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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임무를 지원하고 있는 민간 선박 기반 군용 함선들
작성일: 2019-04-30 10:05:09
다양한 임무를 지원하고 있는 민간 선박 기반 군용 함선들
민간 선박 기반 군용 함정들
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자유기고가
[그림 1] 민간 선박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인 미 해군 수송사령부 소속 중형 고속수송함. 사진은 USNS 레드 클라우드
최근 미 해군 연구소가 미 해군의 355척 보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물선이나 유조선 같은 민간 선박에 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일반적으로 군함은 전투가 목적이므로 화물 운반이 목적인 화물선이나 유조선과는 설계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싼 센서와 전투관리시스템을 제외하고 무장만 패키지화하여 값싼 미사일 탑재 함정으로 개조하면 저렴하게 전투함정을 도입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민간 선박의 군사용으로의 전환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현재 대부분의 민간 선박 기반 함정들은 무장을 장착하지 않는 지원선들이 대부분이다.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선박 설계 또는 민간 선박 기반 함정을 소개한다.
• 미 해군에게 제안된 미사일 탑재 민간선박
2019년 1월, 미 해군 연구소US Naval Institute 가 발행하는 잡지 ‘프로시딩Proceedings’에 “승리를 위해 상선을 미사일 탑재함으로 개조하자Converting Merchant Ships to Missile Ships for the Win”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미 해군 퇴역 대령 R. 로빈슨 해리스Robinson Harris 외 5명은 기고문에서 미 해군의 함정 건조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에 있는 컨테이너 운반선이나 이중선체 유조선을 미사일로 무장시키라고 제안하고 있다. 이들의 제안은 미 해군의 355척 보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다.
2016년 12월, 미 해군은 새로운 군구조평가FSA Force Structure Assessment를 통해 미 해군의 함정 목표 수량을 향후 30년까지 355척으로 잡았다. 이 목표는 2012년 FSA에서 정한 2021년까지 308척을 뛰어 넘는 수치였다.
[그림 2] 2012년과 2016년 군구조평가에 따른 함정 숫자 비교
355척 목표는 항공모함 12척, 대형전투함 104척, 소형전투함 52척, 상륙함 38척, 공격용 잠수함 66척, 탄도미사일 잠수함 12척, 군수지원함 32척, 고속수송함 10척, 원정지원기지 6척, 지휘 및 지원함 23척으로 구성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순, 2018 국방수 권법안(NDAA)에 서명할 때 해군의 355척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조항을 포함하면서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노후 순양함 개량 등 유지보수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새로운 함정에 투입할 재원의 부족이 예상되면서 355척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미 해군은 예산 절감을 위해 일부 구축함과 공격용 잠수함의 운영수명 연장을 발표했다.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용은 2047년까지 매년 1,090억 달러에 이르며, 미 해군은 이런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20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2019 회계연도의 7,190억 달러보다 적은 7,000억 달러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건함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해군의 2019 회계연도 함정 건조 예산은 약 240억 달러 정도지만, 이수치도 2019년 기준 30년 건함 계획에 필요한 연평균 비용보다 40억 달러가 적은 수치다.
프로시딩 기고문은 국제해사기구(IMO) 규격을 준수하는 이중선체 유류운반선과 컨테이너 선의 개조를 제안한다. 이 선박들은 함정 발사 순항미사일 외에도 함정 발사 탄도미사일도 수용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대(VLS)를 갖춘 개조 함정은 고가의 센서 장비들을 장착하지 않지만, 적 항공기가 근접하기 전에 장거리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척당 도입 비용을 2,500~5,000만 달러로 보고 있다.
