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늦둥이 초3 막내는 유난히 눈물이 많다. 특히나 이별과 죽음과 관련된 무엇을 보게 되면, 그 즉시 닭똥같은 눈물을 쏟아내곤 한다.
어제 막내가 독후감 숙제를 위해 책을 보다가 갑자기 책을 덮더니 한동안 말없이 눈가가 촉촉해졌다. '왜 그러니?' 한마디에 담고 있는 눈물을 쏟으며 와락 안겻다. 책 내용 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장면을 본 것이다.
얼마전에 봤던 뮤지컬에서도 주인공이 병으로 죽는 장면에서 그랬고, 영화 '코코'에서의 이별장면에서도 그랬다. 얼마전에 본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에서도 어김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 장면은 바로...
섬이 화산 폭발로 인해 화염에 휩싸이고, 선택된 공룡을 실은 배가 떠나갈 때, 해변에서 그 배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울부짖는 공룡이 있었다. 긴 목을 가진 브라키오사우러스(Brachiosaurus). 막내는 그 공룡이 너무 불쌍하다고 대성통곡을 하였다.
'다음부터는 재밌고, 신나는 걸로 보자. 나는 죽는 장면이 나오는 거 보면 너무 슬퍼. 꿈에도 나타나. 죽는 거 싫어.' 스마트폰 못하게 한다고 사나운 눈을 하고 말대꾸 하던 초3 아이에게도 이별과 죽음은 두려운 것이다.
언젠가는 이 두가지를 모두 경험해야 할 텐데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