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인해 컨디션이 말이 아닌 상황에서
사무실에 좀 늦게 출근해서 컴을 열어 놓고
이것 저것 보다 보니 한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핸드폰으로 온 전화다..
02-574-1521...첨 보는 전화다..국번으로 봐서는 강남권 같다..
나 "오진국입니다.."
저쪽 "여기는 농협 양재지점입니다..저는 이수정이라고 하고...오진국씨 맞으시죠?"
나 "그런데요? 왜 그러십니까?"
저쪽 "오진국씨 주민등록증과 통장으로 오상미 님이 돈을 인출하려 하는 것을 뭔가 이상해 지급 보류 시켰습니다. 혹시 오진국님이 인출을 부탁하셨습니까?"
나 "오상미??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요?"
저쪽 " 주민번호 ******* 어쩌고 저쩌고 맞나요? 농협 양재지점에 2010년8월에 개좌 개설하시지 않으셨나요?"
나 " 전혀 그런 적 없는데요...왜 그러시죠?"
심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40대 정도의 나이로 짐작되는 여성이 전화한 것이다..자신은 농협 직원인데 오진국씨 통장으로 현금을 인출하려 하는 여성이 좀 수상해서 지급 보류를 시켰더니 그 여성이 황급히 도망간다는 것이다..
저쪽 " 분명히 인출을 부탁하신 거 아니지요? 지급 보류를 시켰더니 황급히 나가서 일단 인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분명히 농협 통장을 개설하시지 않으셨나요?"
나 "농협 통장이 있긴 하는데 거기 양재지점에서 개설한적은 없는데요?"
저쪽 " 그럼 이통장은 누군가 오진국님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한 거 같아 일단 경찰에 신고했으니 잠시후에 경찰이 올 겁니다..그때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나 "지금 말씀하시는것이 너무빠르고 사투리가 심해 무선으로는 잘 이해 못하겟으니 유선으로 전화 해 주세요.."
그 사이 앞에 앞에 잇는친구와 잠시 얘기를 했다..이거 내 명의로 대포통자이 만들어져 나도 모르게 큰 돈이 들어왔나 보다..아이고 진작 알았으면 다 빼서 챙겨 놓을것을...아까비...너무 아쉬워 하며 탄식하는데 사무실로 다시 전화가 왔다..
이제는 남자를 바꿔준다..자기가 은행 담장자인데 몇가지 물어 본단다. 혹시 주민증 잃어 버린 적이 있느냐..잃어 버린적이 있다고 하니까 그것을 가지고 2010년8월 오진국씨 명의의 통장이 개설되었고..거기에 들어 있는 잔고를 오늘 인출하려 시도한 것을 자신들이 지급을 정지시키고 경찰에 신고 했으니 잠시후 경찰이 와서 물어 보면 자세히 알려 주란다...
나 " 햐~ 나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구나..어쨋든 잔고는 많아져서 신용도는 높아 지겠다.." 고 희희낙락 거리는 중 경찰이란 넘에게서 다시 전화가 온다..
저쪽 경찰이란 넘 "주변 순찰중 신고를 받고 왔음니다..몇가지 여쭤 보겠습니다."
역시 40대 초 중반 나이로 짐작되는 목소리다..경찰 정말 빨리도 출동하는구나 하며 우리 경찰 대단해 감탄을 하고 있는 사이 경찰이란 넘이 물어 보기 시작한다..
저쪽 경찰이란 넘 "오상미란 여성이 오진국님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이미 도주하고 없어 본서에 신고를 하겠습니다..본서에서 연락이 오면 자세히 알려 주십시오.."
나 " 알았습니다.연결에 해주십오..."
강남경찰서 사이버 수사대 하석준이란 넘이 전화를 한다..
"얼마전 대포통장을 개설한 ****이란 넘을 잡았는데 그넘이 많은 대포통장을 가지고 있는게 조사됐다..이건 아주 큰 사건으로 강남경찰서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제가 담당자다..자세히 솔직하게 대답하셔야 한다..조사에 불성실하게 응하면 3년이하의 징역과 벌금이 나올수 있다..." 는 등 약간 공갈 비스므리하게 얘기를 한다..
경찰이란 넘 " 지금 강남 경찰서로 오실수 있으십니까?"
나 " 여기는 구로동인데 가면 한시간은 걸리겠다.."
경찰이란넘 " 한시간은 힘들고 30분에 올수 있습니까?"
나 "어떻게 30분에 거기까지 가냐? 이따 오후에 가면 안되겠냐"
경찰이란 넘 " 내가 맡은 사건이 많아서 시간이 없으니 전화상으로 조사해도 괜찮겠냐?"
나 " 그래라.."
경찰이란 넘 "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다 녹음이 되고 거짓일 경우 형사처벌 되는 거 아까 말씀드린대로 입니다. 응하시겠습니까?"