함정당 30~50발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10~15척을 도입하여 함대에 최소 300, 최대 750발의 미사일을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탑재량이 적은 것은 적의 관심을 모으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만약 소수의 대형 선박에 100발 이상의 미사일을 탑재한다면 적은 구축함과 순양함과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판단하여 공격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간 선박 개조와 함께 VLS 모듈을 컨테이너 익스프레스ConEx Container Express라고 불리는 컨테이너에 넣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기술 발달로 미사일, 통제장비를 하나의 컨테이너에 넣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미 해군 전투함에 탑재되는 MK.41 VLS 8셀은 스트라이크Strike 버전 기준으로 너비 2m, 폭 3.15m, 높이 7.7m이며, ConEx 컨테이너는 1A로 불리는 40피트 기준으로 가로세로 각 8피트(2.43m)에 길이 40피트(12.2m)이다.
[그림 3] 다양한 무장 구성이 가능한 미 해군의 대표적인 VLS인 MK.41의 모듈들
컨테이너에 미사일을 넣는 것은 이미 러시아가 3M-54, 3M-14, Kh-35 등 지상공격 순항미사일 또는 대함미사일 4발을 컨테이너에 담은 ‘클럽Club-K’ 라는 컨테이너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여 수출 시장에 홍보하고 있다.
[그림 4] 컨테이너에 순항미사일을 넣은 러시아의 클럽-K 시스템
클럽-K는 하나의 컨테이너에 미사일 발사관, 전투 관리 시스템, 전력 공급 시스템을 통합하여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러시아 국영 무기 수출업체 로소보 로넥스포르트는 클럽-K가 컨테이너선, 소형 상륙정 등 다양한 선박은 물론이고 지상의 컨테이너 운반 트럭, 컨테이너 운반 열차 등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 민간 선박 기반 함정들
군용 함선과 민간 선박은 거친 바다에서의 운용이 라는 점은 같지만, 요구되는 생존성과 탑재 장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설계를 가진다. 하지만, 일부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민간 선박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림 5] 국제선박해양구조회의 ISSC의 화물선, 여객선 그리고 호위함 비교표
민간 선박의 군사적 이용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미 해군 연구소가 제안한 것과 같은 민간 선박을 무장시켜 군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해군의 무차별적인 파괴 활동에 대항하여 미끼로 사용하기 위해 함포 등을 탑재하고 위장한 큐쉽Q-Ship의 선례가 있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도 독일 공군 해상 초계기를 막기 위해 사출기Catapult를 장착하여 전투기 1대를 발진시킬 수 있도록 만든 캠쉽CAMShipCatapult Aircraft Merchantman Ship을 만들어 수송선단의 보호에 사용했다.
두 번째는 군용 물자 및 병력 운반, 작전 지원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민간 선박으로 건조된 배를 개조하거나, 민간 선박을 군에 배속시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두 번째 방법으로 군에서 민간 선박을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화물 및 장비 운반선
수송 및 화물선은 주로 대형 화물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종류로는 전차 등의 이동 가능 장비를 운반하는 Ro/RoRoll-on Roll-off선과 컨테이너 등으로 포장된 화물을 운반하는 Lo/LoLift-on Lift-off선이 있다. 그리고 크레인으로 들지 못하는 선박이나 거대 구조물을 수송할 때 배가 약간 가라앉았다가 뜨면서 들어 올리는 Fo/FoFloat-on Float-off선 등이 있다.
미국은 유럽과 태평양 등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본토에서 대규모 증원 병력과 물자를 전쟁지역으로 보내야 하므로 대형 수송/화물선을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MSCMilitary Sealift Command 소속으로 운용한다.
MSC는 사전배치 프로그램Prepositioning Program을 위해 49척의 다양한 함정을 운용한다. 사전배치 선박은 중요 전투물자를 실은 채로 주요 전개 지역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면서 병력 증원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물자를 하역하여 신속한 부대 전개를 보장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선박 중 일부는 민간 해운사 소속 선박을 용선계약Chartered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공군 사전배치 물자 운반용 컨테이너선, 미 육군 여단전투팀(BCT)용 30일분 물자 운반용 컨테이너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부 소속 선박에는 대형 컨테이너선, RO/RO선, 그리고 대형 중속 RO/RO선 LMSRLarge, Medium-Speed Roll-On/Roll-Off이 있다. 이 가운데 T-AK로 불리는 드라이 카고 쉽Dry Cargo Ship, T-AKR로 불리는 RO/RO선 형식의 차량운반선Vehicle Cargo Ships은 민간 상선을 정부가 사들인 것이다.
