰지 않는가? 에 대해 한탄하고 꾸짖기도 한다. 모든 것을 시로 써내라고 채찍질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은 고스란히 자기에게 하는 정진에 대한 열망이기도 하지만 시를 쓰는 이 땅의 시인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시는 시라고 하는 어떤 유형의 것이 아니라 시는 시라고 하는 무형의 그 무엇이다. 시라는 것은 소설이 아니면 되고 수필이 아니면 되고, 평론이 아니면 되고 정치적 선언이나 신문 칼럼이 아니면 시가 되는 것이지, 시는 이래야 한다, 시는 저래야 한다, 는 일반적인 논지는 별 필요치가 않다. 시가 아닌 글만 아니면 시인 것이다. 시가 아닌 글이 아니기만 하면 시인이 쓴 시는 모두 시일 것이다.
최인락 시인의 감성에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짧은 이글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