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후기를 쓰려고 휴대폰 켜서, 제가 본 멋진 글씨와 그림, 펜과 노트들에 대한 감탄포인트들에 대해 구구절절이 후기를 쓰다가 다 지웠어요.
하루 지나 오늘 아침 돌아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펜이 아니라 사람들이었어요.
1. Soyo님: 둘째의 징징단계가 최고조일 때 Soyo님을 만났는데요. 정신없는 상황에서 제가 초면인 Soyo님께, 저의 요새 관심사인 -심지어 Soyo님 전시품목도 아닌- 딥펜과 잉크 졸임에 대해 대뜸 여쭸단말이죠. 그런데 자상하시게도 미전시 펜까지 꺼내보여주시며 딥펜과 잉크졸임에 대한 팁들을 주시고 딸래미 과자로 같이 달래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번 저의 펜쇼 7할은 'Soyo님과의 만남'으로 추억될 것 같습니당~💕
2. 어느덧백발님, 쓰기님, 봉새님: 이번 펜쇼에서 딸래미 연필 사주기로 했었는데 왜 그런 마음 있잖아요. 딸에게 좋은 연필을 경험시켜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빈티지 연필의 매력에 빠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희집 둘째가 제일 마음에 든 연필은 어느덧백발님의 '시중에 없고 아예 닿을 수 없는 빈티지'였어요. 좋은 연필세계 경험시켜주시고 연필도 쥐어주신 어느덧백발님과 쓰기님, 연필깎이의 신세계를 보여주신 봉새님 감사했습니다(엘카스코에 저도 살짝 반한 상태입니다. 정말 결과물이 다르네요~!).
(저희집 애들 주신 연필들. 감사히 잘 쓰게하겠습니다~♡)
3. 룰.루님: 번개에서 뵌 분이라 더더 반갑더라고요. 게다가 룰.루님께 인사드리러 단상 올라가는 타이밍에 오빠랑 다니던 둘째가 저에게 와서 달라붙었는데요. 그런데 저희 둘째 보시더니 초등학생이라고 선물을 주셨어요~ 무려 작가님이셨다니!! 저희 둘째가 낯가림이 많아서 그렇지 정말 좋아했답니다.😆👍
4. 잉크잉크님: 저 유투버인 분 실제로 뵙기 처음이에요!😆 실제는 영상보다 더더 우아하시고 예쁘시더라고요. 만년필 입문 초창기에 잉크잉크님 유투브 보고 이로시주쿠도 사고 색깔별 잉크 영상도 참 많이 봤습니다. 제 요즘 최고의 관심사 하늘색 잉크에 대해 여쭸는데 잉크 발색 차트 보여주시면서 조언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5. 현준이다님: 후데 만년필 저렴하게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봄에도 팔아주시면 제가 1등으로 달려가보겠습니다 :)
6. 비혼님: 밑에 제 다이어리에도 썼지만, 시중에 구하기 힘든 소분잉크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살짝 후회중입니다. 제 위시에 오래 있던 잉크만 살게 아니라 비혼님 다른 잉크들도 아묻따 더 샀어야 했습니다. 딥펜 시필로 써본 녹색 잉크 이름이 뭡니까. 내년 봄 펜쇼에도 판매하시나요? 떠난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봅니다.😂
7. 무명노트팀: 아들이 노트가 필요해서, "마음에 드는 거 사라"했더니 무명노트팀의 노트를 샀어요. 그걸 보고는 딸이 샘나서 자기도 사고 싶다고 갔는데 이미 다 팔렸더라고요. 조만간 온라인으로 두 권 더 구매하려고요~😍
8. 울 아들딸: 저는 당일 새벽 5시반에 일어났으나 잠꾸러기 아들과 아이들 교통카드 문제로 펜쇼에 늦게 도착. 뭐가 남아있을 시간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엄마 생일선물 찾아보지말고 그냥 너희 보고싶은 거 봐"했는데도 저희집 아들은 반대쪽으로 돌면서 엄마가 사고싶다는 펜, 노트들을 찾아서 간간이 연락줬어요. 딸은 도착해서는 찡찡거렸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초딩 어린이, 평소대비 많이 버틴 편입니다.😅 게다가 도착 전까지는 차안에서 배치도 번호를 적어주고 집에서는 명찰도 만들어주는 등 엄마를 도와줬고요. 어쨌든 저와 펜쇼를 같이 가주고, 엄마의 취미를 지원해주고, 같이 문구 취향인 저희집 아이들과의 시간 또한 감사했습니다.
소장님 포함하여 수리 봐주신다는 능력자 분들께 제가 가져간 만년필들 보여드릴 여유는 없었고, 제 욕심껏 펜, 잉크 등을 왕창 사지도 못 한 펜쇼였지만 어쩔 수 없죠. 음...2025년 봄에 또 기회가 있겠죠?😉
2024년 가을, 펜쇼에서 함께한 사람들 덕분에 즐겁고 뜻깊은 추억 많이 만들었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첫댓글 펜쇼 끝나고서는 후기 보는 재미와 추억이 샘솟는 낙이 있어서, 카페들어왔다가 제일 먼저 읽게된 설렘에집중님의 펜쇼 후기이네요. 제가 작년 가을펜쇼부터 스탭참가하면서 1년여 세월과 추억이 쌓이다보니 제 심중에도 펜과 잉크, 종이와 각양각색의 문구류가 좋으셔서, 구경하며 구매하고자 내방하시고, 이러한 분들이 계시기에 펜쇼 데스크에 참가하시는 분들이 하나, 둘 눈과 가슴으로, 그렇게 마음속으로 한분, 한분 켜켜이 추억의 한 장속에, 보금자리로에 안착해나가는 것만 같습니다.
