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 정읍 한솔초 부자녀 캠프
이용미
지난달 29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마이산 탐방로에서 이색 탐방 팀을 만났다. 정읍 한솔초등학교 아버지회(4대 회장 박광호(42)가 <아빠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이란 슬로건을 걸고 13팀의 아빠와 자녀가 1박 2일 캠프 중 첫날 마이산을 찾은 것이었다.
이 학교에 아버지회가 구성된 것은 8년 전. 변하는 사회구조로 자녀교육은 어머니 몫이란 옛말이 되어 가사분담과 육아도 함께 하는 추세에 맞춰 아버지들이 나선 것이다. 그해부터 아빠와 자녀들의 거리 좁히기로 교육 효과를 높이고자 시작한 여행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결과로 자녀와의 관계는 물론 가정과 학교 간 긴밀한 협조로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과 아빠들끼리도 친목이 이루어져 두루두루 좋은 관계망이 형성된다고 했다. 그것을 보여주듯 아빠와 아이들은 허물이 없어 보였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무엇인가 쉴 새 없이 묻고 아빠들은 조금도 귀찮은 기색 없이 아는 만큼 답해주고 또 다른 질문에 답하는 아이에게 아낌없는 칭찬으로 기를 살려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이들은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 8년을 이어오며 아빠들을 중심으로 6권의 여행문집을 발간하고 재능기부와 교통봉사 등 여력이 닿는 한 학교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 하고 있다. 또한, 육아나 교육의 부부공동 인식은 가족 화목과 아이들 성격 형성에도 도움이 되다 보니 7년째 이어가는 아빠도 둘이나 된다고 했다. 아빠들끼리 모일 때도 담배나 술 대신 아이들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며 “우리 한솔초 아버지회가 모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아빠 어디가’의 원조이며 회원 골고루 기회를 얻기 위해 한 자녀만 동행하나 사실 그것이 아빠들의 한계”라는 박광호 회장 옆을 떠나지 않는 딸 박주은(8) 아빠가 그리 좋으냐고 물으니 “하늘만큼 땅만큼 좋다며” 웃는 모습이 파란 하늘보다 맑고 빨간 단풍보다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