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성체수도회 설립 50주년
은총 가득한 새로운 반세기 내다보며
인보성체수도회(총원장 박영란 수녀)는 18일 전주시 완산구 중노동1동 총원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주례로 설립 5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 지난 50년간 베풀어 주신 은총에 감사하며 새로운 50년을 은총의 힘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이 주교는 강론을 통해 지난 50년 역사를 돌아보면 "하느님 손길이 어떻게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오셨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50년 동안 온갖 곤경에서 구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하느님 은총에 힘입어 새로운 50년도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총원장 박영란(잔 다르크) 수녀는 인사말을 통해 수도회의 오늘이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느님과 알게 모르게 도와주신 은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하느님께 신뢰하면서 성체성사의 정신에 입각해 이웃을 살리는 인보(隣保)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와 수도회 사제 30여명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수도 공동체 가족과 내외빈 등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일 주교 모임에 참석차 방한 중이던 일본 교토교구장 오오츠가 요시나오 주교도 함께했다.
수도회 측은 미사에 앞서 설립자 윤을수(라우렌시오, 1907-1971) 신부 육성을 비롯해 수도회 50년 역사를 담은 기념 영상물을 상영하는 한편, 미사 후에는 참석자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면서 성체성사정신에 입각해 사랑과 나눔의 인보를 실천할 것을 거듭 다짐했다. 또 전날 저녁에는 지역민들을 초청, 50년 수도회 역사를 돌아보는 기도 무용과 작은 음악회로 50주년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50주년 감사 음악제>>
"산골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 속에서 헤엄을 치다가 온 것 같아요."
지난 17일 밤 전주시 중노송1동 인보성체수도회(총원장 박영란 수녀) 총원 성당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 참석하고 나온 김란(이레네, 68, 전주 삼천동본당)씨의 말이다. 작은 음악회는 인보성체수도회가 3년 전부터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간에 지역민을 초청해 마련하고 있는 행사. 올해는 설립 50주년 감사미사 전야제로 바꾸는 바람에 이 날로 늦췄다.
수녀들과 일반 신자 등 500여명이 성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제1부 기도 무용과 2부 작은 음악회로 진행되면서 신자들에게는 천상의 향기에 취하고 수도자들에게는 존재의 향기를 나누는 아름다운 시간이 됐다.
기도 무용은 성체성사의 신비를 구약의 '만나의 기적'과 신약의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신 기적'으로 재현하면서 인보성체수도회 50년 역사를 성체성사의 정신인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표현하는 형식으로 펼쳐졌다.
약 45분 동안 부드럽고 우아한 춤사위가 전하는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에 빠져든 신자들은 2부 작은 음악회에서 감미로운 천상의 음악 세계에 다시금 매료 당했다. 수녀회 '사크라멘티나' 중창단은 완숙하고 완벽한 화음으로, 수련자ㆍ청원자ㆍ지원자ㆍ종신서원자 등 각 동기들은 맑고 순수함으로 신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수녀들은 신자들과 함께 나훈아의 '사랑'을 비롯해 '한 사람' '갑돌이와 갑순이' 등을 부르면서 깊어가는 가을 밤을 노래로 수놓았다. 기도 무용과 노래를 매개로 수도자들과 신자들이 하나가 되는 밤이었다.
한일 주교 모임에 참가했다가 수녀원을 찾은 일본 교토교구장 오오츠가 요시나와 주교는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신앙심을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대단히 훌륭했다"면서 "음악회라기보다는 살고 있는 기쁨을 다른 이들과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보성체수도회는 해마다 10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이런 작은 음악회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뷰--총원장 박영란 수녀 >>
"어려운 시기를 거쳐오면서 인보 정신으로 함께 해온 우리 공동체 식구들이 무엇보다도 자랑스럽습니다. 50년 역사를 정리해 보니까 우리 수녀님들이 응답을 잘 해온 것 같아서 기쁩니다."
총원장 박영란 수녀는 감사미사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50주년을 뜻있게 지낼 수 있도록 모두가 하나돼 함께 해준 공동체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수도회는 '50주년을 정리하고 감사하는 해'로 지내기로 하고, 그 작업을 해왔다. 정리란 수도회 연혁을 비롯해 영성사, 양성사, 선교사, 건축사 등 수도회 설립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도회 전반에 걸쳐 각 분야별로 역사를 정리하는 것.
"3년여에 걸쳐 평의원들을 중심으로 모든 회원이 함께하면서 정리한 것을 6개월 전부터 총회 모임을 통해 돌아가면서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확인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있었지요. 전 회원들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계기도 됐고요."
감사는 지난날 수도가족으로 함께 살았던 옛 회원들과 수도회 설립 계기가 된 이들, 곧 6ㆍ25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인보성체수도회와 함께 해온 이들, 그리고 수도회를 위해 물심 양면으로 도와준 은인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수도회는 설립자 윤을수 신부 영명(라우렌시오)축일인 지난 8월10일 이같은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수도회 설립일인 1956년 11월19일은 한국 가톨릭교회의 첫 사회사업 전문학교인 구산후생학교가 개교한 날이기도 하다"고 밝힌 박 수녀는 "7회생까지 나온 구산학교 졸업생들에게 감사 자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면서 이들에 대한 감사 자리는 내년에라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시 소사(현재 부천시 역곡동 일대)에 세위진 구산후생학교는 사회복지반 1반, 수도반 1반으로 이뤄져 있었고, 이들 수도반이 바로 수도회 창설 회원이었다.
박 수녀는 또 "올해가 수도회가 서울교구 소속에서 전주교구 소속으로 바뀐 지 40년이 되는 해"라면서 아무 것도 없이 맨손으로 내려와 오늘의 수도 공동체가 있기까지 함께 해준 회원 모두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인보성체수도회는 현재 회원 397명이 사회복지 분야와 본당에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페루와 일본 등지에도 수녀들을 파견하고 있다.
설립 당시와 달리 이제는 사회가 많이 바뀌었고 사회복지분야도 엄청나게 변화했기에 예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복지사업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박 수녀는 "수도자는 활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서 예언직을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공동체 식구들이 이 점을 좀더 유의하면서 살아주길 희망했다.
(사진설명)
▲인보성체수도회 설립 50주년 감사미사에서 페루 출신 수녀들이 페루 전통복장으로 예물을 봉헌하고 있다.
▲▲인보성체수도회 수녀들이 작은 음악회에서 성체성사의 신비를 기도 무용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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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항상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으셨던 단대동 본당으로 오신 인보성체수도회 소속이신 젬마 수녀님이 생각납니다. 그 모습이 넘 좋아 저도 시도해보았더니...아! 글쎄 약간 정신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데...ㅋㅋ 지금은 어느 곳에 계실런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