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걸은 길은 인왕산 기차바위입니다.
그림책 키워드는 '팸'이었고
저에겐 별 거스름 없이 패밀리.. '가족'으로 왔습니다 :)
...
결혼한지도 이제 17년인데
아직도 가족이란 단어를 만나면 원가족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옥춘당> 이란 그림책에 손이 갔습니다.
가족 안에서도 부부 이야기로
요즘 가족사진은 사진관에서 찍는데
저땐 집안 마당이나 집밖 담장아래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입니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 속에서 저의 엄마 아빠가 보였습니다.
다정한 모습까지는 모르겠으나
밥 짓는 엄마는 엄마 같았고 돈 버는 아빠는 아빠 같아서
두분이 싸우는 모습은 기억에 없습니다.
지루할만큼 평범했던 일반 집
그런데
우리엄마 셋째 딸 일곱되던 해 교통사고로 하늘에 보내고
하ㅡ안-참을 가슴에 응어리로 품고 계셨다네요
오십구세에 찾아온 뇌경색으로 육개월 병원생활에도 불구하고
엄마한테 언어장애와 오른쪽 팔다리 편마비가 왔더랬죠
덩치 큰 아이가 되어버린 엄마.
아빠는 결혼 안한 막내딸이랑 애가 된 아내 돌보면서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끝ㅡ
ㅡ인 채로 시간이 지났다면 엄마 아빠가 지금도 제 옆에 계셨을지도...
하지만 막내딸은 서른다섯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셋이나 낳았습니다.
그리고 셋째아이 세상에 나온지 쉰 날도 안돼는 날
아빠는 갑자기 찾아온 암으로 하늘에 가셨습니다.
밥 먹다가 울고, 젖 물리다가도 울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빠가 그렇게 가시고 나서 엄만 둘째 언니네로 가셨습니다.
둘째 언니와 같이 지내는 엄마를 보면서
내가 하지 못하면서 맘에 안드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드랬죠.
그러던 어느날 엄마한테 툴툴대다 '셋째 조그만 더 크면 다시 나랑 살자'고 했더니
이쁜 얼굴로 피식 웃더니 당신은 "쩌ㅡ어ㅡ기로" 간다고 하더군요.
.. 저기로 간다고 말한지 몇 달 지나 엄마는 아빠 곁으로 가셨습니다.
아기가 되어버린 엄마였기에 아빠 없이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엄마에겐
관심없는 시간이었을지도.
이날 받아 온 그림책은
풀바람님이 데려온 <울지마, 레몬트리>입니다.
소녀가 태어나던 날,
그곳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간
'더러운 전쟁' 중이었어.
바다로 간 강물은 그제야
평화롭게
쉴 수 있었어.
언젠가, 그곳에, 레몬트리가 자라날 거야.
그림책이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갖고 놉니다.
'팸'이라는 글자 하나가 이런 기억들을 담는거 보면 아프지만
그림책을 만나고 나서 제가 엄마로서 성숙해질 수 있었던 걸 부정 할 수 없기에
그림책을 싫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꾸 그림책 길을 걷게됩니다.
첫댓글 종이꽃님 그 옆에 가만히 앉아 보아요...
따듯한 옆구리가 전해져요 :)
아, .그러셨군요 종이꽃
쩌ㅡ어ㅡ기를 입에서 떼시던
순간이 다시 느껴집니다
초4 사진 엄마 바로 앞에 앉아있는 아이인가요?
"안.녕.종이꽃 반갑다. 종이 꽃은 훗날 네가 너에게 준 또 다른 이름이야!"
사진에서 제일 작은 아이
지금은 꽃잎이 바스락 소리내는 종이꽃이라죠
@종이꽃 아 막내딸
며칠 전 '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몰아보며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네요.
엄마란 이렇구나.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는구나...
종이꽃님의 글을 보며
가슴이 먹먹하고 또 눈물이 주르륵.
"울지마, 종이꽃.
언젠가 그 곳에 종이꽃이 향기롭게 피어날거야!
생기 가득한 꽃."
푸른비였던 풀바람이 종이꽃 곁에서
봄꽃 기운 담아 조용히 머물러 봅니다.
덕분에 조용한 기운을 느껴봅니다^^
울지마, 종이꽃.
울지마, 풀바람.
~♡
@종이꽃 후~~우~~~
그랬군요
조용히 가만히 동화책 읽듯 읽어봅니다 종이꽃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엄마 목소리 아빠 목소리
가만히 그 소리들과 섞여 울먹이는 아이
다 큰 아이
덜 자란 어른
잠시
멀리 가신 엄마 아빠랑 함께 있어 봅니다
어깨를 가만히 기대봅니다
조용히
가만히
기대봅니다.
숨 쉬어 봅니다.
후ㅡㅡㅡㅡ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