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은 어제까지 계속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은 폭설이 내려 많은 관광객들이 버스에 발이 묶여 버스에서 자는 경우도 있었고
산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 아침, 정말 맑은 날씨가 되었어요.
여행에서는 날씨운도 따라야 한다고 하는데, 역시 운이 따라 주었네요.
겨울 터키 여행에서 블루 모스크나 성 소피아 성당 사진 잘 찍은 것 별로 못 보았는데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습니다.
블루 모스크 입장 시간이 8시 30분부터라, 가까운 오벨리스크를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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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벨리스크는 이집트에서 3500년 전에 세워진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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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벨리스크가 있는 광장의 이름은 ‘히포 드럼’.
비잔틴 시대에 전차 경주가 벌어지던 경기장이었던 곳입니다.
‘히포’는 터키 말로 따그닥 따그닥 달리는 '말' 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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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있는 가장 큰 사람이 바로 데오도시우스 황제이고
왼쪽과 오른쪽에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전차 경기 우승자들입니다.
데오도시우스 황제는 나라를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누어 자식에게 물려주었다고 합니다.
서양의 역사는 워낙 복잡해 여행이 끝나면 찬찬히 훑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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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터키인들의 이슬람 건축 예술의 우수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건물, 블루 모스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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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이 27.5m, 높이가 43m... 규모 면에서는 터키 최대의 모스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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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모스크의 원래 이름은 ‘술탄 아흐멧 모스크’
여기서 술탄은 왕이라는 뜻이고, 아흐멧이 바로 왕의 이름입니다.
이 모스크를 지은 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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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이런 큰 개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상하게 목줄이 없더라구요.
알고 보니 주인 없는 개이고, 귀에 칩이 박혀 있어서 시에서 관리를 한다고 합니다.
사료도 주고, 돌봐주기 때문에 공원 같은 곳에 느긋이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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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에 들어가기 전, 이곳에서 손과 발을 정갈하게 씻기도 한답니다.
물이 너무 차가워 손만 깨끗이 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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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멧은 이 모스크를 1609년 건축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건너편에 있는 성 소피아 성당에 대한 이슬람 세력의 우위를 과시하기 위해서였죠.
소피아 성당의 양식을 모방하고 발전시켜 독특한 형상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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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그냥 들어가도 괜찮은데
여자들은 머리칼을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스카프를 둘러야 합니다.
치마를 입어도 안 되기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은 사람들은 다리에도 스카프를 둘러야 하죠.
심해도 너무 심한 이슬람 사회의 남녀차별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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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 블루 모스크란 별칭을 얻게 되었냐 하면
지금은 붉은 카펫이 깔려 있지만, 예전에는 블루 카펫이 깔려 있었고
푸른 색상의 타일 장식과 중앙 돔으로부터 나 있는 280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장관을 연출하여 그렇게 불리고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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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지방에서 생산되는 이즈닉 타일 21,000장으로 이루어진 벽면이 환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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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진기도 이 색깔을 표현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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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사진을 찍어도 됩니다.
가능하면 플래시는 터뜨리지 않는 게 좋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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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성 기후라서 그런지
겨울인데도 잔디도 파랗고 나무도 파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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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뒤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성 소피아 성당입니다.
이곳 이스탄불은 일주일 동안 날씨가 흐려서 사진 찍기에 적당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모처럼 맑아 사진이 제법 잘 나올 것 같네요.
자, 이제는 성 소피아 성당으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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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상징 성 소피아 성당은 아야 소피아 성당으로도 불립니다.
아야는 터키 말로 성스럽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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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이름은 성 소피아 성당이지만, 지금은 성 소피아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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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베드로 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를 자랑하던 성 소피아 성당은
오늘날까지도 비잔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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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제국시대에 그리스도교를 처음으로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
그에 의해 '새로운 도시의 사원’으로 325년 창건되었던 성 소피아 성당은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명에 따라 532년~ 537년까지 다시 크게 개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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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년 건축된 성소피아 성당은 최초의 대형 교회로 유명합니다.
모자이크와 대리석 기둥, 돔 등이 그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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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피아 성당의 가장 핵심적인 모자이크 작품입니다.
하지만 오스만 제국이 들어서면서 모스크로 용도가 변경되고,
성당을 둘러싸는 미나레트가 세워지고 성당 안에는 회칠로 덮여 이슬람교의 코란 금문자와 문양으로 채워지게 되었죠.
