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술전문 매체 아트리뷰(ArtReview)가 1일 발표한 '2023 파워 100' 명단 1위에 사진작가 낸 골딘이 선정되었다. 사진작가가 미술계 파워 1위에 올랐다는 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낸 골딘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의 사진을 보면 아! 이 사진..하며 기억이 날 것이다.
낸 골딘이 독특한 면은 자신의 비밀스러운 사진 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위는 그의 동거남이었던 브라이언과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그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낸의 표정에는 남자와 좀더 접촉하기를 원하는 욕망과 어떤 두려움이 동시에 나타나 있다. 실제로 둘은 3년 정도 동거하다가 좋지 않은 일로 헤어진다.
사진은 역시 인물이 제멋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초상권의 범위를 너무 확대하여 좀처럼 인물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꽃 사진만 찍기보단 낸 골딘이나 신디 셔먼처럼 자신을 모델로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위의 사진은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389만 달러에 판매되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으로 기록된 신디 셔먼 셀프 포트레이트다. 그러나 이 기록은 6개월 후에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라인이 434만 달러에 낙찰되며 깨진다.
현대미술은 주제와 해석만 있으면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걸출한 사진작가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백만기