[그림 6]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사전배치물자 선단에 소속된 T-AKR USNS 달
현재 사전배치물자 운반 선단의 핵심을 이루는 LMSR도 민간용 RO/RO선을 사들이거나, 이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슈가트Shughart급 3척, 고든Gordon급 2척은 민간 선박을 사들였고, 밥 호프Bob Hope급 7척과 왓슨Watson급 8척은 미 해군의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민간 RO/RO선 설계로 건조되었다.
[그림 7] 사전배치물자 운반용 컨테이너선 T-AK USNS SG 윌리엄 R, 버튼
[그림 8] 사전배치물자 장비 운반용 LMSR인 USNS 베네피데즈
미 특수전 사령부도 상선을 사용한다. 2017년부터 MSC가 운용하고 있는 M/V 오션 트래이더Ocean Trader는 2010년 민간 RO/RO선으로 건조된 것을 용선 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다. 이 선박은 민간과 계약을 맺은 용선 선박도 목록에 있는 MSC의 함선 보유 현황에도 누락되어 있고, 선박 위치 정보도 확인이 어렵다.
영국 국방부는 포랜드 쉽핑Foreland Shipping Ltd 과군사 물자 운반을 위해 포인트Point급 RO/RO선 6척을 2002년부터 22년간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인트급은 길이 193m, 폭 26m, 흘수 7.6m, 만재배수량 2만 3,000톤의 RO/RO선이다. 현재 영국 국방부는 용선 계약을 4척으로 줄였다.
[그림 9] 평시 민간 선박으로 운용되다가 영국 국방부가 요구할 때 사용되는 포인트급 RORO선
◆ 병력 운반선
미 육군이나 해병대는 병력 운송은 주로 항공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시속 40노트 이상의 고속수송함(HSV)은 멀지 않은 거리를 병력과 함께 차량 등의 장비도 수송할 수 있어 MSC에서 다수 보유하고 있다. HSV는 주로 상업용 여객선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HSV의 첫 모델은 ‘합동고속함JHSVJoint High Speed Vessel’ 프로그램의 개념 실증용으로 제작되었고,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 해군 수송사령부 MSCMilitary Sealift Command 에서 운용되었던 HSV-2 스위프트Swift다. HSV-2 스위프트는 다양한 크기의 쌍동선 건조 경험을 지닌 호주에서 인캣Incat사가 건조했다.
[그림 10] 미 해군 JHSV 프로그램의 개념 실증용으로 사용된 HSV-2 스위프트
HSV-2 스위프트는 인캣의 98m급 파랑관통 쌍동선Wave Piercing Catamaran 설계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HSV-2 스위프트는 길이 98m, 폭 27m, 흘수 3.4m, 만재배수량 1,695톤, 최고속도 45노 트의 제원을 가진다. 약 605톤의 화물과 107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HSV-2 스위프트는 2013년 미 해군에서 임차가 끝난 후 미국의 시리프트Sealift Incorporated 사에 매각되었다가 2015년에 아랍에미리트 해운회사에 다시 판매되었다. 아랍에미리트에 매각된 이후에는 예멘에 연합군 병력과 물자를 수송하고 있었다. 이 선박은 2016년 10월, 예멘 인근 바브엘만데브Babel-Mandeb 해협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미 해군은 HSV-2 스위프트 운용 경험을 토대로 2010년 스피어헤드Spearhead급 원정고 속수송선EPFExpeditionary Fast Transfort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14척이 도입될 스피어헤드급 EPF는 쌍동선 제작 경험이 풍부한 호주 오스탈Austal사의 미국 지사가 제작을 담당했다.