좀 짜증이 났다..뭐 공갈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피의자도 아니고..
나 " 아 알았으니 물어나 보세요.."
경찰이란 넘 " 그럼 지금 부터 녹음 들어갑니다..진실되게 얘기해 주세요..그리고 이 녹음 후에 자세한 것은 사무실이나 자택으로 문서로 보낼테니 우측 상단에 사인하시고 다시 보내 주세요"
나 " 아니 우편으로 보내고 다시 받으려면 일주일은 걸린텐데 뭐 그렇게 하냐? 내가 오후에 강남서로 가겠다.."
그러니까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을테니 우선 유선으로 하는 것이 일단 이렇게 하잖다..
공갈 비슷하게 치면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어 어떤 정보를 얻을 목적이란 것이 이 대목에서 들어 난다..
경찰이란 넘 " 이건 큰 사건으로 지금 강남서에서 조사 중인 사건 입니다..오진국씨 본인 맞나요? 주민 번호가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는 몇가지 항목을 물어 본다고 하면서 전화기에 유난히 타자치는 소리를 크게 들리게 한다..아마도 경찰서에서 진짜로 조사중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효과음이라라...
통장이 몇개냐...지금 인터넷 뱅킹하는 것이 어떤 통장이냐...하면서 중간 중간 공갈 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경찰이란 넘 " 자세히..정확히..진실되게 진술하셔야만 불이익을 안당합니다.."
그러면서 혹 통장에서 만원이라도 인출되었으면 큰 불이익을 당한거고 형사건이니..뭐 금융감독원에 어쩌고..지급유예가 어쩌고 하면서 마구 속사포 처럼 떠들어 되어서 내가 좀 천천히 말하라고 속도 조절을 하기도 했다..
주로 통장에 관해서 물어 보는데...
경찰 이란 넘 " 통장에 잔고가 있으십니까?"
나 " 없다..있어도 몇백원..그렇게 밖에 없다.."
경찰이란 넘 " 국민은행 통장도요? 그럼 기업은행은요"
나 " 없다..나 돈없다..전부 다 없다..."
경찰이란 넘 " 정말 없으십니까..거짓말 하면 불이익 받습니다..그럼 신용카드도 없으십니까?"
나 " 없다..예전에 다 찢어 버리고 안쓴다..."
경찰이란 넘 "....................."
경찰이란 넘 " 알겠습니다..근데 조사하다 보니 광주은행 통장이 나오던데 이것도 모르십니까..?"
나 " 내가 왜 광주은행 통장을 가질 이유가 어디 있냐? 모르는 통장이다."
경찰 이란 넘 " 정말 모르십니까? 조사하니 나오던데...2010년8월에 개설되었다고 나옵니다.."
나 " 아 모른다니까...그런것을 내가 왜 이렇게 대답해야 하냐? 다 나와있다면서.."
경찰이란 넘 " 하여간 알겠습니다...그럼 이것을 사건번호 0082번으로 박기준형사가 담당으로 그리고 이전 시키겠습니다..전화 연결할테니 끊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나 " 알았다..연결해 주라..참 지금 통화한 형사님 이름이 어떻게된다고 했냐? 무슨 부서에 있고..내가 연락할 전화번호를 주라...핸드폰으로 주라....."
경찰이란 넘 "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대 하석중이라나고 하고 전화번호는 02-568-1-0112다...일단 박기준형사한테 넘기겟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고 잠시 기다리니 뚜뚜뚜 하면 끊어 진다..
아마도 통장에 잔고가 없다니까 실망하고 더 이상 진행할 이유가 없으니 누구한테 넘긴다는 핑계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짐작이된다..
전화하면서 내내 의심이 들었지만 끝까지 통화하다 하석준이란 넘이 준 전화번호로 확인 전화를했다..
그 전화는 진짜 경찰청 안내 전화로 내가 강남 경찰서 하석준이란 형사를 바꿔 달라고 했더니 곧바로 확인하더니
그런 경찰은 없고...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해서 이러저러 해서 전화하게 되었다고 하니 보이스피싱 전화로 요즘 경찰을 사칭한 그런 사기사건이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신종 수법으로 경찰 번호는 공개된 안내 번호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니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전화를 끊고 나서 가만 어이가 없다..나한테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구나...참내 오전 내내 이따위 일로 전화로 씨름 한 것이 한심하다..
보이스피싱 얘기는 많이 들어봣지만 실제로 나한테 이런 일이 발생하니 얼마나 많은 보이스피싱 사기사건이 지금도 발생하고 잇는지 미뤄 짐작이 간다..
전화로 무조건 은행이나 통장..신용카드 문제가 있다고 전화오면 무조건 일단 의심해야 할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