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에 사는 사람은 3만명이 채 안됩니다.
총선도 군위, 의성, 청송을 묶어 치러지기 때문에 인구가 적은 군위로서는 의원을 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고 푸념들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군위에도 번화가가 있습니다. 군위장 부근이 그곳입니다.
3, 8일 장이 들어 설 때면 많은 사람들이 북적 거리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합니다.
그곳에 간디문화센터가 예쁜 카페를 만들고 있습니다.
군위군의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에 선정되어 4개월간 인건비와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고,
임대료와 기타 시설비는 자부담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문화북카페를 구상하게 된 몇가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먼저는 군위읍에는 마땅한 약속장소나 휴게 공간이 없습니다.
벗이나 직장 동료를 만나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역민의 하소연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군위 전체를 대상으로 다문화사업을 비롯한 센터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군위읍에 센터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카페는 휴게공간의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센터의 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군위의 다문화가정이 서로 만나고, 정보 교환과 친목을 도모하며, 그들만의 활동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카페에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기적인 다문화 관련 문화 행사 등을 기획하면 지역민들이 다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다문화북카페는 군위의 다문화사업 메카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직업 의식을 가지게 위함입니다.
일단 4개월동안 카페에서 일하게 될 4명의 이주여성들이 지금 강도높은 바리스타 교육과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보다 철저한 직업 의식을 가지고, 전문 기술까지 습득하고 나면
이 땅에서 좀더 자신있게 살아가게 되리라 벌써부터 가슴 설레며 기대합니다.
다문화북카페의 이름은 多茶입니다. 다문화의 多와 차 茶를 합친 것입니다.
多는 공동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속성입니다. 똑같으면 공동체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고, 그래서 함께 살려면 공동체 정신이 필요합니다.
자기 것을 먼저 내어 놓고, 상대방을 마음으로 먼저 받아 들이고, 내 것을 챙기기 전에 전체를 먼저 생각하고,
내 생각을 고집하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려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공동체에서 갈등이 생길 때 진실을 가리는 방법은 갈등의 끝에 자신에게 무엇이 남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만약 나에게 금전적 이익이 남거나 나의 주장이 남는다면 공동체 생활을 잘 못 한 것입니다.
결국 공동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계산 방식으로는 본인이 손해를 볼 때 유지됩니다.
그것도 크게 손해를 봐야 합니다. 남들로부터 '너, 정말 어리석게 산다.'라고 손가락질 받을만큼 손해를 보아야 합니다.
심지어 가족으로부터도 상당 기간은 그런 질책을 들으며 외면을 당해야 합니다.
공동체는 냉혹해서 한쪽 발은 밖에 두고, 남은 한 발만 가지고 공동체에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일거양득하는 공동체라면 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디문화센터가 多茶를 통해 다문화와 다시한번 공동체를 시작합니다.
多茶는 업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영업 이익을 많이 남겨야 합니다.
군위군의 지원이 없더라도 이주민 여성들의 직장으로 남을 수 있을 만큼만 수익이 나도록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간디문화센터에는 무엇을 남을까?
이 나이에도 아직 정신 차리지 못하고 철없는 행동을 하는 나의 모습에 허실 웃음이 절로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