[그림 11] 미 해군의 스피어헤드급 EPF인 USNS 폴 리버
스피어헤드급 EPF는 길이 103m, 폭 28.5m, 흘수 3.83m, 배수량 1,515톤, 최고속도 43노트의 제원을 가진다. 이 선박은 화물 600톤과 병력 312명을 나를 수 있다. 스피어헤드급 EPF는 오스탈의 다양한 크기의 쌍동선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오스탈은 미 해병대의 병력 수송을 위해 길이 110m, 승객 970명의 웨스트팩 익스프레스 Westpac Express라는 쌍동선도 공급했다. 이 선박은 2018년 1월 미 해병대와의 용선 계약이 끝났고 현재는 아일랜드에서 여객선으로 쓰이고 있다. 오스탈은 오만 해군에 길이 72m급 고속지원선High Speed Support Vessel도 납품했다.
◆ 반잠수식 운반선과 상륙지원선
2000년 10월 12일, 예멘의 아덴항에 정박중이던 미 해군의 USS 콜Cole이 폭탄을 실은 보트의 공격을 받았다. USS 콜 승무원 17명이 죽고 39명이 부상을 입었고, 좌현에 큰 구멍이 뚫리는 손상을 입었다. 손상을 입은 USS 콜은 네덜란드 회사의 반잠수식SemiSubmaserible 운반선에 실려 미국으로 향했다.
[그림 12] 예멘에서 자살폭탄 공격 받은 USS 콜을 운반한 MV 블루마린 반잠수 운반선
FO/FO선으로도 불리는 반잠수식 운반선은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채워 선체를 가라앉힌 뒤에 운반할 선박이나 대형 구조물을 위치시키고 다시 밸러스트 탱크의 물을 빼고 선체를 부상시킨 후 운반한다. 반잠수식 운반선은 민군 겸용으로 사용된다.
미 해군은 반잠수식 운반선의 새로운 용도를 개척 했다. 미 해병대는 공기부양상륙정 (LCAC)을 이용하여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수행한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은 적의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 등의 거부수단으로부터 상륙함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LCAC를 운용할 수 있는 웰독을 가진 상륙함을 다수 보유한 미 해군도 T-AKR과 같은 RO/RO선으로 더 많은 장비를 운반한다. 그러나 T-AKR과 같은 선박은 차량 등의 하역을 위해 항구가 필요했다. 미 해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T-AKR과 같은 화물 운반 플랫폼과 해안을 연결할 새로운 수단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연구에서 탄생한 것이 상륙 플랫폼MLPMobile Landing Platform과 MLP의 파생형인 부유식 해상기지AFSBAfloat Forward Staging Base다. MLP와 AFSB는 2015년 9월 미 해군의 함정 분류가 개정되면서 각각 기동상륙지원선ESDExpeditionary Transfer Dock과 원격해상기지선ESBExpeditionary Mobile Base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림 13] 수송선과 해안 사이를 연결하는 상륙중계기지 역할을 하는 ESD
ESD는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사 자회사 나스코 NASSCONational Steel and Shipbuilding Company가 건조한 이중선체 설계의 길이 287m, 폭 50m, 재화중량톤수 (DWT) 18만 5,286톤의 알래스카급 유조선 설계를 기반으로 제작된 반잠수식 운반선이다. ESD는 미 해병대의 미래 상륙작전에서 지상 작전 지원과 보급을 위해 이동식 해상 항만 역할을 수행한다.
T-AKR 등 RO/RO선과 교량으로 연결되면 차량이 자력으로 이동한 후 ESD의 측면으로 접근한 LCAC에 적재된다. ESD는 LCAC의 접근을 위해 측면에 웰독 역할을 할 경사로가 있다. 이 경사로가 바닷물에 잠겨야 LCAC가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전시에는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채워 선체를 가라앉힐 수 있다.