그렇게 해서 성모마리아의 모자이크가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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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십자군 전쟁 때 모자이크를 갈아 마시면 전쟁에서 죽지 않는다는 미신 때문에 이렇게 훼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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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부터 복원되고 있는 성모마리아상.
두꺼운 회칠이 벗겨내면서 성모마리아를 비롯한 비잔틴 시대의 화려한 흔적들이 드러났지만
현재 그 복원 작업도 중단된 상태입니다.
복원 작업이란 거,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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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모습은 이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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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작업은 아마 후세까지 지속되겠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요?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꼭 완수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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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칠이 되어버린 모습이 너무 흉측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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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피아 성당의 중앙에 서면 이슬람교와 크리스트교가 공존하는 기묘한 장면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역사적인 장소가 된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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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를 넣고 돌리면 소원을 이루어준다 하여 저도 해 보았습니다.
돌리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무엇을 빌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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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성 소피아 성당을 볼 수 있다는 건, 참 복된 일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과거로 날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은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그 다음에 갈 곳은 신시가지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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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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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바흐체 궁전- 가득 찬 정원이란 뜻으로 바다를 메운 곳에 세워졌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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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가지에 있는 이 궁전은 1843년 시작하여 1856년 완성.
무려 13년에 걸쳐 지은 궁전입니다.
성 소피아 성당, 블루 모스크가 있는 곳은 구 시가지(술탄 아흐멧이라고 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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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외부 전경만 보여드립니다.
내부 모습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대리석과 가구는 유럽 각지에서 가져온 것들이며,
벽은 600년 넘은 유럽의 명화로 장식되어 있으며 바닥에 깔린 양탄자 또한 최고급 수제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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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바흐체 궁전을 지은 매지드 술탄은 3년간 화가들을 고용해 내부의 그림을 모두 그리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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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데도 노랑 메리골드꽃이 피어 있어요.
눈이 와도, 기온은 항상 영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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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전화기가 너무 독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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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란 볼루 가는 길이 멀어 간식을 샀습니다.
터키 사람들이 주로 잘 먹는 시미트...우리 말로는 깨빵이라고 할까?
빵의 겉표면에 다다다닥 깨가 뿌려져 있습니다.
한 개에 1리라...500원 정도입니다.
맛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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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포러스 해협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가 되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해협을 통해 흑해의 자원들이 서방으로 나가기 때문이죠.
또한 이 해협을 두고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어지기 때문에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가 공존하는 유일한 도시이지요.
자, 이제 샤프란 볼루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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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란 볼루로 가는 길은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볼루 산맥을 넘어 가는 길이었지요.
이곳 산은 그리 높지는 않은, 구릉 같은 느낌이었지만 워낙 눈이 많이 와서
나무들이 부러진 모습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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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먹은 터키 전통음식- 캐프테...
떡갈비 같은 맛입니다.
이 식당에서 석류주스를 3달러에 사 먹었습니다.
석류 주스는 가는 곳마다 사먹을 예정입니다^^
첫댓글 가는 곳마다 고양이도 참 많았습니다. 성당 안에도 있고, 모스크 안, 시장통에도 고양이가 많은데 시에서 관리를 하는 것 같았어요. 참 순하고 사람들을 잘 따르더군요. 아마도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사람들이 괴롭히지 않으니까 사람들을 잘 따르는 듯...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며 사이좋게 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스크도 성당도 정말 멋지네요. 두 분 나란히 여행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나리님도 딸내미랑 사부님이랑 나란히 다녀오세요. 성 소피아 성당, 정말 멋졌어요. 많이 훼손된 것이 안타까웠지요.
여행기를 늘 멋지게 소개시켜주시니 마치 내가 다녀온듯한 느낌입니다.
바쁘신 여행중에도 ...
건강한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열심히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넷이 한국처럼 빠르지 않으니 여행기 올리기도 쉽지 않네요.
성소피아 성당은 정말로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너무나 아름답네요.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덕분에 미리 구경할 수 있었어요 ^^ 두분이서 여행하시니 마음이 놓여요 ^^ 몸은 많이 나아지셨죠? ^^ 이스탄불 거리의 동물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입니다...
언제 시간 내서 꼭 가보세요.^^
우와, 산지기님은 터키에서 보니 더 멋지네요! 영화같아!
우리 후배들은 여행 가는데 옷 좀 사주시지 그랬어요? 그러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