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의료시설 선택기준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과 보건의료 수준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2018년에는 노인 비중이 전 국민의 14%, 2026년에는 2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고령화는 다양한 문제들을 품고 있다. 그중 신체기능 저하는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복잡한 의료 문제를 수반한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 경제성장과 도시화는 전통적인 가족의 붕괴를 가져왔고 핵가족화의 문제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노후 생활은 옛말이 되었다. 노인복지의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장수는 마냥 축복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근심 걱정이거나 불행이다.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 요양병원이 탄생했다.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환자를 가족들에게만 책임 지우는 게 아니라 사회와 국가 차원의 문제로 확대 지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장기요양보험을 만든 이후에는 더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다보니 실버사업의 붐을 타고 병원의 이익에만 혈안이 된 민간요양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6년 현재 요양병원은 전국에 1,400여 곳으로 요양원 등 요양시설까지 모두 합치면 6,000여 곳이 넘는다. 10년 사이에 약 10배나 증가한 것으로서 국내 전체 의료기관의 48%를 요양기관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요양기관은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2013년 민간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을 만들어 의무적으로 인증 신청을 하도록 유도하는 ‘의료기관 인증제’를 시행했다. ‘의료기관 인증제’는 병원이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제는 환자안전, 진료체계, 약물관리 적정성 등 203개 조사 항목에 대한 전문조사위원의 엄격한 실사를 거쳐 인증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요양병원은 2013년부터 인증이 의무화됐다. 이는 요양병원 개설이 비교적 용이해 난립이 예상되고 환자의 권익과 의료서비스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1,400여 개의 요양병원 중 인증을 받은 병원은 전국적으로 255개로 전체 요양병원의 20%에 불과하다. 의료기관인증이 요양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선택 기준이 된 것이다. 인증 기간은 4년으로 인증을 유지하게 된다.
대표적 요양의료시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차이점
노인들이 찾는 대표적인 시설로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있다. 먼저 이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요양원은 의료기관이라기보다는 ‘돌봄’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의사 혹은 한의사 근무가 필수사항이 아니므로 의사가 상근하지 않을 수 있어 질병에 대한 치료나 재활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요양원보다는 요양병원이나 일반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요양병원은 일반 의료기관으로 분류되어 입·퇴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장애등급을 받을 필요도 없고 나이 제한도 없다. 다만 일반 의료기관과의 차이점은 일반급성기병원의 80% 수준의 입원비로 장기입원이 가능하고 입원료가 저렴하며, 요양원과 다르게 병원 입원 중에 치료와 재활이 가능하다. 또 일반 병원과는 달리 치료비용에 간병비가 포함되어 매우 저렴하게 입원치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으며, 또 만성질환자를 돌보는 노인요양시설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는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1, 2급을 받은 환자들이다.
요양의료시설이 필요한 환자들은 노인성 질환인 치매, 뇌졸중(중풍) 후유장해, 혹은 파킨슨씨병 등으로 거동이 힘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속된 병간호와 수발이 필요해 이를 뒷받침할 수 있고, 협력 병원이 있다면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내원할 수 있는 시설이 좀 더 안전하다. 특히 한 번 입원하면 장기적으로 머무르는 특성이 있어서 처음 선택이 중요하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설뿐 아니라 의료진, 안전한 환경, 간호서비스, 가격 등이므로 이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최근 암 완치율이 60%를 넘어감에 따라 암은 더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닌 조절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암 환자들이 장기요양하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암 환자가 젊은 연령대로 낮아지면서 장기요양 어르신 환자의 차별화된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재 사망환자 4명 중 1명이 암 환자일 정도로 암은 사망순위 1위에 올라 있다. 3대 암 치료 방법은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로서 암세포 자체를 제거하지만 환자의 면역력과 체력 또한 함께 떨어뜨리는 후유증으로 환자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따라서 환자들의 면역치료 요구도가 증가해 항암면역요법 및 유기농 식이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의 암 병동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시설과 환경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양심적인 사업운영은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대부분의 면역치료제는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이기 때문에 타 병원에서는 영리를 추구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상당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가 말하는 좋은 요양원과 요양병원 선택 기준
1. 냄새가 나는가?
노인 특유의 냄새가 남아 있다면 관리가 안 된다는 증거다. 옷이나 침구를 매일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비교하라
식사시간에 각자 다른 걸 먹고 있다면 음식에 대한 케어를 하는 곳이다. 설사 등 소화기가 약한 사람을 위한 음식, 보양식, 밥 등 노인의 상태에 따라 다른 음식을 주는 것이 정상이다.
3. 요양간병사와 간병인들의 표정을 살펴라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들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크다. 따라서 운동시설이나 쉼터 등 이들을 위한 복지가 잘돼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좋다. 노인들의 상태는 정성으로 대하는 곳이냐, 그렇지 않은 곳이냐에 따라 크게 차이 난다.
4. 실외 공간을 잘 꾸민 곳보다 실내가 넓은 곳이 낫다
1등급이면 거동을 못하고, 2등급이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존해 거동이 불편하다. 실외로 나가는 것은 무리다. 실내공간이 넓고, 환기가 잘되고, 방에서 나무나 산 등 녹음이 보이는 곳이 좋다.
5. 1인실이 많고 의료용구 판매가 많으면 상업성이 크다
1, 2인실이 대부분이라면 비싼 요금을 각오해야 한다. 다른 노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혼자 있는 것보다 5인실을 추천한다. 예닐곱 명이 누워 있는 경우도 있는데, 보호자가 보기에는 ‘끔찍한’ 광경이지만 실제로는 노인들에게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의식이 없는 것 같지만 노인들끼리 서로 의지가 된다.
6. 편법 운영되는 곳은 피한다
정부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시설이 열악한 작은 요양원의 경우 자부담 비용을 거의 안 받는 곳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노인을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7.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으려면 시립이 좋다
시립의 경우에는 시에서 건물을 세우고, 운영은 복지법인에 맡기고 있다. 복지법인은 불교 원불교 가톨릭 기독교 등 종교단체에서 세운 경우가 많지만, 운영에 있어서는 종교적인 색채가 전혀 없다. 자체적으로 의료진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단, 대기자가 많아서 입소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시립은 거주지 제한 규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