펜쇼에서 여러 인연과 또 함께 펜쇼회장에 자리하신 가족분들과 만끽하시고, 느끼셨던 부분이 가즈런히 후기글에 스며나듯 제눈에는 은은한 가족의 향취와, 여러 사람좋으신 분들의 특유의 온화한 정취와 함께 여미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머니 선물을 위해 늦게 입장하시고는 촉박한 원하는 품목 구매햐야할 골든타임에 어머니 취향에 맞는 적확한 문구를 선물로 구매하여 오신 아드님의 이제 다 성장하신듯 한 의젓함에 코끝이 찡긋 하면서, 따님의 여리여리한 고사리 손과 삐축 튀어나오셨을 쪼그마한 입술이 그려지며, 이렇게 올해에 있으셨던 설렘에집중님과 가족분들의 추억담을 제 가슴 한 켠에 가즈런히 담게 되네요.
VISCONTI님께서 첫 번째로 읽으신 후기가 제 후기였다니 영광입니다.🙂 표현들이 남다르시네요. 두 번 세 번 다시 읽게되는 댓글이에요. 정성 가득 댓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펜쇼에는 VISCONTI님도 만나뵙길 희망합니다.💕
닉네임도 이쁘시고, 좋은 시간 보내신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 아드님이 효자네요.
제법 긴 시간 있었다고 했는데도 나중에는 저질 체력 때문에 더이상 못 버티고 못 한 게 너무 많았습니다.
스탬프의 존재도 모르고 ㅜㅜ 모르고 그냥 지나친 것들도 참 많았어요.
뻘쭘해서 선뜻 말도 못 붙이고 지나친 부스도 많았는데, 더 자신감을 붙여서 다음 펜쇼는 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시간 속 각자의 경험들을 개인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 또 재미있습니다.
설렘에집중님,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
닉네임 칭찬 감사합니다. 몇 달 전 여기 가입하면서 왠만한 닉네임은 품절(?)이더라고요. 짧은걸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섯 글자로 만들었는데 칭찬 들으니 기분 좋네요 :)
저도 딸이 아니었다면 스탬프는 패스패스~했었을 것 같아요. 다들 꽂히는 취향 분야가 달라서 더 재밌는듯요.
저도 이번 펜쇼 참여하면서 네 번 정도 체력적 위기가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에게 기빨려서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딸래미가 집에 가자고 징징거릴 때, 그 다음에는 점심 먹고 돌아온 직후. 그 뒤에 한 두 개 더 보고 네 번째 위기가 와서 그만 집에 가고 말았습니다.^^;;;;; Alex님과 저 둘 다, 아니 저희집 딸래미까지 셋 다 2025 봄 펜쇼까지 체력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항상 다이어리를 잘 활용해보고 싶어서 요런저런 사이즈로 사보고 끄적여보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정도만 쓰고 말았는데 노트에 적으신 후기가 생생하네요. 저는 몇 년 간 만년필을 잉크만 넣고 세척하고를 반복하다가 간만에 펜쇼를 다녀온 에너지로 어떤 펜에 잉크를 넣고 써볼지 생각 중입니다. 다음 펜쇼에서는 아이도 펜쇼를 더 즐길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이거 왠지 멋있는데요? 난중일기 한 구절 같기도 하고, 드라마 도깨비 대사 같기도 하고요 :)
이번 펜쇼에 다녀오신 에너지로 어떤 펜에 어떤 잉크를 넣고 써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나중에 기회되시면 들려주세요~^^
둘째도 이번 펜쇼 즐기긴했는데...자기 사고 싶은 도장 사고 난 뒤 급 흥미를 잃었달까요?^^;;; 내년 펜쇼에서는 울집 둘째도 한 뼘 더 커서 '엄마가 만년필 안 파는 분과 왜 그리 길게 얘기하는지' 그 때는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쓰신 글 제목에 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감사드리며 다음 펜쇼에서도 뵈면 좋겠습니다!
나름 E임에도 처음 뵙는 뻘쭘함에 봉새님 얼굴보다 연필깎이와 더 눈맞춤했음을 고백(?)합니다.^^;; 다음에 뵈면 그래도 한 번 뵈었다고 더 반갑게 인사드릴 수 있겠죠?ㅎㅎ 엊그제 펜쇼가 끝났는데 벌써 다음 펜쇼를 기다리고 있어요~! ^^;;;;;
설렘에집중님 다이어리 보면서 대리만족 가득~ 했습니다. 닉네임처럼 설렘 불러일으키는 귀한 손이시네요! 엄마가 좋아하실만한 것에 집중하는 아드님 두신 것도 부러워요. 귀한 연필의 매력 알아보는 따님도 귀엽습니다.^^
제 다이어리로 대리만족이요? 오, 영광입니다~! 제 다이어리는 실전 일기라서 다꾸 정말 잘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만, 강철무지개님이 설렘 불러일으킨다 해주시니 기분이 붕붕 뜨네요:)
감사합니다~!
봄에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