[그림 14] 다양한 작전을 위한 해상 전진 기지 역할을 하는 ESB
ESB는 ESD를 기반으로 하지만 LCAC 연결 등상륙 중계기지 역할은 포기하고, 상부에 4,830㎡ 비행갑판을 추가하여 건조되었다. ESB는 연료와 장비 창고, 정비 공간, 탄약고, 임무계획 공간, 병력 250명이 머물 수 있는 선실 등을 갖추고 있다.
ESB는 상륙작전 지원은 물론 수상전투함의 임무수행 준비거점으로 운용되며, 항공 소해작전과 해적퇴치 작전, 해상방어, 재해 구조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 해군은 2020년까지 ESD 2척과 ESB 3척을 보유할 계획이다.
해군력을 급속하게 키워가는 중국도 반잠수식 운반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2015년 우크라이나에서 쥬브르Zubr급 공기부양정을 들여올 때도 자체 보유한 반잠수식 운반선을 사용했다. 당시 사용된 운반선은 길이 180m, 폭 33m였다. 중국은 2016년에 다양한 작전을 위한 해상 전진 기지 역할을 하는 ESB도 DWT 9만 8,000톤의 반잠수식 운반선 광화커우(光华口, Guang Hua Kou)를 진수했다. 중국은 이들 반잠수식 운반선을 미 해군의 ESD와 유사하게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5]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주브르급 공기부양정을 운반한 중국 해군 반잠수 운반선
영국도 해병대와 특수부대를 위한 해상 전방기지로 사용할 다목적 지원선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2019년 2월, 영국 국방장관은 연안타격함Littoral Strike Ships이라는 지원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안 타격함은 아직 구체적인 기능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해군의 ESB와 ESD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연안타격함 2척 보유를 검토하고 있다.
◆ 병원선
병원선은 수술 등을 위한 각종 의료 행위를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 일반 여객선을 개조할 수도 있지만, 미 해군과 중국 해군은 유조선 등을 개조한 대형 병원선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은 현재 배수량 6만 5,000톤의 머시Mercy급 병원선 2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의 USNS 머시(T-AH-19)와 USNS 컴포트 Comfort(T-AH-20) 병원선은 나스코가 건조한 산 시에멘테San Ciemente급 유조선을 개조한 것들이다. 두 척 모두 1976년에 건조된 유조선을 개조하여 USNS 머시는 1986년, USNS 컴포트는 1987년에 미 해군 소속 병원선이 되었다. 병원 임무를 위한 객실 모듈 설치, 헬리콥터 이착륙 갑판 설치 등의 개조를 받았다.
[그림 16] 미 해군의 머시급 병원선 USNS 컴포트
중국 해군은 1980년대 초반 남중국해 일대 기지 보급임무를 위해 츙사(Qiongsha)급 수송선 6척을 건조했다. 츙사급 수송선은 병력과 물자 보급을 위해 민간 여객선 설계를 이용하여 고속 병력 수송선으로 건조되었다. 1990년대 초반 츙사급 1척이 병원선으로 개조되었고 이후 1척이 더 병원선으로 개조되었다.
중국 해군의 좡허(Zhuanghe)급 병원선(함번 865)은 1980년대 중반 독일에서 건조된 2만 4,000톤급 컨테이너선을 사들여 2004년에 병원 모듈을 탑재 하고 선수에 헬기 착륙장을 설치하는 개조를 진행했다. 개조는 2004년에 완료되었는데, 의료용 모듈 14개를 실을 수 있다.
[그림 17] 의료 모듈을 탑재한 중국 해군의 좡허급 병원선
이상으로 민간선박을 도입하거나 설계를 활용한 군용 함정을 알아보았다. 새로운 해군 함정 도입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해군력 강화를 노리는 국가들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선 전투함이 아닌 지원함정의 경우 이미 건조된 민간 선박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개조하는 사업은 건조비와 건조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세계 해군 함정 시장의 틈새를 노리는 전략으로 다양한 민간 선박 기반 개조 개발안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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