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교실] 25. 부모와 자식, 그 소중한 인연
평생 자식 위해 헌신한 부모의 은혜
어떤 노력한들 다 갚을 수 있으리까
“우리는 자식들이 태어나는 것을 기뻐하고, 또 그들의 성장을 기원했건만, 그들은 처와 짜고 우리를 돼지처럼 내모는구나. 예전에는 우리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렀건만, 알고 보니 자식의 모습을 한 악귀였구나. 그들은 나이든 우리를 버렸다. 늙어 아무런 쓸모없이 되어버린 말이 음식을 얻지 못하듯, 우리 늙은이들은 타인의 집에서 음식을 구걸하는구나.
따르지 않는 자식들을 갖는 것 보다, 우리에게는 지팡이가 낫다. 사나운 소도 쫓아버리고, 사나운 개도 쫓아버리고, 또 어둠속에서는 우리 앞에 있어주고, 깊은 곳에서는 발 디딜 곳을 만들어 준다. 넘어져도 지팡이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구나.”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노인의 절망어린 슬픔이 절절하게 배어나오는 시다. 이 시는 한때 부유했던 한 바라문이 부처님을 찾아와 4명의 자식이 자신을 집에서 쫓아냈다고 울며 하소연하자, 부처님께서 그에게 가르 주셨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부모가 처량한 목소리로 읊어대는 이 시를 듣고, 그의 자식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늙은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가 정성껏 모셨다고 한다. 고대 인도사회에서도 병들고 늙은 부모가 버림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이리라. 이 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다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은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부모라고 하셨다. 그들을 백 년 동안 업고 다닌다 해도, 혹은 칠보로 둘러싸인 나라의 왕위에 앉혀 놓는다 해도, 결코 그 은혜는 다 갚을 길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들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사람들이자, 우리를 보호하며 양육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사람은 항상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고 그들에 대한 존경과 부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셨다.
「싱갈라에게 가르친 경」에 의하면, 자식이 부모에 대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 있으니, 첫째, 부모님이 우리를 길러주셨으니, 이제 우리가 그들을 돌보자. 둘째, 부모님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자. 셋째, 가계를 존속시키자. 넷째, 재산상속을 하자. 다섯째, 때때로 선조에게 적당한 공물을 바치자 라는 다섯 가지이다.
그들이 어린 우리를 소중히 양육하여 지금의 내가 있게 해 주었듯이, 이제 늙고 병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들을 정성껏 돌보고, 그들이 온 생을 바쳐 가꾸어 온 가계를 이어받아 단절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심이다. 재산상속을 한다는 것은,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착한 자식이 되겠다는 결심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당시 부모들은 자신의 가르침을 잘 따르지 않는 자식에게는 단호하게 상속을 거부하고, 가르침에 잘 따르는 올바른 자식을 재산의 주인으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는 다음 다섯 가지 방법으로 자식을 사랑한다고 한다. 즉, 악(惡)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선(善)으로 들어가게 하며, 기능을 익히게 하고, 적당한 처를 맞이하게 하고, 적당한 시기에 상속시킨다. 즉, 자식의 행동을 잘 살펴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고, 적당한 시기가 되면 좋은 배우자를 얻을 수 있도록 조언해 준다는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상속시킨다는 것은, 자식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또 발전할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껏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와 자식. 이 세상에 이 보다 더 깊고 소중한 인연이 또 있을까. 그런데 그 소중함이 망각된 채 서글픈 관계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인연도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좀 더 상기하고 좀 더 노력하자.
부모가 내게 있어 어떤 존재이며, 자식이 내게 있어 어떤 존재인가를…. 그리고 내가 그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日 도쿄대 연구원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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