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문학의 안과 밖
칼럼의 비문학성 탐색
백남경 인제대 미래교육원 글쓰기교실 강사
칼럼(column)은 편집 용어다. 글의 내용적 특성에 의해 붙여진 개념이 아니다. 모든 글이 내용적 특성에 의해 분류되고 그것에 걸맞게 개념이 생성된 것과 비교하면, 이점이 가장 특이점이고 이례적이다.
문학을 서정, 서사, 희곡 등 셋으로 나누는 기존의 갈래 이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교술(敎術)을 추가하는 4분법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온 학자가 전 서울대 교수 조동일이다. 교술은 그의 저서 '한국문학의 갈래이론'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칼럼이 글의 갈래상 교술에 들어간다는 명시적 문구는 이 책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한 언론사 인터뷰 기사에서 그가 했던 말을 들어 보자.
조교수는 실제 문학 작품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교술을 '아이들이나 보는 것', '잡문'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말로 쉽게 풀어 서정을 '노래', 서사를 '이야기', 희곡을 '놀이'라고 한다면 교술은 '말'이 어울린다며 다큐멘터리, 신문 칼럼, 전기, 수필 등이 여기 해당하고 옛 가사문학도 여기 포함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현대의 신문칼럼과 다큐멘터리 등은 살아 생동하는 문학적이며 기능적이고 영향력이 큰 글이므로 문학이란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1992-08-24 10면' 위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그의 입장은 신문칼럼은 교술에 속하고 문학적이고 영향력이 큰 글이며 문학이란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게 요지다. 필자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흔히 수필을 주제의 문학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 수필을 살펴보면 주제가 없거나 불분명하거나 소재와 동떨어진 소리가 많다. 칼럼은 오히려 반대다. 칼럼은 주제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주제의(of), 주제에 의한(by), 주제를 위한(for) 글이 칼럼이다. 주제에 죽고 살고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주제 자체가 얼굴이고 명함이다.
그렇다 보니 문장이 단호하고 경직적이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다. 곡설보다 직설 위주이고 비판적인 글이 대체적이다. 다루는 소재는 당면한 사회적 이슈나 문제들이다. 시의성은 언론에서 생명과 같다. 지나간 뉴스는 유효기간이 끝난 식품처럼 취급하는 게 언론의 생리이자 속성이다. 지나간 것은 뉴스라는 메뉴판에 올리지 않는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고 뉴스는 차고 넘친다. 지나간 것은 버린다. 지나간 것은 지나 간대로 그런 의미를 두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그러면 칼럼의 비문학성을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는 물론 언론 내부 필진, 즉 기자나 논설위원 등이 쓰는 칼럼의 특징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객관적 사실과 데이터에 의존한다. 사실무근과 근거 없는 주장은 배제된다. 필자의 주관으로 글을 전개하지만,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현재 일어나는 시사 이슈, 통계 데이터, 법적 조항, 역사적 사실 등 객관적인 팩트를 적시한다.
문학이 상상력의 소산이라면, 칼럼은 현실의 소산이다. 제도 변화, 비윤리와 부패,불황,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등 사회적 현주소를 직시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칼럼은 감정을 호소하기보다 논리적인 구조를 따른다. 인과관계와 논증이 글을 지탱한다. 독자나 사회가 가질 수 있는 반론을 차단하며 합리적 입증에 치중한다.
문학 작품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 아름다움, 즉 예술성을 추구한다면, 칼럼은 지금 당장 사회에 던져져야 할 실용성을 중시한다. 대중과 정치인, 기업가, 전문가 등 의사결정권자에게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사회적 합의나 정책 변화를 이끄는 저널리즘 고유의 역할을 하려고 애쓴다.
칼럼과 수필(중수필)은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둘은 뿌리를 내린 지번과 족보가 다르다. 이처럼 칼럼은 시사적인 글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비문학적으로 전개되기 일쑤이고 문학과는 멀어지는 힘의 작용을 받는다. 문학은 과학이 아니다. 저널리즘은 사회과학의 한 부분집합이라 할 수 있고 동시에 모든 것을 포괄해 다루는 사회적 망(net)이기도 하다. 서로 밀어내는 힘이 내재함에 따라 칼럼은 비문학과는 가까워지고 문학과는 멀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칼럼의 문학성 여부는 케이스별로 다룰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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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상상력의 소산이라면, 칼럼은 현실의 소산이다. 제도 변화, 비윤리와 부패,불황,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등 사회적 현주소를 직시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칼럼은 감정을 호소하기보다 논리적인 구조를 따른다. 인과관계와 논증이 글을 지탱한다. 독자나 사회가 가질 수 있는 반론을 차단하며 합리적 입증에 치중한다.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꼭 알아두고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